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올해는 무슨 분위기인지 교사들이 나서서 매년 가는 학교 소풍을 가지 말자고 한다.
아마 작년에 소풍 건으로 교사들 간에 좀 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문제인 듯하다.
물이 귀한 곳, 또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이라 소풍이나 나들이는 애나 어른이나 물이 있는 곳이 최고의 장소이고 암묵이라서 멀어도 물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게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3-5살의 유아유, 유치부까지 차를 타고 거의 4시간 거리인 물가에 데리고 가기에 부담이 되고 위험도 있던 터라 그 아이들을 빼고 간 소풍이라 교사들 간에 다툼이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그 사정을 알고 자기 아이들을 소풍에 안 보낼 줄은 알지만 그 3개 반을 임시 휴일로 선언하기엔 엄마들에게 미안해서 그 아이들을 학교에 오게 해서 교사 하나가 관리하며 놀다가 가도록 했는데 성깔 있는 한 교사가 반발해서 문제가 됐던 일이 있었는데 그 휴유증 같다.
유치부 교사라고 다른 선생님들이 가는 소풍에 같이 못 가고 자기에게는 휴일도 안 주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야 한다고 ...
유아부 꼬맹이를 가르치느라 힘든다고 다른 교사들보다 매일 한 시간 반 일찍 퇴근하도록 조치를 했었는데 그런 배려는 잊어버리고 그 하루 때문에 불만을 품고 다른 교사와 다투었던 교사였다.
또 작년에 두 주간 기간을 주면서 근무 계약 연장서를 쓰도록 했는데 그것도 거부하고 버티다가 결국은 기한을 넘겨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는데 논리상으로는 유아, 유치부를 데리고 그 먼 거리에 소풍 가는 것이 불가능한 줄 알지만 남들 가는 소풍날 학교에 혼자 남아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야 하는 일이 그렇게 서운했던 모양이다.
그 휴유증으로 올해는 소풍을 취소하자고 한 줄 알고 있었는데 하루는 교감이 와서 이야기한다.
교사들만이라도 하루 소풍을 가는 것이 어떻냐고...
학교 소풍을 취소하자더니 이젠 교사들 소풍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먼저 이야기와 무슨 연결고리가 있어 보인다.
교사들 대신 혼자서 총대를 매고 온 것 같다.
그래서 교사들만 간다면 장소, 날짜만 정하면 쉽게 가지 않겠냐고 했더니 멀리 갈 필요는 없고 리조트에 가고 싶다고 한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내 안에 있는 리조트를 벌써 알아본 모양이다.
수고한 자기들을 리조트에 데려가서 하루 쉬게 해 달라는 소리를 아이들 소풍을 취소하자는 이야기로 애둘러서 시작한 것이다.
학교 소풍만 아니라 교사들 리조트 비용 지출 부담 때문에 내가 둘 다 허용치 않는다는 생각에서인지 선수를 친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지난 달 26일이 공휴일인데 그날에 가면 되겠다고 했더니 그날은 각자 집안 행사로 안 되고 이날도, 저 날도 안 되고 어려우니 결국 학교를 하루 휴교하고 가면 어떠냐고 한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2월 초순에 나왔던 이야기다)
여기는 전현직 수상이나 주지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 전국, 또는 그 주의 모든 학교가 그다음 날 바로 휴일이다.
테러 같은 특별한 일이 일어나도 학교가 우선 휴학이다.
예전에 유명한 산적이 여기의 전설인 영화배우를 납치했을 때도 지역마다 청년들이 도로마다 타이어를 태우며 차량을 막고 문을 연 가계마다 돌을 던지며 난리를 치는 바람에 학교 휴일 정도가 아니라 모든 직장, 모든 가계도 몇 일간 문 닫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 사건 때문에 발생할 항의 폭동 등 뒤따를 2차 사건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정해진 휴일 외에 갑자기 특별하거나 위급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학교에 휴일을 선포한다.
수업 중에도 그런 분들이 돌아가셨다는 뉴스, 또 큰 사건이 터지면 학부모들은 휴교를 예상하고 바로 학교로 달려가서 수업중인 아이들을 데리고 간다.
그 뉴스 하나로 아이들을 데려가고 또 학교는 아이들이 빨리 돌아가도록 허용한다.
그때 학교로 급히 몰려드는 개인 차량이나 오토바이, 릭샤 때문에 갑자기 도로가 복잡해지는데 그것 자체가 또 혼란이다.
여기는 납치 사건도 빈번하기 때문이고 아이들 보호차원에서 만든 지침 같다.
언젠가 옆의 어느 학교는 하루 휴교를 했는데 그 이유가 이색적이다, 교장의 생일이라고...
더운 나라다 보니 빨리 체력이 떨어지고 쉽게 감염되고 쉽게 아프고 피곤하고.... 아이들은 놀고 싶고...
그 배경에서 아이들에게 선심을 쓴 것이다.
또 종교성이 많다 보니 종교 축제나 휴일이 많아 어떻게 하면 휴일을 더 만들어 쉴까 하는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휴일을 하고 싶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기다린다는 느낌도 들 때가 있다.
때론 우리가 한국의 명절이나 휴일을 언급하면 그날도 같이 쉬자고 해서 그 후로는 한국 명절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한다.
그런 일도 아닌데 자기들 물놀이 가자고 학교를 휴교하자고?
자기네 아이들은 다 커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대부분 엄마들은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는 일을 하는데...
일하는 중에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아이들을 데려가라고 꼬맹이 반들은 그 시간에 하교를 시키는데...
전교생, 특히 엄마 없는 아이들을 종일 집에 두게 하고는 교사들만 물놀이 간다?
당위성도 없고 주변에 핑계나 변명할 거리도 없다.
복지 차원이고 필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다른 휴일날 가든지 해야지 정규 수업일에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교사 얼굴에 잠시 웃음을 주자고 아이들을 희생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우선이지 교사들이 먼저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이 일한 지 거의 20년이 되었는데도 아직도 차별화, 교사의 특권 등이 이런 데서 툭툭 튀어나온다,
염치가 없다.
(동영상은 실로암 월요 채플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