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당신은 대대로 우리의 피난처가 되시었나이다.
산들이 생기기 전에,
땅이며 누리가 나기도 훨씬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하느님은 계시나이다.
사람을 먼지로 돌아가게 하시며, 당신은 말씀하시나이다.
"인간의 종낙아, 돌아가라."고
천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같고, 한 토막 밤과도 비슷하오니
당신이 앗아가면 그들은 한 바탕 꿈, 아침에 돋아나는 풀과 같이
아침에 피었다가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서 말라버리 나이다.
진정 성내실 제 우리는 다하여지고, 진노하실 제 소스라쳤나이다.
당신은 우리 허물을 눈앞에 놓으시고,
우리의 숨은 죄를 밝으신 앞에 두셨나이다.
진노하신 가운데 우리의 모든 날이 흘렀사오니,
한숨처럼 우리 세월이 가버렸나이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 십년, 근력이 좋아서야 팔 십년,
그나마 거의가 고생과 슬픔이오니 덧없이 지나가고,
우리는 나는 듯 가버리나이다.
그 누가 당신 분노의 능력을 아오리까?
진노하심을 옳게 두려워 하오리까?
날 수 셀줄 알기를 가르쳐주시어, 우리들 마음이 슬기를 얻게 하소서.
주여, 돌아오소서. 언제까지오리까? 당신의 종들을 어여삐 여기소서.
새벽부터 넘치도록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 한생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
우리를 괴롭히신 그 날수 만큼, 우리가 불행하던 그 햇 수 만큼,
그만큼 우리를 즐겁게 해 주소서.
당신이 하신 일을 종들에게 보이시고, 당신의 영광을 그 자손에게 보이소서.
하느님, 우리 주의 어지심이 우리 위에 내리옵소서.
우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우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 최 민순 신부님의 번역 시편 89편 ---
선종하신 분을 생각하며 묵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