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를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철물점에 들러 샤시 부속을 샀다.
망가진 샤시의 중간받침대를 복구하자면
창을 모두 닫아 걸고 긴밀하게 조인 연후에
받침대를 견고하게 세워야 하는 까닭이다.
마침 다리 위를 지나다 보니 이 작업에 쓰기 알맞은
알루미늄 부속 조각이 나와 있기에 세 개를 주워다가
한 개는 내 방 변기의 벽과 떨어진 부분에 끼워서 물통을
벽에 밀착시키는 데 사용하고 다른 한 개는 세밀히 가공하여
중간받침대를 세우는 부속으로 사용하였다.
나머지 한 개를 알맞게 잘라서 출입구 문짝 아래 받쳐 두니
원래와 비슷하게 레일이 수평을 유지하게 되었다.
이 작업을 하자니 시간이 다소 많이 소요되어 어느 새
한 시를 넘긴 시각이었는데, 예약해 놓은 에어컨이 원활하게
작동되었으므로 창을 모두 닫은 채 가동한 에어컨 덕으로
제법 시원하게 작업 내용을 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간밤엔 여유로운 주말을 보낸 뒤 새로운 한 주를 경쾌하게
맞이하고자 여덟 시 반에 누웠는데 새벽 세 시가 되도록 갖가지
작업을 구상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한 채로 누워서 공상만 했다.
그래서 잠잔 시간이 적었음에도 가볍게 일어나 여섯 시도 되기 전에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은 뒤 아파트로 갔다.
아이도 잘 쉬었음인지 얼른 일어나 할아버지 곁에 와 앉아
갖가지 이야기를 해주면서 빵과 우유로 식사를 한 뒤 스스로
옷을 갈아 입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퀵보드를 타고
집을 나섰는데, 오늘도 쏜살같이 달려 아홉 시 정각에 도착,
신발장의 신발 숫자를 세어 보니 레오가 여덟 번째였다.
업지 않아 덜 피로하며 허리 아플 염려가 없는 데다가 등원시각까지
훨씬 앞당겨진 덕에 퀵보드를 권유한 게 무척 잘한 일이다 싶었다.
벌써 두 시가 되었으니 203호에 내려가 간밤에 계획해 둔 일을
얼른 해치우고 어린이집에 나갈 준비를 해야겠다.
첫댓글
간단하게 203호의 천정과 화장실을 청소하고
다시 더운 거리로 나가 레오를 데려다가 퀵보드는
집에 두고 차에 태워 내 방에 와 영화를 보았다.
레오의 묵은 소원이 드디어 이루어진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