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6월 1일부로 휘팍에서 올림픽 경기장 건설공사의 감리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무슨 종목이 개최되는지 올림픽 홍보도 할겸 건설공사 현장과 관련된 글 한번 올려봅니다^^
코스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사진의 왼쪽부터(괄호안의 숫자는 금메달 갯수입니다)
1. 보드 평행대회전(흔히 우리가 아는 게이트 종목, 여기서는 보드만 열립니다)-보드남여(2)
2. 슬로프 스타일(난간 손잡이, 드럼통 등을 타고 내려오는 종목)-스키 보드 남여(4)
3. 모글(엠보싱 종목)-스키 남여(2)
4. 에어리얼(빅에어처럼 한번의 점프로 공중곡예를 하는 종목)-스키 남여(2)
5. 하프파이프(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습의 슬롭을 내려오는 종목)-스키 보드 남여(4)
6. 스키 보드 크로스(4~5명이 동시에 출발해서 전후좌우 들쑥날쑥한 경사를 빨리 내려가는 종목)-스키 보드 남여(4)
6종목, 총18개의 금메달을 두고 경기를 치룹니다
숙소에서 바라본 슬롭 전경입니다 맨아래 파란 지붕이 저의 사무실이구요
겨울 야간에 라이트 켜지면 전망 끝내줄듯^^
너무 밝아서 잠도 못자는거 아닐지? ㅠㅠ
제 숙소도 겨울엔 시즌방으로 쓰던 집일텐데
1월 20일 이후론 올림픽위원회에서 스키장을 인수할 예정이라 운영이 어려울듯하니
올시즌 휘팍 근처 시즌방은 전부 아웃될 듯 합니다
상단, 하단에서 바라본 모글 슬롭 전경입니다
250m 길이에 27도 경사인데 정상에서 풀이 무성한 슬롭 아래를 내려다보면 생각보다 쎄보입니다
스키 신고 눈위에 섰을때도 그럴까?
겨울에 다시 저자리에 서봐야 알 듯 ㅋ
모글 슬롭은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복구공사를 할 예정입니다(다른 코스도 마찬가지 입니다)
만약 올림픽 코스에서 모글을 꼭 타보고 싶다면 올림픽 전에 타보시기 바랍니다
저 조명탑에 달린 등 하나가 300만원 정도 한답니다
프로야구에서 보면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할 경우 어두웠다 밝았다를 반복하는데 그런 깜박임이 전혀 없는 라이트라고 합니다
휘팍측과 올림픽 이후의 복구공사에 대해 협의한 결과 가운데 슬롭인 에어리얼 코스를 없애고
왼쪽의 모글 슬롭과 오른쪽의 마스터즈 슬롭(누런 부분)를 넓히기로 했습니다
왼쪽의 모글 코스는 다시 복토해서 경사를 예전으로 완화할 예정입니다
사진에서도 모글은 윗쪽 1/3 지점에서 잔디 색상이 다르죠? 거기서부터 아래를 깎아 경사를 쎄게 한겁니다
저는 모글 하나만은 상징적인 의미로 남기자고 건의했습니다 -.-V ......만 그리 표정이 좋지는 않더군요ㅠㅠ
저를 대통령으로 밀어주시면 제가 확실하게 정리하겠습니다^^
암튼 그래서 저 조명탑도 올림픽이 끝나면 모글 왼쪽줄만 남기고 3줄 다 철거ㅠㅠ
조명탑도 그렇지만 라이트 하나에 돈이 얼만데...
※ 원래 올림픽 특별법인지 뭔지 올림픽과 관련된 시설은 올림픽을 기념하여 10년동안 존치하도록 한다고 되어있는데
여기는 기술종목이 열리는 곳이라 올림픽 이후 일반인은 탈 수가 없는 경사이므로
휘팍측의 영업도 고려해야해서 존치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온도, 습도센서가 자체 내장된 알아서 뿌려주고 알아서 회전하는 AI제설기
스윙암이 있는 위 사진의 제설기는 아우디 A6 한대 가격쯤 되는데
아래 사진의 고정형 제설기(아우디 A4가격)를 포함하여 총 54대가 신설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의 제설기 왼쪽 위를 보시면 반달 모양으로 달린 물건이 보일겁니다
저 물건이 그랜져에서 A6 가격으로 바뀌는데 일조한 만능 센서 입니다
(아리야~ 최신 노래 틀어줘~ 해보고 싶네요 ㅋ)
-맨 위 코스 전체가 나온 전경 사진의 맨 오른쪽 코스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스키크로스는 정상에서 200m 내려와서 스타트를 합니다-
스키 크로스의 스타트 지점이 정상이 아니라 챔피온 슬롭 중턱에 위치해서 선수들이 중턱까지 내려와서 스타트 하는건 문제가 있다고
(왜? 초보들이래?) 호크리프트를 타고 도착해서 다시 사진의 신설 리프트를 타고 정상에서 200m 아래 지점에 도착하면 바로 경기를
스타트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리프트 1기가 새로 만들어집니다(사진은 상부 하차장과 하부의 승차장)
이 리프트는 사실 휘팍측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어중간하게 중턱까지만 올라가는 리프트라서 올림픽이 끝나고 일반인에게 공개되어도 아무도 안 탈 리프트라 애물단지가 될듯ㅠㅠ
에어리얼 슬로프 옆에 설치한 토우 리프트(흔히 티바라고도 하죠) 70~80m짜리 2대가 신설됐는데 저놈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근데 에어리얼 경기는 단 3일만 열린다는거... 단 3일을 위해 설치하고 올림픽이 끝나면 철거됩니다ㅠㅠ
마지막으로 엊그제 열렸던 인스펙션 사진...(저희 사무실입니다^^)
코스 총책임자(오른쪽 케이에프씨 닮은 할아버지-이분 일당이 천만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와
FIS(국제스키연맹), OBS(올림픽)방송국 관계자, 조직위, 발주처(강원도), 감리사, 시공사들이 다 모여서 인스펙션(점검)하는 사진...
- 사실 이 사진은 7월 11차 인스펙션 사진이고 엊그제 12차 마지막 인스펙션땐 바빠서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어젠 통역이 오후에 오는 바람에 오전 세시간동안 저혼자 외국인들을 상대하느라 머리에 쥐나는줄 알았습니다
생활영어보단 전문용어가 더 많으니 잘 못알아들어서ㅠㅠ
(하긴 생활영어라도 못 알아듣는건 마찬가지죠 ㅋ)
여기 휘팍에서 열리는 종목들은 기술종목들이라서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종목이 없습니다
그래서 패럴림픽도 없습니다
그래서 보름이면 끝납니다
그 보름이 지나면 참 허전할것 같네요
이럴려고 공사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것 같은... ㅋㅋㅋ
이미 2015년에 공사 3개월만에 전공정의 80%는 마쳤습니다
모두가 불가능 하리라 생각했던 2개의 큰 코스를 3개월만에 만들어내서 그 해에 테스트 이벤트를 치뤘으니...
그땐 장비 기름값만 한달에 1억이 넘었다고 하네요
이제 남은 20%를 마무리하기 위해 다듬고 고치고...
해도 한것 같지 않은 소득도 없어보이는 일에 짜증날법도 한데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슬로프 조성 공사가 끝나면 곧바로
오버레이 공사가 시작됩니다
조립식 관중석, 광고판, 심판석, 출발대, 운영부스를 담당하는...
올림픽이 코앞인데 언제 첫삽 뜰려는지 걱정입니다
내 평생 한번뿐인 평창 올림픽에 작으나마 무언가 일조했다는 기분...
그것 때문에 모두들 힘들어도 견디면서 하루를 보내는것 같습니다
2018 평창 올림픽
잘 해보자~!!!
첫댓글 더운 날씨에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A6 A4 비교해주시니 어째더 쏙쏙 귀에 들어옵니다ㅡ 상세한 내용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긴 여름에 한번도 덥다는 느낌 받은적 없었습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데도 여름내내 겨울 이불에 늘 새벽엔 추워서 한번씩 깰정도 였죠^^
8월 6일부터 보일러 떼고 살고 있습니다
복받은 곳이죠^^
생생한 현장 소식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프리스타일 자봉하려고 작년에 지원해서 합격했는데, 아무 연락이 없어서 확인해 보니, 지난 테스트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로 이미 인원을 확정해서 결원이 있을 경우만 충원하다네요.
아마 해외인력은 확정하기 어려우니 그렇게 한듯 하기도. 자봉하려고, 회사에도 미리 장기휴가 얘기해 놓고 뱅기표도 준비해 놔서 날짜만 확정하면 되고, 노가다부터 경기 전문 통역까지 가능한데, 아쉽게 되었네요.
예전 한국에서 첨 모글 월드컵 경기 열렸을 때 (2003년도 였나?), 스티븐이랑 둘이서 삽질 음청 했었는디요...ㅋ.
저도 작으나마 일조하고 싶었는데. 건강히 잘 마무리 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11월 말에 철수 합니다 10월말에 눈뿌리고 나면 토목은 접근이 어려워서...
그럼에도 AD카드는 신청되어 있습니다
올림픽 조직위에서는 12월부터 조직위로 들어와서 코스관리를 해달라고 하는데
고민중입니다 쌩노가다라고 들어서...
이만큼이면 평창올림픽에 일조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편하게 타스키장에 내스키 타러 다닐지 아님 일조를 더 해야되는지ㅠㅠ 고민중입니다
용평은 부분통제하고 쭈욱 영업한다는데.... 휘팍은 일찍 폐장하고 올림픽에 올인하다해서 무슨 차일까.... 의문엿는데,,,
현장사진과 내용을 보니 이해가 가는군요...
대회 후 원상복구되는 시설들이 아깝게 느껴집니다~
네~ 여긴 대부분의 코스가 올림픽 코스라서 영업이 안됩니다 그래서 일찍 폐장하는 겁니다^^
다 아깝지만 젤 돈 아까운건
중봉 스키장의 조명시설입니다
대회 운영상 선수가 다쳐서 시간이 지체되거나 일정이 밀리면 살짝 어두워지는 박명 시간에 걸릴 수 있다는 이유로 FIS가 조명등 설치를 요구했고 120억을 들여서 라이트를 달았다고 합니다
순리대로 잘 진행된다면 켜지도 않고 대회 후 철거할 조명인데...
일정 밀리면 다음날 하면 안되나? ㅠㅠ
이렇게 멋진 정보를 볼 수 있다니 럭키!! 더 자세한 소식 바랍니다. 시시콜콜. 모글이야기 라면 다 좋음!!
대장님~ 잘계시죠?
또 생생한 글 올리겠습니다^^
굿굿~!^^ㅋ
ㅋ 형님~^^
왜 동계 올림픽은 1월 눈 좋을때 안하고 2월 둘째주 금요일에 개막하는지 아시나요?
매년 2월 첫째주 일요일에 미국에서 슈퍼볼대회(미식축구)가 단판경기로 열린답니다
당겨서 1월에 올림픽을 치르면 슈퍼볼대회가 묻힐 수 있어서 무조건 슈퍼볼대회가 끝난 다음 주 금요일에 올림픽이 열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평창 올림픽도 2월 9일이 개막일입니다
그깟 슈퍼볼 경기 때문에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이 밀린다니
슈퍼볼이 단판이 아니라 3전2선승 경기였으면 봄 되서 개최할 뻔 했네요
하긴 슈퍼볼의 수입이 어마어마하긴 하죠?
전후반 사이에 나오는 광고가 초당 2억원을 호가한다니...
쩐의 전쟁에서 동계올림픽이 밀리는거랍니다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
저 아까운 모글경기코스를 그냥 계속 유지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많이 가서 타면 살리지 않을까요?
회의때 보광측에서 한 얘기가 모글 살려놔봐야 누가 얼마나 타겠냐고 했거든요
저혼자 가서 타고 있을거라고 우스개 소릴해서 많이 올겁니다 라고 했는데...
여기 모글에 많이들 와주셨으면 합니다
올해 모글 상단의 경사를 아래와 맞춘다고(위에서 아래로 3분의 1지점까진 예전 슬롭이라 경사가 낮습니다) 8m의 눈을 뿌릴 예정입니다
아래로 찍은 사진에서도 중간에 턱이 있어서 바닥까진 안보이죠?
아래에서 올라온 경사와 똑같이 맞추기 위해 상단엔 8m의 눈을 뿌려야 한답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일반인에게 다시 개장 안할텐데 그 눈이 참 많이 아깝습니다ㅠㅠ
올림픽에선 평소 제설량보다 6배나 많은 눈이 필요합니다
지난 소치 올림픽때 이상기후로 눈이 모자라서 헬기로 수송했던 과오가 있어서 IOC에서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요
휘팍은 유독 호수가 없없습니다(웰팍이나 어느 스키장을 가도 인공호수가 주변에 있는데 여긴 주차장 앞 하천에서 끌어다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하천에서 보 보강공사도 하고 있습니다
기존 보의 높이를 키우는 공사죠 준설도 병행해서 담수 용량을 늘리는 공사도 같이하고 있습니다^^
역쉬 모글을 사랑하는 혁이형 만쉐이...♡♡
난 나랑 스키 같이 타는데 한표^^
ㅋㅋㅋ 고럼 고럼 같이 타야쥐^^
@고혁(아키타) 12월부터 곤지암/지산으로 매일오세요...
맆트권은 시즌중 스폰합니다.^^
대신 슬롭조성 열심히 해주세요.
진철형님 계신곳에서 결승 볼 생각하니 벅차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