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아동을 위한 생필품전달사업 사랑의상자배달을 진행했습니다.
함께해준 모든 봉사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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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삽니다.
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여기서 35년째 살고 있습니다.
동네마다 집성촌이 있습니다.
같은 성끼리 촌락을 이루며 삽니다.
남양홍씨, 남양방씨, 배씨와 기씨 성을 가진 마을도 있습니다.
시골사람들은 유난히 토박이를 따집니다.
다른 곳에서 이사온 외지사람을 끼어주지 않는 성향이 다분합니다.
언젠간 떠날 사람이라며 뜨내기 취급하기 일쑤죠.
40-50년,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 외지사람일 뿐입니다.
할아버지나 아버지 때부터 살지 않는 한 토박이는 될 수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나는 외면받는 게 당연합니다.
사람취급 받지 않는 게 자연스런 현상일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사람대접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목회를 하고, 무료급식을 운영하면서 신분이 바뀌었습니다.
지역에서 명망있고 영향력있는 유지들이 급식소를 찾습니다.
마을 원주민들, 지역소속 단체들이 자꾸 우리를 도와줍니다.
지역의 사회복지협의체, 로타리클럽, 라이온스클럽, 크리스토퍼, 의용소방대, 카네기, 복지관, 읍사무소 등 여러 단체가 우리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모두 지역에서 한 영향 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쉬울 게 없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우리와 함께하자" 말합니다. "손잡자" 합니다.
분명 김성민 개인의 힘이 아닙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은혜이고, 둘째는 봉사자, 그들의 인성 때문입니다.
겸손과 사랑의 인품이 철철 넘칩니다.
이런 단체들에게 고맙습니다.
그들이 우리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합니다.
그들 때문에 우리 급식소의 위상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5년 넘게 아침 무료급식을 담당하는 우리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게 있습니다.
"난 늙어서 복받았어. 늙어서 추해진 게 아니라, 죽는 날까지 봉사할 수 있고, 베풀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시골 사람들이 나를 부를 때 얕잡으며 '어이~ 김씨, 김씨' 이렇게 안 불러. '김장로님, 김사장님, 김기호씨, 성민아빠'라 불러줘."
원주민이 이주민에게 이렇게 부른다는 게 기적입니다.
우리 가족을 인정해주고 사랑해주고 축복해줘서 감사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라에 눈 먼 돈이 많아. 그거 다 빼먹어야 돼. 안 그러면 너만 바보야"
이런 말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빼먹는다"는 말부터가 억양이 안 좋습니다.
비열하고 사기꾼 같습니다.
곰처럼 미련하지 말고, 여우처럼 얄팍하게 움직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는 순수함이나 정직함이 없습니다.
근데 이렇게 살기 싫습니다. 정도(正道)를 걷고 싶습니다. 늦게 도착한다해도 지름길을 택하지 않겠습니다. 대로(大路)를 걷겠습니다.
모든 사람이 "사람의 마음은 변한다" 말하지만 늘 깨어있고 갱신하며 살겠습니다.
언제나 배려와 존중과 두려움으로 살겠습니다.
휴가기간입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왔습니다.
매년 휴가비를 주는 고마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래서 돈이 넉넉합니다.
그런데 그래도 못사먹겠습니다.
김밥천국에서 멸치국수, 치킨,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웁니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곳에 왔는데도 꼭 누가 지켜보는 것 같습니다. 내가 이렇게 삽니다.
나를 포함한 우리 아내와 8세, 6세 아들까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미래에 부자가 된다해도 이런 생활은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
이런 마음 변하면 망할 것 같고, 죽을 것 같은 일념으로 살겠습니다.
자연스레 몸에 익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날 보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 사람은 장애를 가지고 있으니 사기치지 않겠지"
장애와 사기가 무슨관계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에게 신뢰를 심어줄 수 있어서 내 장애가 오히려 축복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사기치지 않겠습니다.
보다 겸손하고 정직하게 무료급식소를 이끌어가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당부합니다.
"얘들아, 아빠는 장애인이잖아. 아빠를 생각해서 힘들고 약한 친구 있으면 너희가 적극 도와줄 수 있겠니?"
알았다고 대답합니다.
배려심 많고 정직한 어른으로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뒤돌아보니 무료급식소 이전은 원래부터가 불가능했습니다.
큰 교회야 인력과 자금력과 행정력이 뒷받침 돼 일사천리로 할 수 있으나 우리한테는 만리장성보다도 더 큰 장벽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뒤엔 고마운 후원자가 존재했습니다.
인생의 고비고비 때마다 우리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무엇으로 감사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급식소 장소이전에 대한 정관변경이 마무리 돼가고 있습니다. 믿고 인감증명서를 건네준 회원들 덕분입니다.
나 혼자였으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외지사람, 뜨내기, 이주민에게 뭘 믿고 신용을 빌려줍니까?
그저 가슴으로 품고 아껴주는 당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사단법인 단체를 만들었고, 공익단체와 집단급식소까지 통과됐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힘들고 버거운 과정을 이겨낸 것입니다.
지금은 더 큰 곳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합니다.
이번 정관변경이 완전히 끝나야, 전기세와 수도세 변경을 포함한 모든 일이 순차적으로 해결됩니다.
관공서마다 고유번호증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어쨌든 사실상 거의 통과 된 상태입니다.
또 이 과정을 통해 우리 단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