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좋습니다. 아주 잘했습니다. 잘했고요,
잘했는데..
지휘자 모습 좀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도무지 카메라가 지휘자를 잡아주지를 않는군요..TT
김형철 집사님 아주 수고 하셨습니다. 앞으로는 이상구 형제에게 카메라 앵글 잡는법 약간 배워서 찍으시길. 이런 말 했다고 기분 나쁘면 씨애틀로 와서 따지시기 바랍니다. ㅋㅋ
박종복 지휘자의 학구적이고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레파토와를 흰돌찬양대의 섬세한 보이스로 매끄럽게 처리하셨습니다. 정말 듣기 좋았습니다. 도대체 흰돌 성가대의 한계는 어디일까요?
이제 성탄연주를 향해 달려갈 일만 남았군요. 더욱더 매진 하셔서 흰돌교회의 첫 메시야 연주를 그야말로 은혜스럽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학교에 다닌지 이제 2주일이 되었습니다. 아침 5시50분에 일어나서 6시반에 집에서 나갑니다. 월화수목금에 학교에 갑니다. 교통편은 버스. 그런데 이 버스는 유덥(University of Washington을 이곳에서는 그냥 유덥이라고 부르네요)가는 학생들만 거의 타니까 스쿨버스인 셈입니다. 학교 쉬는 날은 버스도 안다니거든요.
지후엄마는 덩달아 아침일찍 도시락 싸주느라 잠을 설칩니다. 도시락은 샌드위치 두쪽. 책가방은 외삼촌이 준 노트북 가방인데 한가운데에 원래 노트북을 넣게 되어 있습니다만 그곳에 도시락을 넣고 가장자리에 책들을 넣습니다. 그러니까 하찮은 책들로 중요한 도시락을 철저하게 호위하는 형태입니다.
여기는 학기제가 아니라 쿼터제이기 때문에 이번 가을 쿼터는 12월 초에 끝나고 1월 10일경에 겨울 쿼터가 다시 시작됩니다. 첫 쿼터에는 눈치보면서 다니려고 수업을 많이 듣지는 않습니다. 합창수업 두개 지휘실기 전공 한개를 듣습니다.
아직 낯설어서(제가 원래 수줍음을 많이 타는것 잘 아시죠?) 점심을 어디서 먹나 고민했었는데 학생들 무지무지 많이 다니는 곳에 한 여학생이 대(大)자로 뻗어서 자는것을 보고 많은 위로와 힘을 얻어서 이제는 저도 많이 뻔뻔해 졌습니다. 빨리 먹으면 배고플까봐 한입 먹고 먼산 한번씩 보곤 합니다.
학교를 대표하는 체임버 싱어즈에 오디션을 봐서 당당히 입단하였습니다. 나중에 들었더니 오디션 보는 애들은 대부분 다 합격한다고 하더군요.. 쩝..
남자 16명중에 제 키가 딱 중간쯤 됩니다. 여자들 중에도 저보다 큰 애들이 서너명 있습니다. 제 몸무게의 두배쯤 나가보이는 여자도 있습니다. 하여간 다양한 인종들이 우굴거립니다.
첫 지휘 실기시간에 앞에 나가서 지휘하는데 조금 떨렸습니다. 일단 영어가 유창하지 않으니 불편하기도 했고요. 나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웃기고 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 한국에서 온 밥킴인데 영어 잘 못하니 이해해 달라. 근데 유능한 지휘자일수록 더 잘 알아들을 것이다" 이랬더니 난리가 났습니다.
"Ok! I fully understood!!" "Never mind, Your English is pretty good!!" "You look native speaker!!"
한국하고 다른 점 - 저는 이것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 은 선생이나 학생이나 참으로 가족같다는 것입니다. 학생이 고맙다고 선생 등 두드려 주기도 합니다. 서로가 한 배를 탔다는 동지애가 가득한 분위기 입니다.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엔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내일 디지털 카메라들 다시 하나 사려고 합니다. 학교 풍경, 집 풍경 찍는 대로 올려드리겠습니다.
참 저희집은 이사를 했습니다. 예전에 살던곳에서 15분쯤 떨어진 곳입니다. 지후도 전학을 했는데 아주 잘 다니고 있습니다. 요즘엔 거의 영어반 한국말 반입니다.
집에 작은 정원이 있는데 지후엄마가 잡초 정리를 하는것을 보고 사강이는 항상 "엄마 잡채 뽑아.."라고 말합니다. 갑자기 잡채가 먹고 싶어집니다. 사강이 비주도 모두 잘 있습니다.
참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나중에 하게 되는군요. 지난 주에 박영민 목사님께서 흰돌교회 설교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 목사님은 이곳 씨애틀에서 저와 같은 아파트에 계셨습니다. 제가 성경공부도 배웠고요. 참으로 은혜스럽고 열정이 있으신 목사님이십니다. 또한 사모님에게 입은 은혜도 이루말할 수 없이 큽니다. 여러분께도 귀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곳 평안 장로교회에서 제가 섬기는 목사님들은 모두 흰돌교회에서 설교를 하셨군요. 소은일 목사님 김제건 목사님 박영민 목사님(박목사님은 이름이 하도 많아서 이제는 본명이 무엇인지 저도 잊어버렸습니다. 그 내막 여러분도 모두 들으셨죠^^) 하여간 저로서는 개인적으로 참으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배려해주신 고익종 목사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빡빡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예전처럼 자주 글을 올리기가 힘듭니다. 사실 이렇게 글 쓰는것도 미루다 미루다 쓰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바쁘니까 잡생각도 안나고 좋습니다. 요즘은 9시반쯤 정리하고 10시에 잡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일찍 자는것은 아마도 제가 기억 안나는 신생아때 빼고는 전무후무한 일일 것입니다. 지금이 11시 반이니 오늘은 정말 무리하는 겁니다.(어제 날짜로 집에 다시 인터넷 개통한 기념입니다.)
캐나다의 강순식,김명자 집사님께도 개인적으로 그간의 상황 보고드려야 하는데 이곳 게시판에 쓴 글로 대신 합니다.
여러분 모두 평안하시고 늘 승리하십시오.
PS) 저희 집 주소가 바뀌었습니다. 그냥 참고로 적어놓겠습니다. 전화번호는 그대로 입니다.
첫댓글 기도하는 어머니의 아들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나님 믿는 우리에겐 기도가 제일이라니까요... 다시한번 입학 축하드리구요, 평안과 건강이 넘치는 가족되시길 바랍니다. 샬롬.
오랜만이군요. 나도이제 컴맹탈출했다오-서툴지만. 밥은 내가 모르는 것들을하니깐 생소하기도하고, 부럽기도하고 뭐라고 말하는게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암튼 새로운생활에 잘융화되는듯하니 감사하고 건강한생활되기 바란다.
선생님 항상 건강하시구 바쁘시더라고 자주자주 소식 전해주세요..^^ 꾸박~
글에서 이제는 미국사람 느낌이 물씬 납니다. 이제야 정상적인(?) 생활패턴을 가지시는군요.^^ 가족이 최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