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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5. [최면(催眠) 살인 - ⑪]
S# 44. 새벽 기도 40분 전. 비나 교회 대예배당..
사찰 집사가 새벽 기도 준비를 위해 대예배당 문을 열고 불을 점등한다..
설교 강단으로 걸어 가다가,
사찰 집사 어. 누가 십자가에다가 마네킹을 달아 놓았지?
목사님 입에서 큰 소리 나오기 전에 얼른 치워야지.
사찰 집사가 강단 계단으로 올라가다가,
사찰 집사 으 어 ㅈ ㅓ저 사람이
으 악~~~
S# 45. 비나 교회 대예배당.
경찰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현장 감식요원들이 강단과 주변을 감식 중이다.
사찰 집사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오늘은 담임 목사님이 새벽 기도를 인도하시는 날이어서,
제가 10분 일찍 대예배당으로 나왔죠.
김 형사 다른 신자들도 나온 사람이 있었나요?
사찰 집사 (멍한 표정으로) 아니요.
제가 새벽 예배하기 30분 전에 교회 현관문을 열면,
그때부터 신도들은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김 형사 저 사다리는 언제부터 저기에 있었어요?
(김 형사가 대예배당 구석이 놓인 사다리를 가리키며)
사찰 집사 어제 밤 10시경에 제가 마지막으로 대예배당 점검을 마치고
소등하고 나갈 때만 해도 없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2층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데,
아마도 거기에 있던 것 같습니다.
박 형사 교회 문은 항상 열어두나요?
사찰 집사 예. 매일 새벽 예배 드릴 때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합니다.
교인들이 수시로 와서 혼자서 기도를 한다든지
작은 모임을 갖기 때문에요.
중ㆍ고등부 학생들도 자기네들끼리 학교 끝나면 교회에 와서 살다시피 하고요.
박 형사 외부인들도 거리낌 없이 들락거리겠네요?
사찰 집사 예. 그렇죠. 누가 문 앞에 지켜 서서 감시하지 않으니깐요.
김 형사 목사님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에요?
사찰 집사 어제 밤 7시 반인가,
목사님이 생수가 떨어졌다고 하셔서
당회장실에 생수 교체하러 들어 가서 뵙고요.
김 형사 그때 목사님은 뭐 하시고 계시던가요?
사찰 집사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주일 설교 준비 중이셨어요.
김 형사 달리 이상한 느낌은 없으셨고요?
사찰 집사 네. 신도들 애경사가 있어서 나가시거나
행사가 있어서 출타하지 않으시면,
당회장실에서 늘 성경을 읽으시거나, 설교 준비, 기도를 하십니다.
찾아 오시는 손님들도 그리로 안내해 드리고요.
S# 46. 강력 1팀.
강력 1팀원을 비롯한 황 경사와 두 순경도 참석해서 회의 중이다.
유 형사 허기열. 나이 71세. 비나 교회 담임 목사.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경부 압박 질식사 입니다.
범인은 피해자를 죽인 후에 대예배당 강단 위, 대형 십자가에
끈으로 묶어서 매달아 놨습니다.
마치,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할 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듯이.
강력 팀장 교회 CCTV는?
김 형사 교회 내부에 설치된 CCTV는 없고,
교회 지하 주차장과 외부에 있는데,
설치된 CCTV는 12시간 가량 작동을 안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강력 팀장 묘하게도, 누군가 일부러 그 시간에만 작동을 못하게 한 것 같네.
1차 현장 감식에서 뭐 좀 나온 건 있고?
박 형사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지문이나, 증거물 등은 나온 것이 없고요.
목사의 몸에서 방어흔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강력 팀장 그렇다면, 면식범이 확실한데.
황 경사님은 어떻게 보세요?
황우민 경사 유 형사. 당회장인 목사가 유고 시에
당회장 선출 과정은 어떻게 진행된다고 해요?
이와 관련해서 들은 거 있어요?
유 형사 네. 교회 강도사 얘기에 의하면,
비나 교회의 정관 제 24조와 25조에 의하면
당회장의 유고 시에,
당회장의 선출은 당회와 공동의회에서 ‘당회장 선출 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회에서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을 협의하며
모즌 교인들의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의 투표에 의해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되어 있고,
교회 강도사의 말에 따르면
아마도 일주일 이내에
교회 정관의 전면적인 개정과 교회운영규정을 마련하여
각각 당회와 공동의회에 상정, 통과 시킨 후 선임 절차에 따라
새로운 당회장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교회 재직 15년 차 이상 목사들을 대상으로 선출투표로 진행하고
이 과정에 따르면, 본인 생각으로는
젊은 신도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는 부목사가
단독후보로 당회에 상정되어
공동의회에서 최종 인준이 가결될 것 같다고 합니다.
황우민 경사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부목사가 새로운 비나 교회 당회장으로 선출되겠군요?
유 형사 예. 그런 셈입니다.
황우민 경사 장 순경과 김 순경은
제가 제시한 유형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성경 공부 모임에 있던가요?
장 순경 그게, 경사님.
김 순경과 제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세 번째 희생자 문진준 씨의 아내가
황 경사님이 제시한 조건에 가장 근접한 여성입니다.
황우민 경사 근거는요?
김 순경 문진준 씨의 부인 박진주 씨는 나이가 34세이고,
모태 신앙으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비나 교회에 다녔고,
고등학생일 때부터,
부목사가 와서 시작한 영어 공부에 열심이었답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 갔고 외환 위기 때에 가세가 기울어서,
장녀였던 그녀는 현재의 남편을 만났는데,
남편과 12살씩이나 차이가 나고, 남편이 고졸 중퇴여서
박진주 씨가 가끔씩 남편과의 힘든 결혼 생활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박진주 씨의 중고등학교 친구들의 전언에 의하면,
결혼하고서부터, 교회에 더욱 매달렸다고 하고요.
황우민 경사 음~. 그걸 다시 해석하면,
남편과의 사이가 안 좋은 만큼
부목사에게 더욱 의지할 수 밖에 없는 환경과 처지에 있었겠네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독실한 신자로 비춰지겠지만.
장 순경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렇게 가정할 수 있습니다.
박 형사 (생각났다는 듯이)
제가 교회 신도들과 이웃들로부터 들은,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며 새벽 기도는 물론
성경 공부도 열심히 나가는 집사라는 진술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황우민 경사 네.
저도 문진준 씨 독극물 살해 관련 기록을 읽었는데,
제가 좀 의문이 드는 것이.
강력 팀장 의문점을 발견하셨어요?
황우민 경사 그 아들이요.
유 형사 예. 9살 문지승 군.
황우민 경사 제 생각으로는, 9살 치고는
진술이 너무 구체적이고 상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우유를 건넸다는 여자의 눈의 크기, 머리가 단발머리이고
키, 나이 대는 물론 말투까지.
보통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은 처음 본 사람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을까?
강력 팀장 정말 그러네요.
황우민 경사 “너네 아빠 교통사고를 낸 시내버스 운전사의 친구”라는 것까지
기억을 해냈단 말이에요.
유 형사 예. 맞습니다.
황우민 경사 또 이상한 것은 그 시각이면, 병원 종사자들, 환자와 보호자들이
많이 움직이는 시각이어서 목격자가 나올 법한데도,
아무도 목격한 사람이 없었고요.
유 형사 아~ 비록 비상 계단에서 전달을 해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여자의 동선(動線)에 있는 CCTV에 안 찍힐 일이 없죠.
강력 팀장 정말 그러네요.
그럼, 박진주 씨에 대해서 은밀하게 내사를 시작해야 하겠네요.
S# 47. 강력 1팀.
강력 1팀원을 비롯한 황 경사와 두 순경도 참석해서 회의 중이다.
강력 팀장 박 형사. 임진배 씨의 차량 운전 기사는 뭐래?
박 형사 자기가 차에 태운 교회 여성 신도가 박진주 씨가 맞답니다.
얼굴을 또렷이 기억하더라고요.
운전할 때면, 음료수도 건네주고 그랬답니다.
강력 팀장 김 형사는?
김 형사 진오성 씨의 차량 내비게이션에 찍힌 북한강 유원지의 주소와
전파 기지국을 통해서 확인한 박진주 씨 핸드폰의 위치 추적 결과
한날 한시에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강력 팀장 결국, 이렇게 되면,
박진주 씨가 남편 문진준 씨의 독극물 살인 사건 뿐만 아니라,
공인 회계사 임진배와 은행 지점장 진오성 씨의 살해에도
가담했다는 것이 확실해진 셈이고.
이제 남편 독극물 살인 사건과 관련해서.
아들의 진술, 범행에 사용된 청산가리와 주사기를 구입한 장소 등만
밝혀 내면 박진주의 자백을 받아 낼 수 있겠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황 경사님.
황우민 경사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쉽지 않아요.
강력 팀장 뭐가 말씀입니까?
황우민 경사 (김 팀장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부목사와 박진주와의 관계와 사건과의 연관성을 밝히기가!
강력 팀장 아~ 네.
황우민 경사 현재의 증거와 증언만으로는, 박진주 씨만을 검거할 수 있어요.
제가 우려하는 것은
박진주 씨가 부목사의 살인 교사 부분을 과연 자백하겠는냐는 것과
부목사의 범행 연관성이에요.
부목사는 네 건의 살인사건과 연결점이 아직은 없어요.
강력 팀장 네. 그러네요.
황 경사님. 그럼 이젠 어떻게 하죠?
황우민 경사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강력 팀장 황 경사님. 그렇게 에둘러서 말씀하지 마시고,
저희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좀 해주세요.
황우민 경사 유 형사님.
부목사와 박진주 씨가 퇴촌면 카페촌 백악관 모텔에서
연쇄 살인 3개월 전부터 여러 차례 만났다고 했죠?
유 형사 박진주 씨의 핸드폰 위치 추적 과정에서 알아낸 결과를 토대로
퇴촌면 소재 백악관 무인 모텔 주차장 CCTV에
둘이,
임진배 씨 살인 사건이 있기 2개월 전부터
10여 차례 출입한 장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모텔 주인 말로는 사건사고에 대비해서,
CCTV영상 기록을 1년 간 보관한다고 진술했고요.
황우민 경사 제가 박진주 씨와 만나서,
박 여인이 부목사와 다시 만나도록 유도하고
연쇄 살인과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들을 나누도록 함과 동시에
그 내용을 박진주 씨의 휴대폰에 녹음하도록
박진주 씨에게 최면을 걸 거에요.
강력 팀장 네? 그게 가능합니까?
황 경사님.
황우민 경사 제가 생각하기에, 박진주 씨는
최면 감수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높은 것 같아요.
그리고, 통화 내역을 보니
근래 들어, 부목사와의 통화도 뜸한 것으로 보아서
부목사가 교회 당회장 선출 건 때문에 정신이 없어
박진주 씨와의 심리적 연결 고리도 상당히 약해져 있을 거고요.
최면을 걸어서
그 연결 고리를 아예 끊고, 새로 세팅할 거에요.
아울러, 자물쇠를 풀 때 거기에 맞는 열쇠를 사용하는 것처럼
부목사가 어떤 특정한 암시를 통해
박진주를 조종해서
박진주 씨로 하여금 범행을 저지르도록 했는지 알아볼 거에요.
황우민 경사의 말을 듣고 있던 6인의 얼굴은 뭔가에 홀린 표정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