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 2024년 8월 26일 오전 중국 군용기가 일본 서남부 나가사키현 단조 군도 앞바다 영공을 침입했습니다. 일본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안그래도 난카이 대지진 주의보와 태풍의 연이은 일본 강타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에 중국 군용기마저 일본 본토를 침범하니 일본측으로는 설상가상인 셈입니다. 특히 중국 군용기가 일본 영공을 침입한 것은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기에 일본의 반발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어제 중국군 Y-9 정보수집기 한 대가 오전 11시 29분부터 2분정도 일본 영공을 침범했습니다. 일본측은 항공 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했지만 이미 중국 정보수집기는 역할을 마친 채 사라진 뒤였습니다. 일본이 발끈하며 뒤집어진 것은 과거 러일전쟁때 러시아 군용기가 일본 영토에 공격을 가했고 태평양 전쟁때 미군 공격기가 일본 본토를 가격한 적은 있지만 중국 군용기가 일본 영공을 침범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중국 군용기의 일본 침범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중국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부심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되는 것은 중국군의 일본 영공 침범은 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견제구라는 분석이 유력합니다. 아베에 이어 현 일본 총리이자 다음달 물러나는 총리 기시다 정권이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고 미군과의 지휘통제 연계를 강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입니다. 또한 일본이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에 맞서려는 분위기의 필리핀과 준 동맹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미국 중심의 태평양 안보 틀을 강화하려고 하려는 것 아니냐는 중국의 경계감 발로로 보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일본이 과연 중국에 대해 어느 정도 공격이 가능할 것인가를 테스트를 해보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 함선이 지난 7월 중국 영해를 승인 없이 항행한 것에 대한 중국측의 보복성 행동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중국은 지금 미국 대선의 향배를 매우 치밀하게 분석하고 대책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을 확신했던 중국이지만 지금은 해리스 후보의 선전으로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은 트럼프가 재집권했을 경우 경제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힘들 수도 있지만 군사적인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중국에 유리한 측면이 전개될 것으로 판단했었습니다. 트럼프가 워낙 독재권력자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다루기가 다소 수월할 것이라는 계산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해리스후보가 당선될 경우 경우의 수가 많아집니다. 셈법이 복잡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민주당 정권은 바이든 정부와 마찬가지로 일본과 한국을 미국의 방위동맹에 깊숙하게 간여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 한국은 북한이라는 카드를 적당히 이용해 대처할 수 있지만 일본의 경우는 다르다는 것을 중국은 잘 알고 있습니다. 과거 중일전쟁때 일본에게 허망하게 패한 그 아픈 역사를 다시 들고 나오지 않더라도 일본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중국은 이미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간을 보는 그런 단계를 넘어 실제로 일본 본토를 침범하면서 슬슬 일본과의 갈등국면을 더욱 자극시켜 준전시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중국이 최근 이런 저런 이유로 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변국들과의 갈등구도를 전쟁구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아닌 해리스후보가 당선됐을 때 과연 대만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입니다. 남성이 아닌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전투적인 자세로 나올 것인가 여부도 중요한 탐색 과제입니다. 미국 대선이 이제 2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중국이 슬슬 자극적인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일본도 다음달 말 총리가 새로 선출됩니다. 미국과 일본의 권력자가 바뀌는 시점에서 중국은 여기 저기를 공략하면서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한 잇따른 침범 가능성이 더욱 잦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동북아의 정세는 이래 저래 복잡하고 위기속에 빠져들 확률이 높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2024년 8월 2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