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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아니다. 돼지맘에 쏟아진 격찬에 열 받아 그러는 게 아니다. 설악이 선사한 경관을 제대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느냐는 점에서 아니란 판단이 내려졌기 대문이다. 이런 산행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우리가 즐겼던 행복을 왜곡시킬 여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나로선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물론 돼지맘도 이런 내 마음을 능히 짐작하기에 내 '설거지'를 염두에 두고 그런 식으로 도발했으리라.
모든 건 회사 선배를 우연히 만났기에 가능했다. 새벽 4시부터 들고 뛴 피로감 탓일까? 1275봉에 이르렀을 때 시계는 '9'를 향하고 있었고 햇님의 그림자는 1275봉 아래 쉼터에서 한숨 돌리던 우리를 비켜 멀리 용아장성 쪽에 걸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서너 명이 1275봉에서 내려오는 것이었다. 저런 무뢰배들이 있나. 저 위험한 곳을 어떻게 오르내리나 뭐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고 난 능선 저쪽의 천화대를 훑어볼 요량으로 바위 쪽으로 향했던 것이다.
그런데 일이 되려고 했던지, 바위 서너 걸음 앞에서 날듯이 살포시 내려앉는 회사 선배 얼굴과 거의 부딪힐 뻔했다. 서로 탄성을 내질렀다. "어!" "아!"
인연도 이런 인연이 있나. 약 0.5초만 어느 한 쪽이 앞서거나 했어도 만나지 못했을 터. 수인사를 나누다 내가 그랬다. "아니 어떤 무뢰배들이 저길 올라갔다 내려오나 했어요?" 그런데 이 양반 왈 "맞아 무뢰배 맞지. 그런데 OOO씨, 저기 안 올라가면 후회한다. 꼭 한 번 올라가보라."
"아이고, 위험해 보이는데"
"아니 하나도 안 위험해" 회사에 다닐 때도 목소리 큰 것으로 한몫했던 선배였다. 프로배구연맹 홍보 일을 한다 들었는데 지금도 그 일을 하는지는 묻지 않았다.
여하튼 작별하면서도 부디 올라가라고 손짓을 했고 10m 오르다 어디로 길머리를 잡을지 몰라 헤매자 곧바로 저 아래에서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OOO씨, 그쪽 말고 왼쪽으로!"
아이고, 이건 꼼짝 마라였다.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위험천만한 바위를 붙잡고 올랐다. 정말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그린랜드, 컴불, 사니,멍게와 댕기가 차례로 올랐다.
야 이거였구나.
오르면서 직감할 수 있었다. 모든 게 한 눈에 들어올 것이라는 점을. 5분도 안돼 커다란 바위로 이뤄진 널따란 공간이 나왔다. 그리고 몸을 한 바퀴 돌려 봤다. 정말 내설악과 외설악의 모든 것이 발 아래 있었다. 새벽 6시에 떠나온 마등령을 기준으로 오른쪽, 권금성부터 화채능선, 대청봉까지가 대략 반지름이 됐고 중청부터 그 앞 소청, 귀떼기청봉, 멀리 안산과 미시령, 황철봉이 왼쪽 반지름을 형성했다. 그 안쪽에 오세암 앞의 만경대,용아장성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고 반대편 안쪽에는 천불동 계곡과 비선대, 천화대 등이 훨훨 날 듯이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사니 형은 나한봉 쯤에서 이런 얘기를 했었다. "어느 지점에서 설악의 모든 연봉이 한눈에 끊김 없이 보였는데 그 지점에서 몇 발짝 걷자 바로 그런 장관이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이곳에서 정말 일망무제를 만끽한 것이다. 대청봉보다 낮지만 연봉들의 어깨 높이에서 파노라마 장관을 보여주는 맛은 설악의 여느 곳에서도 누리기 힘든 별미였다.
문제는 널따란 곳으로만 여겨졌던 바위 밑으로는 백길 낭떠러지였던 것. 천화대 쪽으로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고 가슴 졸이게 만들었다.
전날 보았던 만경대의 비경은 하찮은 것이 되고 말았다.
나도 처음이었고 설악만 30번 이상 올랐다는 사니 형, 빠르기론 추종을 불허하는 그린랜드 형 모두 처음이었다.
이제 공룡을 오르는 이들에게 꼭 권할 만한, 아는 척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1275를 올라보라. 그 전에 설악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
이곳 오세암을 몇 번 들러본 그린랜드 형도 만경대가 처음이라고 했다. 속으로 조금 놀랐다.
18일 오전 8시 37분쯤 강변역을 떠나 원통리 송희식당에서 황태정식과 된장국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백담사과 영시암 거쳐 오후 3시쯤 만경대에 올랐다. 회장님은 물론 오솔길도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올라 속으로 우리 산악회가 사람 많이 키웠다 생각했다. 아마도 짧은 여정에 대한 자신감이 발현된 덕이리라.
그동안 여러 차례 소개했지만 만경대는 안온한 조망감이 일품인 곳이다. 오세암에서 바로 올려다보이는 조그만 봉우리인데 마등령에서 뻗어가는 공룡능선의 일부와 용아장성을 좌우로 거느리고 있다. 그리고 용아장성 앞편의 가야동 계곡과 바깥쪽의 수렴동 계곡 일렁임이 한 눈에 들어온다. 1275봉이 여러 봉우리를 발 아래 두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면 만경대는 봉우리들을 올려다보는 맛이 남다르다. 모두들 내설악 깊은 곳에 이런 안온함이 간직돼 있다는 데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모든 것을 아우를 듯 느리고 품 넓은 지리 연봉과 비교해 거칠고 제각각 잘난 설악과 달리 이곳은 그저 놀이공원처럼 기기묘묘하기만 하다.
그린랜드 형이 특히 이곳에 마음을 빼앗긴 듯 보였다. 회장님을 비롯한 여성들은 위험한 바위들을 풀쩍풀쩍 옮겨다니는 멍게나 날 바라보며 부럽다는 건지, 모성애의 발로인지 모를 시선을 보내고.
오세암의 저녁 공양이 5시30분이어서 4시30분쯤 내려왔다. 처사와 보살로 남녀에게 따로 숙소를 배정한 게 눈에 띄었다. 다음날 마등령 오르며 요사채를 들여다보니 부부의 경우는 둘만 누울 수 있는 조그만 방에 들어가게 배려했다. 단체 손님에게만 처사와 보살, 잠자리를 구분하는 모양이었다.
짐을 풀고 간단히 씻고 미역국에 오이지를 얹은 공양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그런고 나니 5시30분도 안돼 있었다.
격론을 벌였다. 준비해온 음식들이 많으니 만경대 다시 올라 소화하기로 했다. 그 전에 처사들은 방문 걸어 잠그고 파와 부추를 썰어 부침가루에 반죽한 다음 프라이팬에 식용유 두른 뒤 한 장을 부쳤다. 공양을 마친 지 얼마 안됐지만 기막히게 맛있었다.
용기 백배한 일행은 랜턴 등을 챙긴 뒤 만경대에 다시 올랐다. 댕기와 멍게가 전을 부치고 나머지는 건너편 바위에 앉아 소주를 마셨다. 플라스틱 소주병 다섯 개가 전재산이었는데 이걸 통제하느라 눈을 부라려야 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젓가락질을 했다. 한시간 쯤 뒤 다른 일행이 올랐는데 우릴 보고는 기가 막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속으로는 욕사발 꽤나 들이켰을 것이다.
30분쯤 머물다 그들도 내려가자 어둠은 설악 연봉에 내려앉고 능선의 아름다운 물결이 점점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다음달에 야생화 좋아하는 중학교 동창네와 부부 동반으로 몽블랑 오른다는 컴불 형이 특별히 마련했다는 '마크 파이브'의 위용이 놀라웠다. 요사채에 하나둘 불이 들어온 오세암은 컴컴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는데 셔터를 누른 뒤 확인해보면 마치 3시간 전에 찍힌 듯 오세암의 모양새가 선명했다. 이럴 수가?
바디만 350만원이라던데 그 효능을 입증했다.
우리는 달이 중청 오른쪽에서 뜰까, 아니면 다른 쪽에서 뜰까 입방아를 찧으면서 달이 뜨기를 기다렸다. 누군가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스타’를 뜻풀이했다. 스스로 타기 때문에 스타라고.
보름 이틀 뒤였다. 하지만 설악이 모든 선물을 한꺼번에 안기지는 않았다.
산자락에 개스가 찼고 하늘에는, 아주 시커먼 정도는 아니지만 달을 가리기에 충분한 구름이 자욱했다. 결국 8시45분쯤 하산을 시작해 9시쯤 오세암 잠자리에 들었다.
술도 그리 많이 들지 않았고 잠도 쉬 오지 않아 처사들은 이바구를 떨었다. 라면을 끓여먹네 어쩌네 하다가 옆방에서 라면 끓이다 적발돼 이런저런 지청구를 듣는 소리가 들였다. 얘기는 사니 형이 주도했는데 또 국립공원관리공단 성토였다.
"예전에는 백담사 앞부터 가야동 계곡을 거쳐 봉정암으로, 다시 천불동으로, 그 좋다는 설악의 3대 계곡을 모두 하루에 뛸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가야동 계곡을 막아버려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산장 주인들이 숙박 손님 잡으려고 그런 짓을 했는데 지금은 공단이 다 인수한 상황인데도 그걸 놔두고 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난 그거 괜찮은 코스네, 청원운동을 해볼까, 그러면 공단이 들어줄까 속으로 헤아려봤다.생각했다.
또 하나, 밤 10시가 가까워오는데도 군대로 얘기하면 취침 나팔이 아주 요란하게 울리더란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절집에선 굉장히 늦은 시각인데 골짜기를 쾅쾅 울릴 만큼 큰 예불 소리를 스피커로 내보냈다. 뭐 그런 얘기를 나누다 설핏 잠이 들었다.
눈이 떠졌다. 누군가 화장실 보러 일어났는데 그 바람이었다. 핸드폰을 켜 시간을 확인했더니 12시26분. 또 시작이다. 술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공기 좋은 산 속에서는 하여튼 일찍 잠이 깬다. 누운 채로 한숨을 툭 내뱉었다.
문을 빼꼼히 열었다. 역시 설악이다. 맑고 찬 기운이 확 끼친다. 몸을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깨보니 2시20분. 이제 어쩌나 많이 망설였다. 숙소는 2층이었는데 어느 방에선가 문을 열고 화장실 향하는 이들의 발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졌다.
문을 밀치니 희미한 달빛이 손을 어루만진다.
일어나느냐 마느냐, 차라리 일어나 음악을 들을까 생각하는데 목탁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시계를 보니 3시. 처음에는 나직히 시작했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변박도 심해지고 아예 서라운드 스피커처럼 소리가 돌아다녔다.
그랬다. 스님이 신도들 깨라고 절집 이곳저곳을 돌며 목탁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곧바로 카운터테너 같은 목소리가 암자에 울려퍼졌다. 약간 떨림이 있는, 중성적인 톤이었는데 묘하게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었다. 15분쯤 이어진 뒤 갑자기 바리톤이 튀어나왔다. 이건 아예 안 일어나면 한대 때릴 것 같은 분위기다.
그 때 컴불 형의 목소리 "지금, 몇 시냐?"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형도 한 숨도 못 잤다고 했다. 목탁 소리가 구원이라고 했다. 나중에 해우한 뒤 본당 앞에서 마주쳤다. 법당 안이 여신도들로 만원이어서 그냥 나왔다고, 이왕 떠날 거 빨리 가자고 했다.
그대로 방으로 돌아가 다른 분들 깨우고 행장을 꾸리기 시작했다. 전날 조계종 미디어위원회의 영향력으로 과일과 염주를 선물로 받아들었다. 그리고 공양을 나눴던 곳에서 처사님에게 여쭸더니 11명 모두 공룡으로 향하는지 알고 주먹밥 22개를 건넸다. 모른 척하고 다 집어넣고 출발.
헤드랜턴 쓸 필요도 없었다. 날이 밝아 마등령 오르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처음에는 오롯한 길이 갈수록 험해지고 거칠어졌다. 하지만 20여년 전 아내와 기다시피 하며 올랐던 그 된비알은 아니었다. 길도 많이 정비됐고.
40분쯤 올랐을까. 뒤돌아보니 만경대가 어느새 발 아래 있었고 안산 옆쪽이 눈 높이로 다가왔다. 한숨 돌리고 있는데 뒤따르던 멍게가 못 본 척하고 내처 올랐다. 해돋이를 보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는줄 알았으면 내처 따랐을 것이다. 그런데 방심했다. 마등령을 500m쯤 남겨두고서야 해돋이가 멀지 않았음을 깨닫고 힘을 내봤지만 이미 늦어 있었다.
서둘러 올랐더니 속초 영랑호 근처에서 태양이 10cm쯤 올라 있었다. 멍게도 태양이 바다를 박차고 나오는 순간을 보지는 못했다고 했고 사진을 봐도 그런 것 같은데 모를 일이다. 혼자만 보고 사진도 감춰 놓고 있지 않은지.
시계를 보니 5시30분이었다. 절에서 준 주먹밥에 댕기 엄마가 싸주신 김치를 얹어 먹으니 그야말로 천상의 만찬이다. 마등령에서 불끈 솟아오른 해와 바다를 조망하며 먹는데 어디서 달려왔는지 파리떼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렇게 6시가 조금 못돼 마등령을 떠나 너덜경을 지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올랐던-컴불과 사니,그린랜드,산바람 형이 비박하고 그냥 형과 멍게, 내가 살짝 조우했던 어느 해 10월 23일-때와 비교해보니 길이 정말 얌전해졌다. 처음 15년 전에 공룡능선을 일주했을 때 곳곳에서 정체가 일어났는데 이제 그런 정체는 찾을 수 없었다.
큰 바위와 평평한 바위로 길은 편안해졌는데 그게 진보인지에 대해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다. 나한봉 내려와 미끄러운 코스에서도 예전처럼 쭉쭉 미끄러지는 이들을 보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우회로로 돌려 안온해졌다.
그리고 그린랜드 형과 멍게, 나, 이렇게 셋이만 조망했던 곳이 있다. 1275봉에서 사진 찍느라 늦었던 컴불과 사니 형이 간발의 차로 우리와 스치면서 놓친 장관이다. 1275봉에서 10분쯤 내려왔을 때 커다란 바위 아래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었다. 워낙 미끄러운 길이라 거기에 집중한 이들은 왼쪽으로 붙지 못하는데 바위 왼쪽으로 열 걸음 정도 옮기니 한 명이 겨우 서 있을 만한 바위가 7m 정도 이어졌다. 이곳의 조망 또한 괜찮았다. 천화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웠고 여러 연봉들이 사이 좋게 어깨동무를 한 듯했다. 아줌마들의 자지러질 듯한 기성만 아니었다면 천상의 정원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그냥 지나친 이들은 바위 밑둥이가 워낙 높아 저 안쪽에 이런 비경을 품은 곳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으리라.
나한봉에서 희운각 대피소까지는 그저그런 이야기였고 12시쯤 희운각을 출발해 3시쯤 비선대에 닿기까지 역시 가물이 너무 심해 시원한 폭포와 물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것만 빼놓고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이미 희운각을 떠나면서 멍게는 차를 가져온다는 사명을 안고 앞서 내달리기 시작했고 세 무더기로 나뉜 여섯 명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비선대에 이르렀다. 금강굴 근처 적벽을 행오버하는 바위꾼들을 올려다보며 맥주 6병과 막걸리 두 병을 순식간에 들이켜고 3시35분쯤 일어났더니 4시에 어렵지 않게 설악파크 호텔 앞 주차장에 이르렀다. 멍게 손에는 돼지맘이 건넸다는 캔맥주가 들려 있었다.
약속대로 척산온천 원탕(그린랜드 형은 4000원밖에 안하는 이곳이 산행의 피로를 씻는 데 맞춤이며 속초 시민들은 이곳이 진짜 온천수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에 50분 정도 몸을 담갔다가 '봉포 머구리'로 향했다.
설악의 정기를 한껏 받은 컴불 형이 엄청 많이 시킨 물회와 문어 숙회로 배를 '쾅쾅' 채우고 7시30분쯤 서울로 떠났다. 미시령 터널로 접어들기 전 바라본 설악의 연봉은 아늑하기만 했고 설핏 잠이 들었다.
그렇게 설악 언저리에 든 달콤한 꿈에서 깨어난 것은 월요일 정시 출근하고서도 오후가 한참 지나서였다.
긴 글 애써 읽어주신 분들에게 서비스. 가을에 용아장성 함께 오르길 기대하면서. http://cafe.daum.net/BikeMate/URo4/171?docid=1FoMX|URo4|171|20090603073452&q=%BF%A1%B5%A8%B9%D9%C0%CC%BD%BA%20%C7%D1%B1%B9%C0%CC%B8%A7
첫댓글 돼지엄마의 배꼽잡는 산행기도 알대장의 정갈한 산행기도 다 우리 산악회의 자랑거리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다투는 아이들 말려놓고 '둘다 착해요,' 하는 것 같다. 기분도 그런데 낮술 어때?
나는 알 너하고 다툴 생각 전혀 없다...`맥주 6병,막걸리 2병' 이 대목에서 완전 백기 들었다...졌다...글고 멍게 혼자 일출 보고 사진 숨겨놓았을지 모른다는 니 생각에 완전 공감한다...녀석 하는 짓으로 봐선 그런 짓 하고도 남는다...같이 가다가 갑자기 횡하니 앞서 가길래 떵마려운가 보다 했지 혼자 일출보러 가는건줄 꿈에도 짐작 못 했다...알려줬어도 따라잡지야 못했겠지마는 그래도 기는 써봤을거 아녀...유감 천만이다...새벽에 들은 여성적인 염불소리 정말 마음을 끌었다는거 나도 공감함... 어떻게 생긴 스님인지 법당으로 들어가 한 번 보고 싶은 충동을 꾹 눌러 참았음...
쓰니라 수고혔다. 재미있게 잘 읽었어. 근데 오세암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아예 취급을 안하는구나..설악을 다시 가야하나~~ㅠ 확실해진 건 세상에는 두 부류가 있는데, 공룡 탄 사람과 안 탄 사람, 이렇게 나뉘네...나는 그냥 후자로 있어야겄다...
형님이 쓰시죠. 공룡 탄 사람 중에도 1275봉 오른 이와 오르지 않은 이로 갈리죠.ㅋ
공룡 탄 사람 중에도 공룡 탔는지 안 탔는지 기억 못하는 이와 기억하는 이로 나뉘기도 합니다...ㅎㅎ
나두 낮술 한잔에 찬성!! 근데 너무 머네...ㅠㅠ
마음으로 너와 함께 건배! 내 마음이 들리니?
그러니까 이번 설악산행은 굳이 분별을 하자면....천길, 이 아니고, 백길 낭떠러지 위에 있는 1275봉을 오른 '무뢰배' 님들과, 안전한 산길만을 고집한 '선량한 산꾼'들로 나뉘어야 하는 거로군요....ㅋㅋ 산행기 친히 쓰실 줄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들머리 백담사행 버스에서 회장마마와 나란히 앉아 이런 예견을 했었지요, 아마도...^^), 왜 이리 늦나 했쓰요. ㅎ~
충분히 음미할 시간을 드린 것.
니 산행기 올라온거 보고 일단 음흉한 웃음을 한 번 날리고...첫마디가 돼지엄마 운운이어서 소리내서 좀 웃고...읽다 말고 우선 댓글부터 쓴다...니가 내글에 댓글을 안 달길래 이 자슥이 좀 있다 산행기 다시 써서 올리겠군 했었거든...ㅎㅎ...나는 우선 내 신통력에 스스로 감탄하고 있다...이제 정성들여 읽어볼라고...병선이...열받겠지마는 너는 내 손바닥 안이다...ㅋㅋㅋ
병선아...한 수 배운다...내 글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 확실히 알겄네...어디 글 뿐이겠는가...글이 곧 사람이라는데 내가 세상을 보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가도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글이야...아무래도 나는 자폐증세가 약간은 있는 듯...세상을 좀 보라는 니 충고로 아프게 듣는다...고쳐질랑가는 잘 모르겠으나...ㅠㅠ...
뭐 그렇게까지야. 낮술 먹는 데 성공했다. 반 병으로 자제. 행복하다.
기록정신이 투철한 알의 산행기는 역시 명품이야.다시한번 공룡에 취할 수 있어 좋다.쓰느라 고생했다.가을에 좋은 날 잡아서 비박으로 함 가자.
마치 단편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이랄까...누구나 내가 직접 다녀왔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생동감...자연으로서의 공룡능선 그 이상의 사람 내음이 나네...그리고 한동안 북적대지 않았던 이곳 사이트에 수많은 얘깃거리를 던진 공룡능선... 라일락 꽃 부터 무뢰배님들의 이야기 까지...20년전부터 오늘까지의 얘기...
ㅎㅎ마포나루 말대로 카페가 북적대니까 좋구나.모두들 좋은 하루 되세요요요요~
공룡 가는 거 바람은 내가 잡았는데, 정작 동참을 하지 못하니 지금까지도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송희식당도 내가 추천했고, 만경대도 내가 꼭 올라보라고 권했는데. 쩝. 1275봉 못 올라본 것도 아쉽고. 조계종 미디어위원이 가지도 않았는데 과일과 염주는 왜 주는 걸까요? 쳇. 허전한 마음을 애써 달래고 이제 겨우 잊을 만하니 알 대장의 뒤늦은 산행기가 또 가슴을 후벼파네요. 그런데 오세암 템플스테이에 희용 거사의 해설이 빠져 혹시 섭섭하지는 않으셨는지요?
이번 산행은 형 가셨을 때보다 날씨도 훨씬 더 환상적이었던 거 같어요, 형 더 약오르시구로...ㅎ~ 다음 봉정암 템플 스테이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형의 해박하고 맛깔스런 해설까지 곁들여서요....^^
형 빈 자리가 너무 컸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