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내려놔라”…트럼프 텃밭까지 확산된 800만 ‘노 킹스’ 시위
입력2026.03.29. 오후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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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주 3100여건 집회…참여 800만, 역대 최대 규모
아이다호·루이지애나 등 공화당 텃밭도 시위 확산
백악관 “좌파 자금망 시위” 평가절하…민심과 온도차
◆…미국 뉴욕주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번 3차 시위는 기존의 강경 이민 정책 비판에 '이란 전쟁 반대' 구호가 더해지며 공화당 전통 지지 기반인 농촌과 교외 경합 지역까지 빠르게 번졌다.
28일(현지시간) CBS·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시위 주최 측은 50개 주에서 3100여건의 집회가 열렸으며 약 800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1차 시위 500만명, 2차 시위 700만명보다 늘어난 규모로 미국 역사상 최대 단일 시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미네소타주 의회 밖에 모인 '노 킹스'(No Kings) 시위대. 사진=연합뉴스
이번 시위의 중심지는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이었다. 이곳은 올해 초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 과정에서 미국 시민권자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가 사망하며 저항의 상징이 된 지역이다
이날 세인트폴 주 의사당 광장에는 약 20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무대에 오른 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추모곡 '스트리츠 오브 미니애폴리스'를 부르며 "미 도시에 대한 침략과 반동적인 악몽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무대에 오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미국이 권위주의나 과두제(소수 권력층 지배)로 전락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국민이 통치하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국가 재난 상황을 의미하는 '거꾸로 된 성조기'를 앞세우고 침묵과 함성을 교차하며 행진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팻말을 들고 트럼프 타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날 시위는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 강세 지역과 경합 교외 지역에서도 참여가 늘었다. 로이터는 전체 시위의 3분의 2가 주요 대도시 외곽에서 개최됐으며 소규모 지역 사회의 참여가 지난해 6월 첫 집회보다 40%나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중간선거의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애리조나의 교외 지역은 물론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압승했던 아이다호주와 루이지애나주 등 공화당 텃밭에서도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시위 동력에는 이란 전쟁이 크게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유가 상승과 물가 부담이 여론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위대는 '광대여, 왕관을 내려놔라(Put down the crown, clown)', '정권 교체는 집에서부터(Regime change begins at home)'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의회를 패싱한 독단적인 확전 추진을 맹비난했다.
◆…미국 뉴욕에서 열린 '노 킹스'(No Kings) 시위에 참가한 여성. 사진=로이터통신
시위 현장에 아들과 함께 나온 한 시민은 로이터에 "아무도 우리를 공격하지 않는데 왜 전쟁에 참가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집회는 해외로도 확산됐다. 로마, 파리, 런던,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유럽 주요 도시와 호주,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도 연대 집회가 이어졌다.
CBS는 이번 시위의 규모와 확산 범위를 고려할 때 미국 정치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백악관은 민심을 정면으로 부정했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시위는 대중의 지지가 전무한 '좌파 자금 지원 네트워크'의 산물"이라며 "트럼프 혐오 치료 세션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