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무교 신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한 “한국 종교사상사”의 이대근 신부가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받았다. 한국사회와 교회에서 종교사회학의 개척자, 선구자로 존경받는 노길명 교수(고려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71)는 공로상을 받았다. 5일 제19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이 서울 중구에 있는 가톨릭출판사에서 열렸다. 가톨릭학술상 운영위원 이재룡 신부는 심사경과를 발표하며, 이대근 신부의 “한국 종교사상사”에 대해 “무교와 그리스도교를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하며 한국의 종교사상을 설명하고, 신학적 차원으로 진정한 토착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대한 연구문헌을 활용한 점을 칭찬했다. 반면에 “한국 무교와 그리스도교의 구조적 유사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각 종교의 정체성을 비약적으로 단순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아쉬운 점을 밝혔다. |  | | ▲ 연구상을 받는 이대근 신부. ⓒ배선영 기자 |
이날 상을 받은 이대근 신부는 “(자신의 연구가)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게 한 우리의 고유의 영성을 이해하고 그리스도교를 서양의 이질적인 종교가 아니라 우리의 원형에 맞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며 “한국 교회가 이런 관점에 주목하고 관심을 갖는 것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대근 신부는 1993년 사제품을 받고,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과에서 문학석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대구가톨릭대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7년부터 대전가톨릭대 동양철학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 시집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지 않게 하소서”(1998), “조선후기 천주교 수용 연구-유교와 천주교의 만남”(2014) 등이 있다. 이대근 교수는 “한국 종교사상사”에서 그리스도교가 한국에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한국인의 문화와 심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무교가 천주교를 수용하도록 하는 매개 기반은 무엇인지 풀어냈다. 또한 한국 무교의 신앙체계와 천주교 신앙체계의 근간을 이루는 신관과 세계관, 인간관, 구원관이 어떻게 접목되는지 등을 밝히고 있다. |  | | ▲ 공로상을 받은 노길명 교수(가운데)와 그의 아내, 시상한 조환길 대주교(왼쪽). ⓒ배선영 기자 |
공로상을 받은 노길명 교수는 소감을 발표하며 “교회의 사명은 복음화이며, 한국 교회의 복음화를 위해서는 복음이 우리 민족의 문화는 물론 역사와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천주교회의 학문 발전을 위해 신학적 관점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적 발전도 필요하다”며 그러나 한국 교회가 그 어느때보다 풍부한 물적, 인적 자산을 지녔지만, 연구자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이어 노 교수는 “한국 교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가톨릭 학술을 연구하는 평신도가 양성돼야 한다”면서 자신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길명 교수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종교운동과 종교문화가 어떻게 전개돼 왔는지 밝혀 왔으며 특히 민족사에서 가톨릭의 역할과 과제가 무엇인지 연구하는 데 매진해 왔다. 학술상 연구위원 조광 교수는 노 교수의 업적을 발표하며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일깨우는 연구를 했으며, 자화자찬을 피하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한국사회에서의 교회를 서술했다”고 평가했다. 노 교수는 “가톨릭과 조선후기 사회변도”(1988), “민족사와 천주교회”(2005) 등의 38권을 책을 냈으며, “한국 신종교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와 과제”를 비롯해 18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한국가톨릭학술상’은 가톨릭 신학과 철학 등의 분야에서 연구를 통해 교회의 학문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격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상은 한국의 대표적 평신도 신학자 양한모(아우구스티노, 1921-1992)의 평소 숙원이었던 신학 연구와 교회의 학술 지원의 뜻을 기려 지난 1997년 고인의 5주기를 맞아 유족들이 기금을 내고 가톨릭신문사가 제정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민주화와 종교’를 연구한 강인철 교수가 본상을, 송창현 교수가 연구상을 받았다. 올해 본상 수상자는 없다. |  | | ▲ 5일 서울 중구에 있는 가톨릭출판사에서 제19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시상식이 열렸다. ⓒ배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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