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품에 안으면(4)

[월아]

1.

인천에서 영국의 런던이나 프랑스의 파리까지 걸리는 항공 시간은 대략 12시간쯤 걸린다. 미국의 뉴욕까지는 대략 14시간쯤 걸리는데 우리나라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는 최대의 거리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와 지구 반대편에 속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나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한 번에 직항으로 날아갈 수는 없고 반드시 중간에 내려서 연료를 보충해야만 갈 수 있다. 지금 시대의 최첨단 항공기술이 갖는 한계를 가장 정확하고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해야 하겠다.

가령 항공기의 공기저항이나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는 획기적인 항공기술이 개발된다면 어떨까. 지구의 반대편이라고 해도 한두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며 인류에게는 새로운 교류의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아마도 그다지 멀지 않은 시대에 그런 기술의 발전을 우리는 목격하게 되지 않으랴.

내가 우리 집에서 대전이나 서울로 가려면 자동차로 3시간이나 4시간쯤은 족히 걸린다. 그런데 드론이나 소형 항공기술이 발전하면 국내에서도 획기적인 교통의 발전이 일어나서 새로운 소통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2.

교통과 통신 수단이 발전하고 교류와 소통이 원활해질수록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많이 달라질 게 분명하다.

군대를 제대한 후 아들은 일본의 도쿄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 IT 기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회사의 인적 구성을 보면 일본인과 절반쯤 되는 다양한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들이 소속된 팀은 4명으로 일본인 2명과 북유럽의 핀란드, 그리고 한국인으로 팀이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팀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는데 가끔은 혼자서 독자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개발된 시스템은 버그를 잡아내고 현장에 적용하게 된다.

이런 모습은 마치 건설회사에서 특정 지역의 건설이 끝나면 직원들은 모두 다른 현장으로 옮겨서 새로운 건물이나 아파트를 건축하는 것처럼 프로젝트가 독립적이다. 프로그래머들이 몇 달에 걸쳐서 진행했던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시 새로운 프로젝트가 주어지고 하나의 프로젝트를 끝내고 완성시킬 때마다 남다른 성취감을 얻게 되는듯했다.

3.

요즘 국내의 대중가요에서도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MBC 방송국에서 방영한 WSG 워너비의 프로그램이 주는 시사점이 조금 특이했다. 한 가수가 자신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면서 열창을 한다고 해도 개인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그러나 4명이나 되는 좋은 가수들이 모여서 그룹이 된다면 조금 달라진다. 제각각의 개성과 특성을 살려서 조화를 이루게 된다면 음악적인 완성도는 높아질 것이 분명하고 청중들의 반응과 만족도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런 것이 제대로 드러난 공연이 최근에 있었는데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WSG 워너비의 콘서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가수 12명을 선발하고 3팀으로 나누어서 조화를 이룬다면 그런 팀이 열창하는 노래란 당연히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며 청중들의 환호를 받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팀들이 모여서 콘서트를 개최한다면 그런 것이 제대로 힐링이 되는 꿈의 “드림 콘서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4.

앞으로의 시대란 어떤 모습일까. 특정 국가나 출신 지역에 관계없이 더 활발한 교류가 다양하게 일어나고 다국적의 인재들이 만나 팀을 이루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가는 시대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생각된다. 영국의 프로 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리그를 이끌어가기에 언제나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처럼 말이다.

언제나 그렇듯 시대의 흐름에 제대로 순응하고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 흐름에서 이탈되고 밀려나는 순간 낙오되고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니까.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인공지능이나 기계에 맡기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겠다. 혁신적이며 창조적인 업무를 다양한 인재들이 모여서 완성시켜 나갈 때 사람들의 의욕도 높아지고 그런 업무를 진행하면서 개인적인 경험이나 능력도 향상될 것이며 성취감도 높아짐에 틀림이 없다.

월아

[김형규(홍콩)]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