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누가 문을 두드리길래 문을 열어보니 한 녀석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손을 내밀어 뭘 주려고 한다.
그게 뭔지는 알지만 모르는 척하며 그게 뭐냐고 물어도 부끄러운지 대답을 못한다.
다시 왜 주는 것이냐고 물어도 대답은 안 하고 자기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그것을 손으로 움켜쥔다, 더럽게스리...
남들은 아무 질문도 않고 잘도 받는데 내가 받지는 않고 질문만 하니 순간 긴장한 모양이다.
한 번 더 물으면 그걸 더 힘차게 움켜쥘 것 같고 다 으스러지겠다 싶어서 얼른 받았다, 생일 축하 한다면서...
UKG 반, 남자아이 Shourya다.
여기 가난한 아이들은 생일을 맞으면 주변에 자축의 의미로 사탕 같은 작은 선물을 돌리는데 그 녀석은 생일 선물로 그런 선물을 처음으로 돌리는 아이다.
그 아이가 가져온 선물은 굴랍 자문(Gulab Jamun), 남아시아에서 결혼식 때 후식으로 나오는 음식이고 중동, 동남아까지 펴졌다는데 인도 사람들이 가는 곳은 어디나 그 음식이 있다고 한다, 한국에도...
우유를 약한 불로 오랫동안 가열하여 우유가 치즈쯤으로 바뀌어졌을 때 약간의 밀가루를 사용하여 부드럽고 푹신한 농도로 반죽한 후에 카라멜색이 될 때까지 버터나 기름에 튀긴 다음 가장 달콤한 장미 시럽에 넣어서 달게 만든다고 한다.
약과와 식감이 비슷한데 약과의 주재료는 밀가루, 쫄깃한 맛이 나는데 비해 굴랍 자문의 주재료는 치즈로 변한 유유, 갈색으로 골프공만 한 크기로 만들어 먹는데 거기서 다시 첨가물의 재료에 따라 쫄깃하거나 쉽게 부스러지는 것이 있는데 달콤해서 주로 후식으로 먹든지 손님 접대용으로도 많이 내놓는데 맛은 있어도 너무 달아서 잘 먹지는 않는데 축축한 물기가 있는 그걸 오늘이 생일이라고 그 녀석이 들고 왔다.
그런데 그 녀석이 들고 온 1회용 용기는 열댓 개 들어가는 크기인데 그게 3개만 있다.
그걸 교사들에게 이미 돌린 것 같은데 보아하니 오늘은 아이들한테는 선물이 없는 것 같다.
아침 조회 시간에 앞에 나가 생일 축하한다고 모두 노래를 부르고 손뼉도 쳤는데...
아이들 생일이면 보통 최소한 사탕 하나라도 돌아가는데...
오늘 우리 아이들에게는 국물도(?) 없는 것 같다.
그 애 엄마는 자기 아들이 아이들이나 친구들보다는 교사들한테 점수 따는 것이 먼저인 모양이다.
사진은 굴랍 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