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검도 기행

[물한동]

"동검도"는 강화도의 동쪽 길상면에 자리 잡은 섬으로 뱃길로 한양으로 가는 배들의 해상검문소였다.

강화도의 서쪽 삼산면에는 "서검도"라 하여 역시 배들의 해상검문소가 자리 잡고 있다.

동검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너가야하는 동검도 연륙교(?)는 예전부터 있었다.

최근 들어 뻘을 막아 건설했던 다리 한가운데를 일부 철거하고, 해수가 드나들 수 있는 연륙교가 재시공 건설되어

죽어있던 뻘이 다시금 생기를 찾아 수많은 생명들이 활거 하는 갯벌로 되살아났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섬의 왼편에 늘어선 갈대숲을 따라서 섬둘레길로 숨어 들어가면

수많은 생명이 꿈틀대는 뻘지대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필부의 동검도 일주는 여기서 부터 시작된다.

동검도에서 바라본 강화도 진산이 보인다

섬길 초입은 갈대숲이 무리를 이루어 샛길을 찾기 어려울 만큼 서걱대는 갈대숲길이 장관이다

어른 키만큼의 갈대숲 정글을 지나오면...

시야가 탁 트이며 키 작은 갈대숲과 그 한켠으로 섬 둘레길이 드러난다.

그 아련한 뻘 숲길을 헤치고 나오면

이내 섬 일주 뚝방도로와 만나게 된다. 펼쳐진 뻘과 익을 대로 익은 갈대숲 물결이

옥빛 하늘과 맞닿아 있고  저 멀리 영종도가 가물가물 눈에 들어온다.

동검도 섬 일주 제방길이 가드레일 경계선을 경계로 갈대밭과 생명의 진창 뻘이 끝없이 펼쳐진다.

사진에 보이는 제방길 도로 옆에는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들어서 있고 수년 전에는 객석이 아기자기한

예술극장도 들어와 있어 동검도를 즐기는 마니아 들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가드레일과 함께 걸었던 제방길 도로가 끝이 나고

섬의 서쪽 방향 해변길로 비집고 들어가면 서해바다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수평선을 마주한다.

갯바위에 앉은 필부 뒤로

멀리 인천대교가 보인다.

동검도를 아끼고 사랑하는 강화둘레길 모임들이 가끔씩 찾아드는  외딴 섬

외곽둘레길은 아는 사람들만이 찾아드는 보석 같은 길이다.

다양한 바위 형태와 수생물 그리고 칠게가 뛰노는 칠게흙이

섬둘레길로 들어선 탐방객의 신발에 찰 지게 들어붙는 아름다운 섬길이다.

진창과도 같은 뻘지대를 지나오면 갯내음 폴폴 날리는 갯모래와 오랜 세월에

파도와 싸우며 자리를 지켜냈던 바위들의 형체가 각각의 모습으로 행락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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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부는 지평선 같은 수평선을  눈이 아리도록 주시하며

옹골지게(?) 챙겨온 배낭에서 과일과 간편간식으로 출출한 배를 채운다.

세상 이토록 내 맘대로의 힐링 공간이 어디 또 있을까?

해마다 두어 번씩 찾는 호젓한 섬길 이지만...   질리지 않는 그 무엇이 필부와 궁합이

잘 맞아 떨어진 치유의 길이 아닐까 한다.

늦가을 이맘때면 재두루미도 달랑게 북적대는 개펄에서  먹이 사냥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그 황홀한 광경을 목도하기 위해서는 아침절 물이 막 빠진 썰물에 아침햇살에 물기가 번들번들한

싱싱한 뻘밭에서 먹이사냥에 열중인 재두루미들을 만날 수 있다.

개흙에 염분이 덜한 곳으로 붉게 물든 칠면초가 뻘 가장자리부터 잠식해 들어간 해변 길

군데군데  듬성듬성 퉁퉁 마디 함초도 눈에 들어오고

수평선 넘어 강화도의 진산 마니산의 웅장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슴을 비우고, 머리를 비우고

눈을 들어 창천을 올려다 보니... 

흐르는 물처럼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옥빛 하늘을 경계선 없이 수를 놓고 있다.

강화도의 진산중의 진산 마니산

오랜 세월을 서해파도와 싸워가며 자리를 지켜온 갯바위와 질척대는 뻘지대 가장자리로 잠식하는 칠면초

그 너머 수평선 위로 한반도의 배꼽과도 같은 마니산의 기개와 암릉으로 이루어진 능선길이

수려한 어깨춤선과도 같은 군무로 펼쳐진다.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가을이면 가을. 천지가 설국으로 변하는 동절기에도 

계절에 따른 채도와 채색의 물결은

바랑하나 어깨 짐지고 찾아드는 행락객들에게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불어오는 갯바람에 시원스럽게 씻어버리기에 최적의

갯길을 제공하는 동검도의 숨겨진 황금갈대밭이 일렁대는 해안길이다.

크고 작은파도를 막아준 갯바위 안쪽으로는

갯풀과 키 작은 홤금갈대숲이 오밀조밀 자리를 잡아가고

해안 절벽에 자리 잡은 해송의 운치는 사시사철 그림으로 남는다.

드디어 눈앞에는

 동검도 큰말이 자리 잡고 있는 구릉지대와 섬길을 찾아 든 노선버스 종점이다.

이곳 큰말에는  동검도의 해넘이를 부산스럽게 찾지 않아도, 해변 까페에 자리 잡은 데크에서

황홀경에 이를 수 있는 핫플레이스가 있다.

강화도 장화리 노을도 빠질 수 없는 일품 중에 일품이지만...

동검도 모까페에서의 해넘이 경관은 순위를 따질 수 없는

천하명품의 황금빛 노을을 감상할 수 있음을 필부는 감히 말 할 수 있다.

큰말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나오는 길에서 바라 본 동검도 연륙교

터진 갯골을 따라 바닷물이 이리 저리 흘러 다니고

밀물을 기다리는 쪽배가 사공을 잃은 채 잠자고 있는 모습이다.

동검도 연륙교에서 아직은 이른 해넘이 시간에 수평선과 갯골을 따라 흐르는 물길을 본다.

대략 삼사십분 정도의 시간만 기다려 준다면...  필부 마음에 쏙 드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지만

선약이 있어서 기다려 주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하는 마음이 아쉽기만 하다.

이렇게 두서없이

필부와 쉬엄쉬엄 해안 길을 따라서 돌아 본  동검도 파노라마의 마침표를 찍는다.

2021 십일월  중순 경                       물                한               동

[아리용]

동감도 사진과
글로 다녀온듯하네요
감사합니다

[물한동]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