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상상마당의 두 번째 음악영화제 :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
_ 고고70의 전설, 데블스 리싸이틀
상상마당에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고 있는 음악 영화제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
문샤이너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영화 <고고70>과 연계한 특별 공연이 열렸습니다.
입장하고 보니 의자들이 마련되어 있었고, 공연은 시팅으로 진행되었어요.
1. 검정치마
처음으로 무대에 등장한 것은 홍대 인근에 거센 치맛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검정치마였습니다.
특히 호응이 좋은 곡 중 하나인 '강아지'로 시작한 그들의 무대는,
라이브로 두번째 해본다는 앵콜곡 'Antifreeze'까지 이어지며 공연장을 훈훈한 열기로 채웠는데요.
평소와 달리 동그란 안경을 쓰고 나온 휴일씨가 감기에 걸렸다고 하자,
베이스의 류영씨는 '감기에 걸렸는데 기타는 왜 틀리냐'고 받아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2. 깜짝 게스트 _ 문샤이너스
<고고70>과 관계된 공연이었기 때문에, 깜짝 게스트를 공개하기 전에도 문샤이너스가 아니겠는가 하는 추측이 있었는데요.
앞의 무대에서 검정치마가 다음에는 문샤이너스의 무대가 이어진다는 멘트까지 흘려 버려
전혀 깜짝이 아닌 게스트가 되어버린 문샤이너스였습니다.
차승우씨 역시 감기에 걸려 약을 먹고 무대에 섰는데, 그런 것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열정적이고 화려한 무대였습니다.
연주하고 노래하는 동장 하나하나가 그들의 실력과 경력을 말해주는 듯 했답니다.
가장 뜨거운 앵콜 요청을 받은 그들은 '한밤의 히치하이커'로 무대를 마무리하고 내려갔습니다.
3. 데블스
영화 <고고70>의 모델이었던 전설의 밴드 데블스!
원년멤버였던 김명길씨를 중심으로 최근 재결성되어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김창완밴드와 뜨거운 감자 등에서 기타를 치고 있는 하세가와씨나,
스마일즈, 장기하와 얼굴들 등으로 자주 볼 수 있었던 베이스의 중엽씨 등 낯익은 얼굴들도 보였습니다.
아직 멤버들이 확정되지 않아 건반 세션도 잠깐씩 모셔서 연주하는데다가
원래 있던 멤버들도 사정상 전부 참여하지 못했던 무대였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와 호응으로 그 빈자리는 충분히 메워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흰 정장을 빼입은 김명길씨는 중간중간 옛날 이야기를 해주시는 할아버지가 되어,
그 때 그 시절에 대한 얘기들을 풀어놓으셨답니다.
후에 들은 얘기로는 그것도 많이 자제하신 거라고 하네요. 그 동안 하고싶은 말씀이 많으셨나봅니다.
앞으로 앨범도 발매할 예정이라고 하니, 못다한 그간의 말들을 앨범을 통해 들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글, 사진 / 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