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6-19, 형님 기일 봉안당에서
“권술이가 바쁘다 카던데 시간이 될란가?”
아저씨의 마음이 조카를 향한다.
동행하길 바라는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다.
“내일이 형님 기일이니까 연락해 봐야겠지요?”
“전화 한번 해봐요.”
조카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아저씨의 표정에 아쉬움이 묻어 있다.
“아저씨, 요새 권술 씨가 바쁘다고 했잖아요. 문자라도 남겨 놓을게요.”
내일이 백춘덕 아저씨의 작은형님 백춘수 씨의 기일이고 오후에 봉안당을 방문할 것이니 시간이 된다면 동행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하지만 늦도록 답장은 오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백권술 씨는 거제에 와 있어서 동행이 어렵다며 연락했다.
“권술이가 바쁘다 카더만 거제 갔구나. 그냥 갔다 오지요.”
아저씨는 의외로 담담하게 말했다.
봉안당에 다녀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게는 술도 못 사 가고, 떡도 못 사고.”
“아저씨, 그런 것이 마음 쓰이시면 떡이라도 사서 가시겠어요? 형님 뵙고 밖에서나마 형님 생각하면서 드시고 오면 되지 않을까요.”
“그라지요. 떡을 사 가지요.”
아저씨는 마트에서 떡과 우유를 샀다.
봉안당 가는 길, 오늘도 길이 헷갈린다.
작년과 달리 전혀 관리가 되지 않는 듯했다.
무덤을 쓴 곳들은 잡초가 무성했다.
가족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일 것이라 짐작했다.
이제는 방명록도 기록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
아저씨는 올해도 “형님, 나 왔어요.” 하면서 두 번 절했다.
“권술이가 같이 온다 캤는데, 바빠서 못 오고 나만 왔어요. 내년에 또 오께요. 형님, 잘 있어요.”
밖으로 나온 아저씨는 봉안당 건물 옆 벤치에 앉아 떡 한쪽을 입에 넣었다.
차도 사람도 없어 쓸쓸했는데, 한 가족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봉안당을 찾았다.
“아고, 애기 봐라. 참 귀엽다.”
“그러게요. 저렇게 어린아이를 데리고 왔네요. 예쁘기도 하지. 안녕?”
아이는 “안녕?”하고 손 흔드는 우리를 보더니 아장아장 걷던 걸음을 멈추었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해야지.” 하는 엄마의 채근 때문이었을까.
아이는 아저씨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어 준다.
조그만 아이 하나가 쓸쓸하던 그곳을 생기있게 만들었다.
“아저씨, 이제 우리도 슬슬 내려갈까요?”
“내리가지요.”
“꼭 기일이 아니더라도 형님 생각날 때면 언제든 오시면 좋겠어요. 백권술 씨가 오늘은 바빠서 못 왔지만 바쁘지 않을 때는 같이 가보자고 말씀하시고요. 이곳에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렇지요. 다음에 또 오만 되지요.”
잔뜩 찌푸렸던 하늘에 구름이 걷히니 더 푸른 빛을 드러냈다.
2026년 6월 18일 목요일, 김향
형님에게 담담히 전하는 안부가 인상 깊습니다. 잘 다녀오셨다니 다행입니다. 내년에도 조카와 찾아뵐 계획이라니 고맙습니다. 박효진
“그게는 술도 못 사 가고, 떡도 못 사고.” 백춘덕 아저씨의 마음을 짐작합니다. 형님에게 인사하러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죠. 기일에 봉안당 다녀오시도록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형님 기일 기억하며 다녀오시니 감사합니다. 발걸음 평안해 보입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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