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에 대한 후회
장성숙/ 극동상담심리연구원, 현실역동상담학회
blog.naver.com/changss0312
자기 딴에는 잘한다고 하는 신념으로 욕심을 부렸는데, 지나놓고 보면 뭘 그렇게 무리했는가 하여 후회가 남는다. 흘러가는 대로 보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면, 부린 만큼 자국이 남고 마니…. 당장은 좀 나아 보일지라도 다른 쪽으로 찌꺼기 같은 여파를 남기니, 부질없는 짓이다.
우리 강아지 용이가 막판에는 무너져 내리는 색신(色身)으로 음식물마저 거부했다. 하지만 붙잡아두고 싶은 욕심으로 나는 음식물을 억지로 입에 쑤셔 넣듯 먹이곤 했다. 그 모습이 가혹해 보였는지, 조카는 너무 그러지 말라고 말렸다. 그러나 나는 먹어야 산다며 그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급기야 장기가 여기저기 망가지다 숨쉬기조차 어려워하는데도, 나는 코가 막혀 그런 줄 알고 여전히 먹이기를 고집했다. 용기가 떠나는 날 아침에는 음식물이 아니라면 꿀물이라도 먹어야 한다며, 억지로 입을 벌려 떠넣기도 했다.
어느덧 용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지 3주가 넘었다. 세월이 약이라고 ‘잘 갔다’라는 생각이 설핏 들기도 한다.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없다고 하니 말이다.
다만 그토록 몸이 허물어져도 혼자서나 힘겨워할 뿐, 아프다고 투정 한번 하지 않은 게 딱하다. 짐승은 다 그런다지만, 그래도 다 같은 생명체인데 너무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너무도 미안한 게 이미 아무것도 감당할 수 없는 그 힘든 상태의 용이에게 미련스럽게 억지로 입을 벌려 먹였던 행위다. 용이로서는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
만약 내가 사경을 헤맬 정도로 고통스러워하는데, 누가 억지로 내게 음식을 먹인다고 생각하니 진저리가 처진다. 그런데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용이에게 그런 무지막지한 짓을 저질렀다.
집착한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고 무자비한 일인지, 이제야 알겠다.
왜 그렇게 잘못을 범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지, 야속하기만 하다. 왜 진작에 알지 못하고, 상대에게 고통을 주고 나서야 알게 되느냐 말이다.
아무튼 용이를 떠나보내고 좀 더 확실해지는 것은 내가 많이 약하고 어리석다는 사실이다. 그 어린 강아지에게 그토록 의지하고, 그래서 애착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산다며 끔찍할 정도로 고통을 주고. 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들인가.
정말이지 좀 더 성장하고 싶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그런가 보다.’라고 의연해지고 싶다. 사랑하되 치우치지 않고, 욕심에 눈멀지 않고 대상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확 트인 눈을 가지고 싶다.
날이면 날마다 겪는 온갖 자잘한 희로애락, 그런 것들에 그만 휘둘리고 싶다. 기대를 넘어선 배려와 포용이 있지 않으면, 늘 허점투성이임을 잊지 않아야겠다. 자칫하면 어리석었다는 후회와 죄스러움만 남을 뿐이다.
첫댓글 좋은 내용 ,
감사해요..
" 배려와 포용""
깊이 묵상합니다...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윤 선생님께서도 슬픔을 잘 이겨 내시기 바랍니다.
부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