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여름인가, 느닷없이 앞 오른쪽 목에 세 손가락으로 잡히고도 남을 정도여서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되는 커다란 혹이 생겼다. 그러지 않아도 내가 유일하게 매일 복용하는 고혈압 예방약을 타러 갈 때도 되고 해서 바로 동네 단골의원부터 찾았다.
사실 평소 약을 불신해선지 복용하는 일을 아주 싫어해 거의 거부하지만 ‘나이가 많은 만치 안전을 위해 먹어 두는 것이 좋다.’ 는 의사의 간곡한(?) 권유에 따라 3개월에 한 번씩 간단한 점검을 받으며 고혈압 약을 타오고 있었다.
의사는 신중하게 혹 부위를 점검하드니 좀 심각한 표정이 되어 당장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보라는 권고다.
특히 응급실로 가라는 의사의 단호한 진단 결과에 좀 당혹스런 기분이 되어 즉시 분당의 종합병원에 갔더니 응급실이 만원이다. 마침 접수구 창구 앞 출입구 입구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한 의사를 만나 사연을 말했더니 목을 만져 보고는 이 곳보다 이비인후과로 가라는 권고다.
이날부터 며칠 동안 초단파 검사부터 주사기를 목에 찔러 5센티 크기라는 혹 속의 물질을 뽑아내 배양하는 검사까지 하느라고 삽시간에 50만원에 가까운 진료비가 들었는데 결과는 암은 아니고 물혹이라는 거다.
사실 내 목의 혹은 10년 전 쯤에도 시비를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당시 거제도 일주 잔차여행을 할 때 장승포항의 해녀 집(사진)에서 저녁 겸 피로도 풀 겸 술을 한잔 하다가 우연히 대우조선 진료소에 파견 근무를 하던 두 의사 등 일행 네 명을 만나 합석하는 바람에 2차로 호텔 칵텔 바에서 마가리타까지 마시고는 그 날 밤 두 닥터의 숙소에서 신세를 지고 이튿날 아침까지 함께 했다. 그리고 뭍 쪽으로의 길에 대우조선 정문 앞 진료실 건물 앞으로 통과하다 “틈이 나면 꼭 진료실에 들려 차도 한잔하고 초음파 검사도 좀 받아 보라.‘는 그들의 권고가 생각 나 방문케 되었고 초음 파 검사결과 앞쪽 목, 왼편에 0.2 센티 크기, 그리고 오른 쪽에 1센티 크기의 혹이 있다는 진단이었고 서울에 올라가서는 꼭 큰 병원에 가서 큰 혹은 재점검을 해보라는 권고였다. 이 때도 분당 큰 병원에 가서 암 여부를 점검하느라고 순진하게도 MRI까지 도합 50만원의 진료비를 들이고는 물혹이라는 결과였다. 그런데 그 후 10년이 지난 작년에 그 1 센티 짜리 혹이 갑자기 5센티로 커진 것이다.
이런 전력까지 확인 한 담당의는 ’우선 한 달에 한 번쯤 점검해야한다‘ 고 해서 그 후 두 세 차례나 재진을 받았으나 별난 변화가 없었고 그래서 ‘당장 미관상 안 좋으니 어떻게 하면 좋으냐?‘ 란 내 물음에 미관상의 문제에다 꺼림칙하다면 간단한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는 것.
상식적으로 생각해서도 각종 중요기관이 병목처럼 좁은 공간을 통과하는 목에 메스를 대는 것은 끔직한 일이기에 좀 두고 보자며 유예하고는 점검도 차일피일 하며 첵크도 하지 않고는 반년이 지나고 1년이 다 되어 가고 있을 무렵 어느 날 갑자기 목의 혹이 사라지고 없었다.
결국 두 차례의 값비싼 해프닝을 치른 셈이다.
혹이 절로 없어 진 것은 역시 인체의 자정능력 때문이 아닐까, 란 생각이다.
<>사진 위는, 거제도 일주 잔차여행때 장승포의 한 해녀집에서 합석한 젊은 닥터등과의 좌석.
아래는, 지난 6월말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렸던 손동준 동문의 장남 혼례식장에서.- 옥외 식장이어서 변색랜즈인 안경이 절로 선그래스로 변해있다. 그리고 맨 위의 사진은 니콘 D90 으로 손주 입학때 찍은 거지만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 보니 의외로 이상하게도 얼굴이 굉장히 텡탱 부운 것 처럼 보인다. 체중도 매일 잔차를 타거나 수영을 해선지 결코 늘지 않은 일정한 수준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목에 혹이 있었다면 이런 사진도 감히 찍지 않았을 것이다.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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