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선수 : 600타수 192안타 / 타율 .320
B선수 : 400타수 123안타 / 타율 .308
여러분은 3할2푼을 치는 A선수와 .308에 그친 B선수 중 누가 더 좋은 타자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A라고요? 그러면 이런 조건이라면 어떨까요
A : 2루타 14개 / 홈런 01개 / 볼넷 44개 / 출루율 .368 장타율 .358 OPS .726
B : 2루타 31개 / 홈런 24개 / 볼넷 69개 / 출루율 .410 장타율 .565 OPS .975
너무 극단적인 예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 사례입니다.
A는 2016이대형 B는 2016에반스의 기록이죠.
작년 기준 이대형과 에반스.
과연 누가 더 좋은 타자일까요?
물론 이대형이 도루를 37개나 기록했으니 주루 능력은 더 좋을겁니다. 외야수로서 수비 범위도 좋고요.
그러나 볼넷+2루타 차이를 더하면 42개고 이대형이 실패한 도루도 있으며 홈런이 23개 차이입니다.
결국 타자로서의 능력을 보면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아주 큰 차이로) 에반스가 더 생산성 높은 타자였죠.
사람들은 타율 1위를 <타격왕> 혹은 <수위타자>라고 부릅니다.
정말 타율 1위를 기록한 사람은 (단순 타율왕이 아니라) '타격의 왕' 일까요?
글쎄요, 통계와 스탯이 부실했던 80년대 야구에서는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러면 안 됩니다.
타자가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서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팀이 득점하도록 돕기 위해서>
타율은 타자가 쳐낸 안타의 비율을 보여줄 뿐
볼넷은 계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장타의 가치도 전혀 고려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타율만 보면 이대형이 에반스보다 나은 타자처럼 보이죠.
모든 타자들이 그저 똑딱이형 쌕쌕이에 일부 타자만 장타를 노리던 원년시절 야구라면 모를까
슬러거가 늘고 선구안과 밸런스 훌륭한 (ex.양준혁 김태균 등) 타자의 가치 역시 재조명되며
타자마다 서로 얻어내는 장타와 볼넷의 편차가 큰 이 시대에서는
<타율>이 갖는 가치가 사실 생각만큼 높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타율보다는 출루율과 장타율이 팀 득점과 더 밀접하며
출루율, 장타율 각각을 보는 것 보다는 OPS가 훨씬 더 팀 득점과 상관관계가 높지요.
모든 팬들이 BR이나 RC, XR같은 공식을 외우고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저도 잘 모릅니다)
직관적이지 않은 OPS를 무조건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수도 없죠 (저도 .323 .279같은 숫자가 더 익숙하거든요)
하지만 적어도, 타율이 그럭저럭 좋아 보이지만 선구안 없고 장타력은 약한 타자가 있다면
그 타자를 AVG만으로 과대평가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3할 타자가 넘쳐나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시대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봅시다
나는 지갑에 동전이 10개 있고, 내 친구는 동전이 15개 있습니다.
그럼 누가 더 부자일까요? 내 친구요?
아닙니다. 모릅니다. 꺼내 봐야 압니다.
왜냐고요?
내 동전이 전부 500원짜리면 나는 5천원이고
친구 동전이 전부 10원짜리면 그 녀석은 150원이거든요
10원짜리, 50원짜리, 100원짜리, 500원자리가 어떻게 섞여있는지를 봐야죠
야구에서의 득점도 그렇습니다.
그냥 안타만 보면 안 됩니다.
볼넷으로는 얼마나 나갔는지, 2루타나 홈런 혹은 3루타는 얼마나 되는지를 봐야죠
그래야 이 타자의 <출루>와 <장타>가 종합적으로 팀 득점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높은 타율을 기록하는 선수가 출루율이나 장타율이 함께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죠
타율은 .290언저리를 기록하지만 출루와 장타가 .330정도인 타자도 있고
타율이 높아보이지 않지만 많은 볼넷과 장타를 얻는 타자도 있습니다
타자는 그 기준으로 판단해야 됩니다.
1년 500타석을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3할타자와 2할7푼 타자의 차이는 고작 안타 15개 차이에 불과합니다. (500타수 150안타 vs 500타수 135안타)
실제로 타율 .285의 우리팀 외야수가 현재 WAR -0.33을 기록 중입니다 왜냐하면, 그 선수의 OPS가 .636이거든요,
OPS .636은 투고타저 시절이던 2007년 시즌 한상훈(.664)보다 낮은 기록입니다.
볼넷과 장타를 꼼꼼하게 들여다 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타율만 보고 출루와 장타생산능력 낮은 타자를 쓰는 것은
10원짜리 동전만 가득 채운 지갑을 들고 나가는 것과 똑같으니까요.
첫댓글 Ops를 먼저보게 되더라구요 예전엔 오로지 타율이었는데 야구를 알아갈수록 더욱 그러네요
힐만 감독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표는 OPS(출루율+장타율)다. 승리와 직결되는 숫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야구는 결국 점수를 내야만 이길 수 있다. 많이 나가서(출루) 많이 불러들여야 한다. 불러들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2루타와 홈런(장타)이다. 그렇기 때문에 타율보다는 OPS에 포커스를 둔다. 선수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팀의 시즌성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단일요소는 팀의 득실차.
팀의 득점은 타자의 공격에 의해 이루어지고, 이러한 팀의 득점 생산력에 가장 유리한 지표가 장타율.
이미 통계적으로 증명이 된 사항들이죠. 출루율도 물론 중요하고요. 일단 출루가 많이 이루어져야 그 출루된 주자들을 장타로 쓸어담을테니 말이죠.
타율은 비록 직관성에서 우수하지만, 그 직관성이란건 눈에 오랫동안 익어왔다는것 뿐 지속적으로 OPS를 노출시켜 준다면 결국 타율이 타자의 기준이 되던 시점은 좀더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 OPS와 같은 수치로 가겠죠.
이대형 이 192안타나 첬나요? 생각보다 굉장히 잘했네요
누가 더 좋은 타자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유형이 아예 다른 타자라고 생각이 되네요. 타격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에반스가 더 낫다는것에는 부정할수 없구요.
유형이 어떠하든 간에, 타자의 목적은 <팀 득점에 공헌하는 것>이니까 공헌을 더 많이 했으면 좋은 타자고, 그 공헌도가 낮으면 덜 좋은 타자겠지요. 우투수냐 좌투수냐, 사이드냐 정통파냐보다는 <누가 더 잘 던지냐>가 중요한 것 처럼 말입니다.
@1번선발 발빠른 외야수와 거포형 1루수/지명타자를 주로 보는 선수를 비교하셨는데 우투수냐 좌투수냐, 사이드나 정통파냐의 예와의 비교는 좀 적절치 않은거 같네요. 팀 사정에 따라 발빠른 외야수가 더 급할수도 있고 한방이 있는 거포가 더 필요할수도 있는건데 1번부터 9번까지 전부 거포형으로 채우는 경우는 드문 일이니까요. 이대형이라는 선수는 상황에 따라 작전을 수행하고 타격도 하고 넓은 수비도 책임지고 도루도 수행하는 어떻게 보면 가장 머리를 써야하는 타자라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단순히 타격 하나만으로 OPS가 좋으니까 에반스가 더 좋은 타자라고 말하는건 아닌거 같습니다.
@마리에빠지다 모든 타자를 거포로 채우지 않듯, 모든 타자를 쌕쌕이로 채우지도 않겠지요. 그리고 머리를 쓰든 무엇을 쓰든, 16에반스가 16이대형보다 득점 공헌도 높습니다. 그러므로 더 좋은 타자(치는 사람) 맞습니다.
다만, 누가 더 좋은 <야수>냐, 혹은 누가 더 필요하냐라면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겠죠. 수비와 주루를 감안한 스탯도 있으니까요.
@1번선발 네 저도 타격만 보면 에반스가 더 낫다고 생각 했습니다. 근데 비교 대상이 안맞다고 생각했을 뿐이죠.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를 비교할수는 없잖아요. 하고 있는 역할 자체가 다른데 말이죠.
좋은글입니다. 야구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동전에서 느낌이 팍 오네요
전 출루율을 가장 좋은 지표로 생각합니다. 4볼이던 에러든 어쨋든 살아나가서 찬스를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7년 기아 이현곤 <지금 NC 코치 하고 있는> 타격왕 하고 최다안타왕 먹었을 겁니다 그런데 타점이 48 타점 이었고 커리어 하이 찍었다는 해 이지만 아무 감흥이 없었죠 -- 최다 안타 타격왕 먹었어도 승패가 이미 기운 경기 3안타 반면 박빙의 승부처에서 역전 찬스에서 범타 - 그랬다고 합니다 /// 암튼 좋은 타자인지 그저 그런 타자 인지 -- 득점 찬스에서 득점권 타율을 보게 되더군요
저는 이대형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주자로서 투수를 괴롭히는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투수가 온전히 타자와 승부하는 것과 아닌 경우는 완전히 다르다고 봅니다. 발이 빠른 주자는 투포수를 비롯하여 내야 수비 전체를 흔드니까요. 저는 홈런으로 분위기를 뻈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더울때에는 수비에게 발빠른 주자가 훨씬 신경 쓰인다고 봅니다. 진짜 더 덥게 만들고 체력도 갉아먹는 것이 빠른 주자니까요. 저도 둘을 비교하는 것은 야구관의 차이일뿐 우위는 없다고 봅니다. 둘다 한 팀으로 데려오고 싶은 타자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