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부터 서울 아파트 매물 8만건 재돌파
미분양과 악성미분양도 빠르게 늘고 있어
1월 거래량 반등은 신생아특례 · 대출 규제강화 탓
서울 아파트 매물 등록건수가 다시 8만 건을 돌파했다. 4개월 만의 일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8만 건을 재돌파했다는 건 그만큼 시장에 수요가 위축됐다는 방증이다. 또한 감소하는 것처럼 보였던 공동주택 미분양 및 악성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장 내면의 에너지는 고갈된 것이 분명한데 레거시 미디어들은 일시적인 거래량 반등을 시장이 활력을 찾은 증거라도 되는 것처럼 호도 중이다.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달 6일부터 서울 아파트 매물 8만건 재돌파해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는 이달 6일부터 8만 건을 넘기 시작해 10일 현재 8만 209건을 기록 중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가 8만 건을 넘은 것은 작년 11월 3일 8만 452건 이후 4개월 만이다.
서울 아파트 등록매물 건수가 8만 건을 재돌파했다는 것은 시장에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방증이다. 사려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사람만 많으니 매물이 적체될 수 밖에 없다.
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건 시장이 매수자 우위의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매수자 입장에선 급할 것이 전혀 없다.
서울 아파트 단지
미분양과 악성 미분양도 빠르게 늘어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6만 3755가구로 전월 6만 2489가구보다 1266가구(2.0%) 늘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악성으로 손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1363가구로 전달보다 506가구(4.7%) 증가했다. 이는 1만 2006가구가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았던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9115가구로 전체의 80% 수준에 달한다.
윤석열 정부가 1.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각종 미분양 해소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시장참여자들이 주택을 구입해야 하는데 그럴 유인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시장을 거시차원에서 결정하는 금리, 대출, 소득 가운데 시장에 우호적인 요인은 찾기 어렵다.
사정이 한결 나쁜 건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분양시기를 미뤄온 단지들이 준공을 앞두고 후분양에 나서면서 공급량이 늘어나는데다 그나마 대출수요를 지탱하던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자금이 준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기본형건축비가 3.1% 오르면서 분양가는 더 상승할 것이고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도 시행돼 대출이 더 엄격해졌다. 쉽게 말해 공급물량은 느는데 분양가는 올랐고 대출이 크게 줄었으니 분양이 잘될 리 없다. 미분양이 더 늘 일만 남은 것이다.
일시적 거래량 반등은 페인트 모션, 현혹되지 마라
한편 레거시미디어들은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등하자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라도 한 듯 호들갑이다. 서울 아파트 1월 거래량(계약일 기준)이 2542건을 기록해 작년 12월(1824건)보다 40%가량 증가한 건 팩트다. 또한 2월 거래량은 3월 현재 1730건이 신고돼 1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 송파, 마포 등지 에서 가격이 반등한 채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도 발견된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에너지 회복과는 완벽히 무관하다. 수차 강조하지만 시장을 큰 틀에서 규정짓는 거시지표는 금리, 대출, 소득이며 이 중 시장의 추세를 상승쪽으로 이끌 요인은 현재로선 없다.
눈 밝은 독자들은 금방 간파하겠지만 1월과 2월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반등한 건 신생아 특례대출의 존재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전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 증가 때문이다.
수요 증가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부동산에 관해서 레거시 미디어에 휘둘리다 보면 정말 큰 낭패를 겪을 수밖에 없다. 레거시 미디어는 우는 사자와 같이 항상 당신을 삼키려고 당신 주변을 배회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