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 만나면 지미 라이·수감 목사 문제 거론할 것”
남창희
2026년 05월 12일 오전 5: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5월 11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의원들과 의료 전문가들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들과 발언하고 있다. | Kevin Dietsch/Getty Images
작년 10월 한국서 習과 회동 때도 지미 라이 문제 언급
中 지하교회 목사 에즈라 진 사건도 직접 제기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경우 홍콩 민주화 인사 지미 라이와 중국 내 수감 중인 목사 에즈라 진의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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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 사람 모두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 언론재벌 출신 민주화 인사인 지미 라이에 대해 “지미 라이는 중국에 많은 혼란을 일으켰지만 옳은 일을 하려 했다”며 “결국 성공하지 못했고 감옥에 갔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석방을 원하고 있으며, 나 역시 그가 풀려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일 보수 성향 온라인 방송 ‘세일럼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도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그 문제(지미 라이 석방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마련된 시진핑과의 회담 당시 라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가 그 이야기를 꺼냈다”며 “시진핑과 지미 라이 사이에 어느 정도 감정의 앙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비판으로 잘 알려진 지미 라이는 현재 홍콩에서 5년 넘게 수감 중이다. 그는 2020년 6월 베이징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체포된 대표적 민주화 인사 가운데 한 명이다. 당시 홍콩에서는 수개월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었다.
홍콩의 민주주의 성향 매체였던 빈과일보(애플데일리) 창립자인 라이는 2025년 12월 국가보안법상 ‘외세 결탁 공모’ 혐의 두 건과 식민지 시절 제정된 선동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빈과일보 역시 폐간됐다.
지미 라이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홍콩 고등법원은 올해 2월 라이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1997년 영국의 홍콩 반환 당시 약속됐던 ‘일국양제(一國兩制)’ 체제 아래의 자유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다시 제기됐다.
반면 홍콩과 중국 당국은 이러한 비판을 중국 내정 간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지난 1일 성명을 통해 라이가 언론 활동을 이용해 국가에 해를 끼쳤다고 주장하며 유죄 판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최대 규모의 지하 가정교회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시온교회(Zion Church)’의 에즈라 진 목사에 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름다운 딸과 사위를 둔 한 목사도 석방되길 바라고 있다”며 “그의 이름 역시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목사는 지난해 10월 10일 중국 광시성 베이하이 자택에서 체포됐다. 중국 당국은 그에게 ‘정보 네트워크 불법 사용’ 혐의를 적용했으며,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의 체포는 베이징과 최소 5개 성의 교회 지도자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단속의 일환이었다.
중국의 가정교회는 중국 공산당이 규정한 종교 체계 밖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당국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 당국은 지난 10여 년간 독립 종교단체에 대한 통제를 크게 강화해 왔다.
국제 인권단체와 종교 자유 옹호 단체들은 중국 당국이 교회 폐쇄, 성경 압수, 신도 감시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이 단체들에 따르면, 이는 종교 활동을 중국 공산당의 정치 이념과 통제 체계에 더욱 밀착시키려는 이른바 ‘종교 중국화(中國化)’ 정책의 일환이다.
중국 국가종교사무국은 2017년 발표한 지침에서 교회가 공산당 지도 체제를 지지해야 한다고 명시하며 종교 중국화 정책을 공식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