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10. 30. 수요일.
낙동강 하구 갯벌에서 노는 철새들의 숫자가 많이 늘었다.
그만큼 가을이 무르익어 계절의 무게 중심이
겨울 쪽으로 쏠리기 시작한 듯하다.
좀 이르긴 해도.
여전히 별고 없으시겠지들.
그래도 '건강 조심'은
잊지 마시길.
책을 읽다 보니 ‘늙숙하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로, “약간 늙고 점잖은 태도가 있다.”란다.
내 나이도 이미 종심을 넘겼으니 늙은 건 사실인데,
다른 사람들이 ‘늙숙하게’ 봐 줄 수 있을까?
나이는 자연적으로 먹었으니 됐고,
태도까지도 점잖게?
글쎄. 그랬으면 좀 좋으랴만,
암만 생각해도 내게 어울리는 말은
아닌 듯하다.
어쨌든,
죽을 때까지 좋은 소리 들으며 살아야 하는데
그게 어디 땅 짚고 헤엄치듯 쉬워야 말이지.
이번 생(生)에서는 틀린 듯하니
다음 생에서나 잘해 볼
수밖에.
요즘 며칠은 ‘고성 쌀’ 사랑에 푹 빠졌다.
지난 토요일 학교 행사 때, 판촉용 햅쌀을 선물로 받았다.
( 위 사진 : 마누라 몫 까지 1Kg 짜리 2 개)
기분 탓일까?
‘신토불이(身土不二)’ 때문일까?
고성 쌀, 고향 쌀로 밥을 지어 놓으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면서 고소한 게 밥맛이 제대로다.
때마다 별 반찬 없이도 한 그릇 뚝딱이다.
정말 밥맛이 좋다.
‘고성 쌀’에 입맛을 들이고 보니
이제 다른 지방에서 난 쌀은 못 먹을 것 같다.
세상에 입맛처럼 간사한 것이
없지 싶다.
옛날에는 쌀밥 먹으면 ‘각기병’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국민들은 물론, 학생들 도시락 검사까지 하면서
보리나 다른 잡곡을 섞어서 먹자는
혼식 장려 운동을 했다.
그런데 요즘은 각기병 운운하던 소리는 쏙 들어가고,
쌀 소비 운동에 정부, 농협이 앞장을 선다.
세상만사를 경제 논리로 풀어낸다.
침대도 과학(?)이라 우기는 판에
경제 앞에선 과학도 실종이다.
이 무슨 변고인고.
차암~내!
- 끝 -
10 월의 끝자락입니다.
힘차게 삽시다.
파이팅!
첫댓글 아직 고성사랑 회원인데요.(박 재영 친구 현역일 때 가입)
백수 입문하면서 해지할려고 하니 애럽습디다.
햅쌀이라 더욱 맛이 있을 겁니다.
고성은 원래 쌀의 고장입니다. 옛날에는
통영, 거제까지 고성 쌀로 살았습니다.
그날 참석해 줘서 고맙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거의 매일 공장밥(햇반)으로 사느라 고성에서 쌀난다는 것도 잊고 지냈습니다.
노인에 둘이서 먹어봤자 양이 너무 작아 주문하기도 그렇고...
아무튼 하얀 쌀밥이 그립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