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ㅏ침마당에서.........................하얀 돛단배타고..............물새들이 나르는................5명의 가객중에 한명이 오래된 기억속의 노래 한구절을 들려준다.
어릴적 큰 형님이 한번씩 흥얼거리던 곡조이다. 알고 보니 최무룡의 단둘이 가봤으면...이란 노래란다.
형님은................국문학을 전공하시고 시인이 되셨다.
곡차를 원체 좋아하셨고 요즘도.............노래와 곡차로 사시는 모양이다.
어제는.......................랑만 신인이 곁에 머두르는 지......................하루종일 나에게 랑만이 흘러넘쳤다.
붉게 물든 가로수 키큰 나무 아래에 서고 싶고.........작은 시집을 하나 들고 읽고 싶었다.
서점에 가니..............서양시인의 시집은 거의 보이지 않고..............게오르규 트라클의 반짝거리는 햇살속의 소녀는 만나기 어려웠다. 그래도 빈손이지만...........버스를 기다리며 크나큰 낙엽수 가로등 불빛에 빛나는 세계를 올려다 보면.................결국 야삼경까지 거리를 헤매다가 무량수전으로 돌아왔다.
왜 랑만일까? 이름모를 나무아래 기대어 오래된 릴케의 시를 읽고 싶을까?
나는 곡차를 한잔하고나면..................꽤 랑만적으로 변하는 성품이다. 보통때는 너무 세심하여서 머릿속이 좀 복잡하다.
그런데 곡차를 한잔하면...............마음이 정열스러워지고 마음의 행진은 일율적이 된다.
가을이 오고............... 나이가 먹고...............사람들이 곁을 떠나고 부쩍 무드가 이있어진다.
혈압 덕분에............심장도 좀 흔들리고.............죽음도 낯설어 보이지 않다 보니까..............그런지
그 무엇보다도.................아마 내가 추진하고 있는................멋있는 삶의 프로젝트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많다.
역사공부로 시작된 나의 여정은.........철학으로 이어졌고.........그다음에 종교의 문에 들어섰는데...............그런 세월이 오래 오래 흘러가다보니............나에겐 새로운 삶의 미학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時調공부가 한참진행되고 난 뒤 어느날.................배우기 시작한 茶道덕분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다도를 배우는데.............처음에는 좋은 말씀도 듣고 차를 끓여 조심스럽게 따라 마시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늘 말하길..........차물끌여서 마시는 것이 뭐 그렇게 대단하느냐고 한다.
난 그렇게 오래 배우지 않았지만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것을 터득하였다.
자세와 절차......................바르고 멋있는 자세로.............순서대로 천천히...인생을 살아가는 것.................최상의 멋이란 것을 나는 깨달았다.
그로부터 차츰 차츰 일상생활에 적용시키기 시작했는데...............조금씩 나의 身口의 삼행에 근본적인 아름다움을 가져오고 있다.
행동을 천천히 하고 아름답게 하며.............순서에 따라 하나하나 진행하는 것이다.
詩와 音樂을 거기에다 붙이는데...................................학창시절부터 배워오고 애창하던 것들을 다시 하나하나 모으고 있다.
아! 우리 인생에................명시 100편과 노래 백곡이면.............충분하고도 남을 것을..........우리는 너무 메마르지는 않은지...
그 좋은 것을 옆에 두고도 우리는..............삶에 얼마나 흔들리면서 살고 있는지................
길을 걸어가면서도 자리에 앉아서도............낭만적으로 살 수 있다.
핸드폰에 저장된 노래를 듣고...................................구르몽의 낙엽을 읊는다............그 옛날 처럼
가을 햇살은 창문을 환하게 비추이고............조용한 방에는..................서책이 가득하다.
마음속에는.................부처님의 빛나는 숲길이 한 없이 펼쳐져 있고...............신선국토가 ㅁ량수전에 넓은데...................흔들리는 풍류도인의 가을행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