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9ㆍ텍사스 레인저스)가 올시즌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다.
박찬호는 오는 9일(이하 한국시간) 홈인 텍사스주 알링턴을 떠나 10일 오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사정에 따라 귀국 날짜가 하루 정도 유동적이긴 하나 지난해보다 다소 일찍 고향땅을 밟는 셈. 박찬호는 지난해 10월 14일에 귀국해 '박찬호 장학재단' 설립을 비롯해 나이키 어린이야구교실, 팬사인회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그러나 이번 겨울 박찬호는 공식 행사보다 개인적인 현안들을 풀어나갈 계획이다. 주로 휴식을 취하며 심신을 추스리는데 중점을 두겠지만, '결혼' 문제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겨울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던 만큼 어떤 형태로든 '평생의 반려자'를 찾으려는 구체적인 움직임이 예상되는 것.
올시즌 내내 박찬호를 둘러싸고 '선을 봤다더라', '누구랑 사귀고 있다'는 등의 진원지를 알 수 없는 소문들이 나돈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내년이면 우리 나이로 31세가 되는 박찬호에게 결혼은 더 이상 늦추기 힘든 당면과제인 셈이다. 가정을 꾸림으로써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게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일반 원칙'을 박찬호도 모를 리 없다. 올시즌 부상 등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만큼 '결혼'이란 관문을 통과해 홀가분한 마음으로 내년 시즌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최소한의 공식 행사 이외에는 스케줄을 잡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 김만섭 대표는 2일 "아직 귀국 후의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본인은 공식행사를 전혀 갖지 않을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지난달 30일 시즌을 마친 뒤 한국 기자들과의 결산 인터뷰도 생략하는 등 귀국 후의 일정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며 내실을 기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해 겨울 FA(자유계약선수)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7100만달러(600만달러 옵션 포함)에 장기계약했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인 박찬호가 '나만의 겨울'을 보낸 뒤 내년 시즌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노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