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도 디벨로퍼 신규등록은 역대 최고 개발수요는 꾸준하다.
조선비즈|최온정 기자|2022.08.23.
부동산 광풍으로 급증했던 부동산 개발업(디벨로퍼) 신규 등록업체가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던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상가 등 비주거용 건축물 개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개발업으로 유입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개발업은 흔히 말하는 ‘디벨로퍼’와 같은 개념으로, 타인에게 공급할 목적으로 토지의 형질변경, 건축물의 건축 등의 부동산개발을 수행하는 업을 말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는 업체는 관할 시·도지사에 등록해야 하며, 정부는 2017년 초부터 관련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8월 23일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국에서 신규 등록한 부동산개발업체는 총 238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9곳)과 비교해 3.9% 늘었다. 작년 상반기의 경우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7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이를 넘어선 것이다.
작년보다 주택공급이 크게 줄어든 수도권에서도 신규 디벨로퍼 수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신규 디벨로퍼 수는 188곳으로 작년 상반기(187곳)보다 1곳 늘었다. 올 상반기 수도권에서 건설 인허가를 받은 주택이 총 9만6157가구로, 작년 상반기 11만7039가구 대비 17.8%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폐업도 작년보다 줄었다. 올 상반기 전국에서 폐업한 디벨로퍼는 총 99곳으로, 작년 상반기(118곳) 대비 16.1% 감소했다. 폐업한 디벨로퍼 수가 100곳보다 작았던 것은 지난 2017년 상반기 77곳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상가나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용 건축물 등을 중심으로 개발수요가 꾸준한 것이 디벨로퍼 신규등록 늘고 폐업이 줄어든 원인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줄어든 주거용 건축물 개발수요를 비주거용 건축물 개발수요가 만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진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정책연구실장은 “최근 업무·상업 복합빌딩 등 중소형 비주거 건축물 개발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으로 진출하는 업체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다양한 주택공급 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도 디벨로퍼를 늘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가가 오르고 경기도 다소 조정국면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전국적인 개발수요는 여전하다”면서 “정부가 최근 270만호 규모 공급대책을 내놓고 신규 주택 공급을 독려하고 있는 것도 개발업 신규등록을 늘리는 요인”이라고 했다. 다만 금리인상 등으로 대출부담이 커지면서 앞으로도 업계 상황이 좋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금감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캐피탈 3사(현대·KB·하나캐피탈)가 대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3조657억원에 달한다. 대출액 증가로 인해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초기자금 조달을 위해 받은 브릿지론을 회수하지 못하는 시행사도 늘어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미 시작된 개발사업은 수년간 진행되므로, 시장의 변화가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내년에 주택시장 분위기가 더 악화되면 디벨로퍼 업계 분위기도 지금처럼 좋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최온정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