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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퇴사하고 놀러다닐 틈도없이 새 직장을 구하고있는 백수 햄치즈입니다.
제가 약 1년 넘게 다닌 회사를 돌연 퇴사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를 좀 써보려고해요
저는 2021년 여름 무더운 날씨에 이 회사에 면접을 보러왔었어요
사회 초년생이고 첫 회사 입사였기때문에 설레는 마음으로 회사 면접을 보러갔었어요
면접은 대표님과 면담 후 인사담당자와 질의응답을 가지는 시간으로 10~15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근데 면접을 보는데 갑자기 화장실이 너무 가고싶어지는거에요
그래서 면접을 보는 내내 집중도 안되고 제 괄약근 조절에만 집중하게되었어요..
횡설 수설하고 완전 망했다 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나왔어요
(회사를 나왔다는게 건물을 나왔다는게 아니고 그 회사 사무실 문을 열고 나온거에요)
그 회사는 건물 한 층을 전부 사무실로 사용하고있었고 화장실은 한 층당 2개씩 있었어요
급한 마음에 둘 중 아무데나 가야겠다 싶었는데 안쪽에있는 화장실에서 어떤 남자분이 나오시더라고요
바깥쪽 화장실은 불 스위치가 켜져있는걸로 보아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저는 남자분이랑 눈인사를 하고
안쪽 화장실 문앞에서 딱 섰는데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아까 인사담당자님과 얘기할때 이 회사에는 대표님 외에는 저희 층을 쓰시는분중에는 남자가 없다고하셨거든요
그래서 화장실 2칸 모두 여자화장실로 개조하고 남자화장실은 위 층에만 있다 라고 하셨는데
안쪽 화장실에서 나오신분은 분명 남성분이셨거든요, 대표님도 아니었어요
대표님은 아까 분명 면담할때 바람막이를 입고계셨는데 그 남성분은 정장을 입고 계셨거든요
그치만 제가 모르는 건물 관리하시는분이거나 뭐 그럴수도있다고 생각해서
그냥 들어가서 용변을 보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전 당당하게 합격을 했고
1년 동안 회사를 잘 다녔습니다. 2021년 여름에 입사하고 2022년 여름까지 약 1년동안 정말 무난하게
막내로써 최선을 다했던 것 같아요.
근데 1년 쯤 지나고 다시 더운 여름이 되니까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① 그 남성분
- 입사 이후 한 번도 그 분과 마주친적이 없었는데 1년이 지나고 여느때와 다름없이 화장실을 가려는데
1년 전 면접 때 마주친 그 남성분과 또 마주치게 되었어요 이번엔 안쪽 화장실에서 나오는게 아니고
그냥 그 안쪽 화장실 문앞에 있는 창문을 쳐다보고 계셨어요
이해를 돕기위한 그림입니다. 화장실 B가 안쪽 화장실, 화장실 A가 바깥쪽 화장실입니다.
입사 후에 한번도 뵈지 못했지만, 위층에도 저희 회사 직원들 몇 분이 사무실로 사용하고계시며 남성분들이 꽤 있다고 들어서
위층 화장실을 쓸려다가 만실이어서 내려오셨다보다 하고 넘겼어요
(위층 직원분들과는 교류가 없어서 어떤분이 계시는지 조차 모릅니다.)
근데 뭔가 이상했어요. 1년 전과 같은 정장을 입고 계셨는데 누가봐도 겨울용 정장이더라고요
여름용 정장, 겨울용 정장 얼핏봐서는 구분이 안갈수도있지만 그분이 입고계셨던건
코트같은 재질의 갈색 정장이었습니다.
이 더운 날씨에 저렇게 두꺼운 정장을 입고계시는게 말이 되나? 싶었어요
뭔가 꺼림직해서 그냥 갸우뚱한 마음으로 바깥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왔는데 그분이 화장실 문 바로앞에 서계시더라고요
네 제가 이용한 바깥화장실문 바로 앞이요. 근데 저를 쳐다보고있는게 아니라 등을 돌리고계셨어요.
제가 문을 열었으니 아무리 뒤를 돌아보고 계셔도 문열리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서 화장실을 들어가던지 아니면 내가 좀 지나가게 비키던지;; 둘중에 하나는 해야하잖아요
근데 그 남성분은 가만히 서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뭐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나갈게요~ 하고 그냥 그 분을 밀었습니다
그리고 전 소름이 끼쳤어요.
그 분이 제가 지나갈게요~ 하고 미니까 네~ 하고 대답하셨는데 남성분의 목소리가 아니고
정말 단아한 여성분의 목소리로 "네~" 하셨고, 8월이었는데도 그분의 몸은 얼음장 처럼 차가웠습니다.
그 때 저는 느꼈어요. 사람이 아닐수도있겠다.
② 지문인식기계 목소리
- 그러고 나서 저는 그 날 아프다며 반차를 내고 대충 병원에 가서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은 후 집에 돌아와서 잤습니다.
저희는 업무가 하루라도 밀리면 팀이 손해가 아닌 자신 손해이기때문에 뒤숭숭한 마음을 정리하고 다음날 일찍 출근을 했어요
사실 계단을 올라가기전부터 어제 본 남자가 있으면 어쩌지 어쩌지 불안한마음에
한발짝 한발짝 올라갔는데 다행히 복도에는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내가 요즘 피곤해서 그렇게 느꼈나보다 했고
출근 체크 기계에 지문을 올렸어요.
지문을 찍거나 사원증을 찍어서 출근체크 하는 기계 아시죠? 저희도 그런 기계를 쓰는데
1. 출근 이나 퇴근 버튼을 누르면 "지문이나 카드를 입력하십시오" 라고 음성출력
2. 지문이나 사원증을 대면 "출근(퇴근)이 처리되었습니다." 라고 음성출력
3. 잘못 인식되면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라고 음성출력
이렇게 음성출력이 되는 기계인데 지문을 갖다대니까 "출근이 .." 하고 음성이 뚝 끊겼습니다.
그래서 출근이 처리 안될수도있다 라는 생각에 다시한번 출근 버튼을 누르고 지문을 올렸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출근이 ....... 처리됐어" 라고하는거에요 기계가 반말을 하니까 당황한게 아니고
그 "처리됐어" 라는 목소리가 어제 본 그 남성분의 목소리 톤이랑 똑같았습니다.
하이톤에 여성분 목소리, 물론 원래 기계도 여성목소리로 출력되지만 확실히 그건 원래 기계에서 나는소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목소리 또는 그 남성분의 목소리라는것은 확실했습니다.
전날 반차를 쓰고 30분 정도 일찍 출근 한 터라 사무실에는 3~4명밖에 없었고 저는 그대로 얼어버렸습니다.
다행히 이어서 출근하신 팀장님이 "햄치즈씨 일찍왔네?" 라고 뒤에서 물어봐주신덕에 약간의 소름에서 저는 벗어날수있었지만
저는 아직도 그 목소리가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③ 아이컨택
- 저는 흡연자라서 건물 1층 뒷편에서 담배를 핍니다. 아까 보여드린 그 도면에있는 창문있잖아요
거기서 바라보면 흡연장이 보입니다. 물론 그 흡연장에서도 그 창문을 볼수는 있지만 굳이 보진않아요.
햇빛때문에 창문이 보여도 안까지는 잘 보이지 않거든요
평소처럼 회사동료들과 업무 스트레스로 담배를 같이 피고있었는데 자꾸 그 창문이 신경이 쓰이는거에요
누가 쳐다보는 느낌? 누가 나를 내려다보고있는 느낌? 그래서 휙 돌아봤는데 창문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착각인가보다 하고 담배를 다 피고 들어가는데 들어가면서 한번 더 쳐다보니 아까는 닫혀있던 창문이 열려있었고
그 남성분이 그 창문에 몸을 반쯤 내밀고 저를 쳐다보고있더라고요. 사람이 그렇게 몸을 내밀면 무게 중심때문에 떨어지지 않나 싶을 정도로 반쯤 내밀고 쳐다보고있었습니다.
그 순간 눈이 마주쳤고 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훽 하고 돌렸지만 공포감이 몰려왔습니다.
진짜 무서웠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무서웠습니다. 대낮이었고, 햇빛도 쨍쨍해서 더운 날씨였는데
순간 몸이 확 얼어붙으면서 추워지더라고요 너무 무서워서 같이 담배피고 들어가려는 직원에게
"OO님, 저기 누구있지않아요?" 라고 창문을 가리키면서 물어보니
"응? 누구? 아무도없는데?" 라고하시더라고요. 그새 갔나? 하고 쳐다보니 정말 아무도없었습니다.
당연히 올라갔을 때도 아무도 없었고요.. 저는 겁에 질린 상태로 업무를 계속 해야했습니다..
④ 결정적인 사건
- 그 이후 회사 출퇴근, 화장실가는길, 흡연장이 무서워지고있을 때 정말 심각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퇴사하기 3~4주전, 다같이 회식하는 자리에서 밥과 술을 먹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신입분을 마주쳤어요. 가는 방향이 같아서 같이 지하철을 탔죠. 그리고 술김에 제가 그 남성분 얘기를 잠깐했는데
그 신입분이 갑자기 사색이 되면서 저한테 묻더라고요
"갈색 정장? 화장실 앞에 서있는 남자분이요?"
저는 순간 너무 깜짝 놀라서 어떻게 알았냐고 되물었습니다.
"아.. 저도 봤거든요" 라고 하시더라고요.................
너무 무서웠지만 술을 먹어서 그런가 뭔 용기가 생겨서 관련된 얘기를 더 들었습니다.
그 신입분의 말로는 저보다 더 자주 그 남성분을 봤다고합니다.
그 남성분의 동선은 화장실 앞 - 사무실 문앞에 지문찍는 기계를 왔다갔다 했다고해요. 그래서 그 귀신인지 뭔지 아저씬지 그게 무슨 행동을 하는지는 봤냐고 물어봤는데 그건 모르겠고 신입이라 모르는게 많아서 업무가 밀려 야근을 상사와 2명이서 한적이 있었는데 계속 누가 지문찍는기계에 지문을 잘못 찍고 있었다고해요. 계속 "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이런 소리가 계속 나서 상사가 처음에 나가보더래요. 근데 상사가 문쪽으로 다가가니 그 소리가 멈췄고 앞에 아무도없는것같아서 다시 자리에 돌아왔다고 합니다.
근데 상사가 자리에 앉으니 다시 그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라는 소리가 반복해서 또 나기 시작했더랍니다. 그래서 이번엔 그 신입분이 아예 문을 확 열었는데 그 갈색 정장 입은 남자분이 입으로 그 소리를 따라하고 있었대요. 근데 신입분이 보기에도 남자인데 문앞에 미동도 안하고 초첨없는 눈으로 서서 입으로만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땡~(기계음) 다시 입력하십시오" 이러고 있었다고합니다. 분명 남자인데 여자목소리로 지문인식기계를 계속 입으로 따라하고있다는게 정상은 아니잖아요. 신입분은 너무 놀라서 문을 쾅 닫았고 상사한테 가서 빨리 퇴근하자고하고 퇴근했다고합니다. 문을 쾅 닫고 그 날 퇴근할 때까지는 그 남성분이 보이지 않았다고합니다.
⑤ 마지막
신입분의 얘기를 들으니 저는 더이상 이 회사를 다닐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신입분과 저는 카톡으로 퇴사해야겠다 라는 말을 주고받았고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신입분과 퇴사하면 볼수없으니 저녁약속을 잡았었는데 그 때 정말 충격적인 것을 봤습니다.
신입분이랑 6시 1분 정시퇴근을 하고 퇴근 지문을 찍고 괜히 둘이 무서워서 "으~ 무섭다 그쵸?" 하면서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정말 뭐에 홀린것마냥 신입분과 저는 둘이 동시에 화장실 쪽을 쳐다봤습니다.
근데 갑자기 그 남성분이 안쪽 화장실에서 스윽 하고 나오더라고요
진짜 그 땐 비명도 못지르고 둘이 한마음 한뜻으로 계단밑을 우당탕탕 뛰어내려갔습니다.
왜냐면 그 남성분이 나올때 걸어나온게 아니고 정말 귀신처럼 스르륵 하고 고목나무같은 자세로 누가 뒤에서 민것처럼
쓸려 나왔거든요.. 발이 움직이지도않았는데 그대로 화장실에서 스르륵하고 나온거에요....
결국 둘은 10분동안 그 얘기를 하다가 밥도 못먹고 그냥 귀가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빨리 퇴사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지병을 핑계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당연히 그 신입분 또한 저보다 더 빨리 퇴사하셨고요.
애착이 가는 회사였는데 더이상 다니다가는 회사에서 이상한 해코지를 당할까봐 도망치듯 퇴사했습니다.
직원들한테 하나하나 설명하기엔 다들 너무 평온하게 업무하기시길래 신입분과 저만 보이는것같기도하고 아무도 안믿을 것 같아서 그냥 때려치웠습니다..
평소에 기가 쎄서 귀신이든 헛것이든 아무것도 본적없었기에 더 무서웠던 회사였습니다..
막상 퇴사하니 생각이 나거나 악몽에 시달리거나 가위를 눌리는일은 없었습니다.
아예 잊고 살았는데 무지좋 보다가 생각나서 끄적여봤습니다..
사실 내용이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라서 조금 횡설수설하긴했는데
이 회사가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느꼈던 공포중에 2위였습니다.ㅠㅠ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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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박신기...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