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전세 2억8000만원의 서울 은평뉴타운 아파트에서 전세 28억원의 종로구 가회동 단독주택으로 임시 공관을 옮긴다.
- 박원순 서울시장의 임시 공관으로 쓰기 위해 서울시가 주택 소유자와 28억여원에 2년간 전세 계약을 맺기로 합의한 종로구 가회동 북촌마을의 단독주택. /김지호 기자
서울시는 30일 "가회동 북촌마을에 있는 단독주택을 임차해 시장 임시 공관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981년부터 종로구 혜화동 서울성곽 옆 주택을 시장 공관으로 사용해왔으나, 성곽의 원활한 복원을 위해 비워달라는 문화재청 요청에 따라 작년 말 207㎡(62평) 크기의 은평뉴타운 아파트로 시장 거처를 옮겼었다.
박 시장이 새로 거주하게 될 가회동 임시 공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대지 660㎡(200평), 연면적 405.4㎡(122평) 규모로,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인 북촌 안에 있다. 전모(66)씨 가족이 40여년간 소유한 집으로, 전씨와 서울시는 최근 28억여원에 2년간 전세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이 집 매매 가격은 60억원으로, 1㎡당 909만10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찾아가 본 이 집은 정문 높이가 5m에 달해 요새 같았고, 정원에 나무가 우거져 있어 외부에서는 좀처럼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였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집은 2000년 1월 개축됐다. 인근 주민은 "동네에서 마지막 남은 좋은 자리"라며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으면서도 큰길에 가까워 과거 어느 기업체에서도 이 집을 사려고 알아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회동으로 임시 공관을 옮기는 배경에 대해 서울시는 "은평뉴타운 임시 공관은 서울 북서부에 있어 야간이나 휴일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시장이 청사나 현장으로 신속히 이동하는 데 애로가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종로·서대문·성북구 등의 민간 주택을 공관으로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적당한 집은 대부분 가격이 100억원 이상이어서 포기했다고 한다.
전세 28억원이 너무 비싼 게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수도 서울시장 공관은 단순히 시장이 먹고 자는 곳이 아니라, 국내외 주요 인사들을 접견하고 대회협력 업무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비싼 게 아니다"고 했다. 2013년 한 해에만 옛 혜화동 시장 공관에서 미국대사와 중국대사 초청 행사 등 35회 행사가 열려 1440여명의 손님이 방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파트로 이사하고 나서는 이 같은 행사가 거의 불가능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