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는 어쩌란 말인가요?
양구 군민으로 살아가는지도 십년이 지나갑니다. 평소 소신이“고향이 따로 있나 사는 곳이 고향이지”이기에 지역에 대한 애착이 있는 편입니다.
양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양구가 가진 강점이 여러가지가 있다고 여깁니다.
무엇보다 동부전선이 가지는 험한 산악과 dmz는 분단의 아픔과 더불어 현대사의 비극이자 잔흔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두타연 전경, 양구 군청에서 갈무리)
또한 청정 양구라 자부할 수 있는 자연환경과 공기, 그리고 일교차의 깊은 폭은 도심지에서는 느낄 수도 맛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지난해 소속된 모임에서 충북 제천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제천의 대표적 관광지인 비봉산과 청풍호 호수 유람선을 타면서 지난번 철원을 다녀오며 느꼈던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자연 조건을 지니고 있는 제천 지역에 비하면 양구는 뭘 먹고 살아야 할까? 라는 오지랖 넓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봉산 정상 부근에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내려다 본 청풍호 일원의 운무는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압권이었습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도 감성을 돋우는데 한 몫 했었지만, 온 세상의 구름이 발 밑에 모여 있는 듯한 모습은 마치 우리 일행이 변화산에 올라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무엇보다 압권은 왕복 90분 가까이 소요되는 청풍호 유람선에서 바라본 월악산과 주변의 경관입니다.
바다를 직접 보지 않는 이라면 바다라고 해도 믿겨질 만큼 충주호와 연결된 청풍호는 내륙속의 바다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중임에도 장회 나루까지 왕복하는 대형 크루즈 선박의 승선 정원의 60-70프로의 인원이 승선할 정도로 유람선은 활성화되고 있었습니다.
관광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원으로 계발하는 추진력과 지혜를 보면서 일면으로 부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러워한들 손에 쥐고 있는 조건이 없는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한정되어 있기에 손에 잡고 있는 것을 극대화를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양구군을 혼돈속으로 빠지게 하는 발표가 환경부를 통하여 알려졌습니다. 일명 방산면 수입천 댐으로 명명되는 댐 건설 계획 후보지 발표입니다.
요즘 양구 읍내를 가려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댐 건설 반대 투쟁 현수막들입니다.
외지인으로서 양구에 유입되어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가 추진하는 개발 사업에 의문이 듭니다.
그것은 양구의 경우, 양구 9경(8경)으로 선정된 관광지를 살펴보면, 그나마 객관적으로 추천할 수 있었던 곳이 두타연과 을지 전망대입니다.
(두타연 전경, 양구 군청 홈피에서)
천혜의 비경이라 불리우는 두타연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고 자연의 은총입니다.
삶에 쫓기고 지친 현대인들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놀이 시설보다 자연을 찾는 이유는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시설보다 자연이 주는 원초적 신비감 때문이겠지요.
그나마 양구군이 가지고 있는 흔치 않는 장점 중 하나인 두타연이 댐 건설 지역에 속한다는 소식에 소시민으로서 이해불가입니다.
나아가 수입천 일대에는 산양 등의 희귀 동식물들이 다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시대는 개인이든 지역이든 생존하기 위해서는 삶의 기반 터에 사람의 왕래가 있어야 함이 필수 조건입니다. 그러한 조건을 충족하려면 먹을거리와 볼거리는 당연시됩니다.
그럼에도 그나마 가지고 있는 두타연이라는 창조주가 빚은 자연의 선물을 수장시키면 양구군과 지역민은 어쩌라는 건지 묻고 싶어집니다.
또한 양구군내에 자신있게 내세울 계곡이라야 동면계곡과 방산 계곡일진대,
댐이 건설되면 수려한 자연 경관과 물놀이가 가능한 계곡까지 수장되어 질 것은 자명합니다.
명분도 실리도 희박한 환경부의 수입천 댐 건설 계획을 재고해 주시길 요청합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