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이 한국을 떠나온 후 1주일, 그동안 한국, 아니 아시아는 너무나도 많이 변해있었다.
자신들이 한번도 느끼지 못한 어마어마한 요기...
먼 상공을 나는 비행기 내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이 *요기는 그들을 질리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특히 김포공항에 들어서는 순간, 공항 안 가득히 들어선 *마기는 정말이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정도였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 마기의 주인공들이 지금 베드로신부들을 주목한다는 것이다.
순간 위축감을 느낀 그것을 극복하고자 니마가 그 *마물들에게 정신의 파동을 이용하여 소리질렀다.
'이, 요사스러운 것들, 감히 너희가 이 세상을 지배하려드는가!'
정신을 이용한 소리, 그 덕분에 엄청 시끄러운 공항 내에서도 마물들에게는 그 소리가 똑바로 들렸고, 그 정신파동의 양도 엄청났기 때문에 하나둘씩 머리를 잡고 쓰러졌다.
정신의 파동에 염력을 실어 소리쳤던 것이다.
그렇게 마물이 주춤한 사이 베드로신부들은 재빨리 공항을 빠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마물들이 하나둘씩 정신력을 회복하여 일어서기 시작하여 베드로신부들을 쫒아오고 있지만 베드로신부들과의 거리는 상당히 멀었다.
이제 다 빠져나왔다 싶던 순간, 베드로신부들을 대 여섯 명의 마물들이 가로막았다.
베드로신부들은 순간 멈칫했지만, 곧이어 손태의 기합성이 공항내를 울렸다.
"헙!"
손태의 특기인 팔극권의 한 수였다.
그가 구사하는 팔극권은 20년간 아침, 저녁으로 한 *운기행공과 명상법, 그리고 수많은 실전을 통해 그가 원할 때는 오로지 영체에게만 충격을 주는 무공이다.
그러한 팔극권을 순간적으로 구사하니 앞을 가로막는 마물들은 우수수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손태는 팔극권의 수를 접기가 무섭게 깜짝 놀란 베드로신부를 재촉하며 공항을 빠져나갔다.
나가는 와중에도 베드로신부는 혹시나 해서 공항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의 눈에 띈 것은...
핏빛으로 새겨져있는 역십자가였다.
그의 이마에 사탄이 새긴것과 같은...
지금 베드로신부들은 예전에 베드로신부가 살던 허름한 성당앞에 서 있다.
요기가 집중되는 곳, 즉 요기의 발상지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왔더니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베드로신부는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사탄과의 대면, 그리고 교황청으로부터의 파문, 극적인 탈출, 다시 돌아온 조국의 모습, 마지막으로 자신이 살던 곳이 악마의 집결지가 되었다는 사실...
도저히 정리가 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베드로신부."
"..."
"베드로신부! 정신 차리시오, 지금 때가 어느 때요? 어서 저 요기의 집결지를 쳐부수러 갑시다."
'베드로신부... 전 당신의 기분을 압니다. 하지만 지금은 멍해져 있을 때가 아닙니다. 사탄이 저번에 당신에게 했다고 한 말이 사실이라면 말세의 열쇠중 한 부분은 당신이 쥐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과 같은 정신이라면 세상은 악에서 다시는 헤어나기 힘듭니다. 자, 눈앞의 이곳이 악마의 소굴입니다. 당신의 운명, 당신의 조국의 운명이 이곳에 있습니다. 지금 이곳을 없애야 합니다. 베드로신부!'
"...갑시다."
베드로신부는 손태와 니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성당 앞까지 도착하였다.
성당까지 올라가는 길에 중간 중간에 악마들이 쳐놓은 결계는 니마의 능력으로 별 어려움 없이 깰 수 있었고, 중간 중간에 악령들에게 홀린 사람들은 손태의 능력으로 별 피해 없이 쓰러뜨렸다.
-끼이익, 털컹!
육중한 쇳문은 이전과 다름없는 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 안의 모습은 전혀 다른 곳의 모습이었다.
붉은 색이 온 건물 안에 어지러이 뿌려져있었고 그 안에 덩치가 큰 남자 7명이 색을 칠한 사제복을 입고 모여서 무언가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쓰러져있는 허검사...
"허검사... 허검사, 정신 좀 차려봐 허창혁!!"
"우, 우욱. 크윽 미현씨..."
"뭐? 도대체 너를 이렇게 만든 놈이... 저놈들이야?"
"저들은 정말 강하다... 쿨럭, 크윽! 이곳에서 네가 돌아오는...날 쿨럭, 쿨럭."
"괜찮으니깐 본론만 말해봐."
"미현씨가 사탄의 제물이 되고 있다. 부탁한다. 그 제사를 막을 놈은 너뿐..."
순간 허검사는 다시 기절하였다.
사제복을 입은 녀석 중 한 명이 정신적 파장을 이용하여 허검사를 기절시킨 것이다.
"크으으, 이놈들..."
베드로신부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순간 그의 눈에 띄인 것은...
얼굴부터 시작하여 온 몸에 새겨져있던 역십자가를 비롯한 부정한 기호...
그리고 제사단...
베드로신부는 이 모든 장면을 기억이라도 하려는 듯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 사제2명씩과 혈전을 벌이는 손태와 니마...
제물대 위에 기절한 채 올라가 있는 미현과 그 옆에 쓰러져있는 허검사...
허검사...
"우우우... 우아아아악!"
베드로신부는 온몸에서 빛을 발하며 고통에 찬 소리를 질렀다.
순간 이마에 있는 역십자가를 뒤덮은 빛줄기...
수초 후, 베드로신부는 눈을 떴다.
그의 몸에서도 여전히 빛이 넘쳐나고 있었고 그의 안구에서 역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베드로신부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등이 이상할 정도로 아프고 저린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등을 쳐다보았다.
놀라움으로 가득 찬 그의 눈동자에는 그의 어깨의 약 3배가 넘는 백색의 날개가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하여 경악하고 어리둥절해 있을 때, 그의 눈에는 자신을 보며 공포에 질려 벌벌 떠는 사제복을 입은 남자들... 베드로신부는 입을 벌렸다.
"사탄이여, 네가 다시 반란을 일으킨다고 하여금 너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느님께서는 지금 이 모든 상황까지 알고 계시며 앞으로의 모든 상황도 알고 계신다. 그런 분에게 어찌 감히 대항하려하는 것이냐!"
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말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물론 목소리도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굵고 낮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순간 베드로신부는 살짝 떠올랐다.
그의 등의 거대한 날개가 펄럭이며 영의 파동을 일으키고 있던 와중에 베드로신부는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그는 볼 수 있었다.
그의 안광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엄청난 영적 에너지를 일으키며 악령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사내들을 덮치고 있는 장면을...
그 빛은 악령들에게 지배당하는 남자들을 휘감고, 그들은 하나둘씩 힘을 잃고 쓰러지기 시작하였다.
쓰러진 그들의 이마에서는 부정한 기호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그들은 하나둘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베드로신부는...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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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