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우정옥, 인생 로또
나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그래서 11년 전으로 거슬러 2009년 7월에 서울 서초동에 법무사사무소를 개업할 때에도 ‘작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지었었다.
꼭 큰 것이 아니더라도 좋다면서 ‘작은’으로 행복을 형용했고, 그 작은 것이 물방울 하나같은 것으로도 충분하다 해서 영문표기를 ‘a drop of happiness’라고 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행복’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또 좋아하는 것이 있다.
‘행운’ 그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좋아하지도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다.
그러니 ‘행운’이라는 그 말을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긴 세월의 인생사 세상사 경험이 쌓이게 된 예순 나이쯤 되어서는 ‘행운’이라는 말을 곧잘 입에 올리게 됐다.
인생이란 것이, 마치 시간의 끝에 구슬을 꿰어서 엮은 목걸이처럼, 한 순간의 선택과 선택들이 이어지고 이어진 결과일진데, 바로 그 선택이 자신의 의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턱대고 다가온 그 어떤 사연으로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음을 깨우치면서였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행운’ 그것을 상징하는 네잎클로버를 찾겠다고 길섶 풀밭을 헤쳐보기도 했었고, 로또 복권을 사기도 했었다.
그러나 꼭 내 욕심만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
때론 내게 고마운 주위의 인생 로또를 위하는 마음에서, 내 그 짓을 하기도 했었다.
우리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이 온라인으로 어울리는 단체 카카오톡창에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끊임없이 게시해준 우정옥 친구를 위해서 로또 복권 한 장 산 것이 그랬다.
특히 요 며칠 전에 게시한 코미디 영상 하나가 참 재미있어서, 딱 그 영상을 지목해서 내 이런 답을 했었다.
‘하이고 야, 저티 실컷 봤네. 오늘 로또 두 장 사야지. 한 장은 내꺼, 다른 한 장은 정옥이 네꺼...’
그 재미있는 게시물에 대한, 내 나름의 보상이었다.
내 그 답에, 우정옥 친구도 곧장 맞답을 했다.
그 답이다.
‘고맙습니다. 우리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지냅시다’
동기동창 친구로서 편하게 막 말로 써줬으면 좋았을 것을, 그러지를 않고 존대의 글로 쓴 것이 좀 께름칙하긴 했으나, 그래도 친구의 마음을 털어내 준 것이, 나를 기쁘게 했다.
그렇게 고맙다고 확인까지 해줬으니, 내 이제는 그 약속을 안 지킬 수가 없게 됐다.
그래서 친구를 위해 5,000원짜리 로또 복권 한 장을 사게 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사놓고 보니, 마음이 편치를 않았다.
우정옥 그 친구 말고도, 또 우리들 그 단체 카카오톡창에 글과 영상을 게시하는 친구들이 적잖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들까지 챙겨야 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우정옥 친구를 위해 샀던 5,000원짜리 복권을 다섯으로 나눴고, 내 몫을 샀던 5,000원짜리 복권도 다섯으로 나눴다.
그렇게 열로 나눴는데도, 마음 걸리는 친구가 하나 있었다.
경주에 사는 색소포니스트 김종태 친구였다.
몸이 불편하면서도, 우리 동기동창 친구들을 위해 이런저런 소식 전한다고 그동안 애씀이 컸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내 몫을 그 친구에게로 넘겼다.
그래도 하나 안 섭섭하다.
그렇게 나눠줄 수 있는 인생, 곧 인생 로또를 잡았다고 나 스스로 치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친구님들 배려가 돋보이네
오늘이 월요일 한시반쯤이니
이 로또는 엊그제 저녁 발표 된거,...
되고 안되고 의 문제도 의미가 없능건 아닐지라도
천원짜리 항개의 친구를 위하며
제 스스로도 위하는
1타3피의 우정의 지혜는 벌써부터 써먹는
소똥구리의 전매특허!^^
그야말로 이중에
오마넌짜리 4등 이라도 한번 당첨되면
그 핑계로 오십마넌짜리 친구들 잔치라도 충분히 벌릴 명분이 설텐디
매번 안타가워 스리^^
그래도 매번 쏙아도 좋은것이
그대의 친구를 위한 선심 일찐데 고맙단 말 보다는
만나면 뽀ㅃ~해 주께^^
나 유랑아제 꺼
9,19,23,24,34,39~
"종태야!~니가 당첨되믄 내하고 농갈라 묵어야 된다이!^^"
꿈도 야무치다 씨파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