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을 챙긴다는 것
장성숙/ 극동상담심리연구원, 현실역동상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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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중 5월은 꽤 분주한 달이다. 어린이날을 비롯해, 어버이날이 있고, 스승의 날이 있고, 심지어 부부의 날도 있다. 이렇게 인사를 치러야 할 날들이 많다 보니, 사람들은 부담스러워한다. 적지 않게 경비가 들고, 새삼스레 인사를 차리자니 번거롭다는 것이다.
그러나 삶이 단조롭지 않으려면 틈틈이 그런 날들이 있어 주어야 하는 것 같다. 명절을 기해 인사를 차리고, 생일이라며 축하해주고, 기념일이라고 챙겨주어야 입가에 웃음을 번지게 한다. 나아가 섭섭했던 마음도 풀어진다. 사실, 이런 날들이 있지 않으면 매일이 다 똑같아 단조롭고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엊그제 20대 후반의 남자를 상담하다가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이라도 부모님에게 드렸느냐고 지나가듯 물었다. 그러자 그는 어버이날이라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었다고 말하였다. 삼 수를 한데다 군대를 다녀오느라, 아직 학생인 그로서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말에 너무하다는 생각을 금하기 어려웠다. 그 나이가 되도록 부모에게 지원을 받는 터인데, 미안하다거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그토록 없는가 해서다.
그를 상담하고 있는 나는 그가 여러모로 갖춰야 할 게 많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리하여 이런 실책을 그러려니 하고 넘기지 않고 배움의 기회로 활동하기로 작정했다. 그리하여 그에게 일장 연설을 하였다. 어째 그 정도로 무심하냐며,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면이 강하다고, 성인이 되어간다는 건 다양한 구실을 소화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즉, 자기 발전을 꾀하는 동시에 자녀로서 할 도리를 하고 나아가 친구나 동료와 화합하고….
이런 쓴소리에 그는 좌불안석하며, 어버이날을 지난 다음 날 편의점에서 미처 다 팔지 못한 카네이션꽃을 보고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하였다. 이런 말에 나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것을 수습하는 몸짓을 하였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나오는 대답은 그냥 뭉갰고 말았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 어쩌면 그다지도 소극적인지! 무심했다는 걸 뒤늦게라도 알았으면, 그것을 수습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무심한 데다 뭉개기까지 하고….
마침내 나는 강도를 높이기 위해 그의 부모를 쳤다. 부모가 대체 뭐 하는 사람이기에 자녀에게 그런 인사성도 가르치지 않느냐고. 자녀가 뭘 모르고 지나치면, 한마디 튕겨줄 줄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부모가 자녀의 부족한 면을 보고서도 말하지 못하는 건 그들이 무지하기 때문이거나 자녀를 겁내는 허약한 사람들이기 때문인지 않겠느냐고 부모를 내리깎았다.
견디기 어려웠는지 그는 얼굴을 벌겋게 달구었다. 자기의 실책으로 부모를 욕보인 게 참담했던 모양이다. 대개의 사람이 그렇듯이 그도 자기가 욕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그러려니 하겠으나, 자기 때문에 부모가 욕먹는 상황에 대해서는 참기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설 때, 부모에게 사죄하라는 말을 꼭 하라고 일렀다. 그렇게 하는 것이 멋쩍으면, 상담자에게 한마디 들었다며 나를 핑계 삼아서라도 자신의 불찰을 말하라고 했다. 그러면 부모는 자식에게 섭섭해도 우물우물 삼키기나 한 자기네의 미온적인 처신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고 하였다. 다시 말해, 그가 거듭나도록 하는 동시에 그의 부모도 깨어나도록 일거양득을 거두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렇게 시켰다.
이번 일을 보면서 다시금 느끼는 건 요즈음 많은 부모가 자녀를 소중하게 여긴 나머지 부모로서 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즉, 서운함 마음이 들어도 따끔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자녀가 가정에서 익혀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하면 어찌 되겠는가. 형편없는 사람으로 취급되거나 겉돌 듯이 지내지 않겠는가. 소중한 자녀가 그 정도의 대우를 받도록 방치해서 되겠느냐는 것이다.
부모는 부모다워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부모로서의 권위, 즉 갑으로서의 위치를 망각하면 안 된다고 여긴다. 그러한 권위를 분명하게 지킬 때 부모도 살고, 자녀도 제대로 사람의 꼴을 갖추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첫댓글 의대 융자금 받으면서
얼마를 떼어 부모에게 선물을 사준 큰아들 ''
의사 아들이 용돈 잘 주네요...ㅎㅎ
때마다 선물 보내주고
안부인사 자주 하는 둘째아들이
정말 고맙네요.
돈과 선물 보다 더 바라고 원하는 것
자손번창
자손축복 ...
좋은 상담사례..
감사해요..
강건하세요..
평안하세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