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디푸스는 길을 계속 갔고 테베 입구에서 스핑크스를 만났다. 스핑크스는 가정의 신 헤라가 갓난아기를 버린 라이오스를 응징하기 위해 테베로 보낸 괴물이었고, 테베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 기묘한 수수께끼를 내어 틀릴 경우 가차 없이 죽이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그때까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푼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에 이번에도 스핑크스는 자신만만하게 문제를 냈다.
“처음 생겨날 때 가장 크고, 한창일 때 가장 작고, 늙어서 다시 커지는 것은?” “그림자.”
“한쪽이 다른 한쪽을 낳고, 태어난 자가 다시 자기를 낳은 자를 낳는 것은?” “낮과 밤.”
“목소리는 같지만 아침에는 네 개, 점심에는 두 개, 저녁에는 세 개인 것은?” “사람.”
외디푸스가 수수께끼를 모두 맞히자, 스핑크스는 굴욕감을 이기지 못해 머리를 바위에 부딪쳐 자살하고 말았다.
한편, 그리스의 스핑크스는 여자 얼굴과 가슴, 사자 몸통에 날개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여성의 심리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남이 자기에게 관심을 갖게끔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 자기 마음을 온전히 드러내고 싶지 않은 묘한 심리가 있는 바, 스핑크스는 곧 ‘여성의 마음’이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직접적 표현이 아니라 은유적으로 외형을 묘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남녀관계에서 상대를 너무 속속들이 알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탐색임을 스핑크스는 일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