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씨가 미술학원에서 피클을 만든 후 김미숙 선생님과 운동하러 가는 길이다.
피클 하면 피자! 피자 사서 본가에 새참 드시라고 전하기로 했다.
운동 수업이 끝나고 바로 출발하려면 주문을 미리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해민 씨가 전화 주문하는 것을 거든다.
“해민 씨, 운동 마치고 바로 가려면 지금 주문해 두는 게 좋겠는데요. 어떤 피자로 주문할까요?
부모님이 좋아하는 피자가 있나요?”
주문할 가게 메뉴판을 찾아 사진으로 함께 본다. 피자 사진이 비슷하게 생겨서 재료로 골라보고자 했다.
“부모님이 감자를 좋아할까요? 보통 좋아하실 것 같은데…. 포테이토 피자로 주문해 볼까요?”
해민 씨가 포테이토 피자 사진을 보더니 화면을 밀어낸다.
얼른 주문하라는 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현인지, 관심이 없다는 뜻인지 조금이라도 더 확신하고 싶었다.
둘레 사람의 취향을 잘 아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더 고민할 시간이 없어 해민 씨도 마음에 들기 바라는 마음으로,
부모님도 맛있게 드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처음 권했던 포테이토 피자를 주문한다.
운동 마치고 얼른 피자를 찾아 해민 씨 본가로 출발했다.
공교롭게도 김미숙 선생님과 운동하는 복지관은 해민 씨 본가 가는 길과 같은 길이다.
그래서 운동하러 가는 날에 가끔 집에 가는 줄 아는 때도 있는 듯했다.
그럴 때마다 집에 가는 거 아니라며 미리 말하는데, 해민 씨가 많이 아쉬워할 것 같았다.
오늘은 해민 씨에게 집으로 간다고 기쁘게 말한다.
해민 씨는 정작 처음에는 차분했다가 가다 보니 점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집에 도착하니 오늘도 밭으로 가셨는지 부모님 차는 다 있는데 기척이 없다.
피자가 바닥에 닿지 않게 근처 박스 위에 내려놓고 현관문 앞 계단에 앉았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안 받으셔서 잠시 후 한 번 더 한다.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나 보다.
이후 어떻게 할지는 해민 씨가 고민하게 거들고 싶었다. 다시 전화해 볼지, 기다릴지, 그냥 갈지….
집에 들어갈 건지 묻는 말에 해민 씨는 대답이 없었다.
앉아서 더 기다려 보기로 한다.
잠시 후 돌아갈지 물었는데도 반응이 없었다.
20분 정도 앉아 있고 난 뒤 해민 씨가 손을 이끌었다.
내려 두었던 피클과 피자 사진을 찍어 어머니께 함께 문자 보냈다.
“괜찮아요. 못 만날 수 있어도 오기로 했잖아요. 다음 주에 어머니 생신도 있으니까 또 와요.”
집으로 돌아와 해민 씨는 저녁을 먹은 후 씻고 누웠다.
그쯤 문자가 왔다.
기계 소리로 전화가 왔는지 몰랐다는 해민 씨 어머니 연락이다.
피자가 너무 식지는 않았겠지. 어머니 생신 맞아 뵈러 가면 여쭤봐야겠다.
2026년 6월 12일 금요일, 서무결
아들이 다녀갔다는 흔적만으로도 퇴근한 부모님에게는 아들 생각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겁니다. 늘 함께 있다는 느낌도 받지 않을까요?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집 가는 길, 양해민 씨가 기뻐했다는 게 참 좋네요. 박효진
일 마치고 맛있게 드셨겠습니다. 동생과 형도 좋아했겠어요. 신아름
잘하셨어요. 부모님 일 마치고 오셔서 아들이 두고 간 새참 먹으며 기쁘셨겠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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