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일제말 조선독립의 유언비어들

http://egloos.zum.com/flager8/v/2952248#type=comment&page=1 전쟁으로 치달아가던 일제통치의 후반기는 전쟁이 불러온 사회혼란과 이를 막기위한 보도통제의 결합의 결과로 유언비어가 횡행했다. 일본통치 당국은 이에 대해 적용에 따라서는 2년이하의 징역 혹은 2천원 이하의 벌금(조선임시보안령 젹용시)에서부터, 최대 7년이하의 징역(해군형법적용시)에 이르는 강력한 처벌로 유언비어에 의한 후방의 민심동요를 억제하고자 했지만, 유언비어는 일본의 전쟁이 확대됨에 따라 함께 증가일로로 이어졌다.통계로 보자면, 1937-39년, 중일전쟁 초기 '조언비어범'으로 체포된 조선인들은 360명이었는데, 전쟁말기인 1944년이면 '불온언론사범'으로 체포된 자들이 1,640명에 이르렀다. 흥미로운것은 이 유언비어들의 내용이었다. 1944년 이른바 불온언론으로 검거된 1640명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내용은 346건으로 일본패전에 관한 유언비어였으며, 그 뒤를 이은 것이 조선독립(252건)이었다. 경우에 따라선 일본패전과 조선독립이 같이 이어지는 형태의 유언비어도 제법많았다.  예를 들면, 1941년 경남 함양의 한 조선인은 일본인이 삼국동맹에 따라 독일측에 참전하기로 한 이상 조선인 남자도 결국 징모되어 전선으로 내보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일본이 전쟁으로 약해지는 날이야말로 우리 조선민족이 일고를 요하는 기회다."라는 얘기를 하다가 검거되었으며, 1943년 4월 함경남도 홍원에 거주하는 37세의 강동모는 "일본이 시베리아에 전 군을 출병하게 되면 태평양 방면은 손이 딸리게 되고 또 미국은 군수공업이 발달하여 매월 수천대의 비행기를 제작하고 있으므로 아무리 일본이 철벽같은 방어를 펴도 수만 대의 적비행기가 일거에 내습하면 일본은 모두 패배하게 되니, 그때야말로 우리 조선동포가 봉기해야 할 호기"라는 얘기를 하다가 검거 되었다.함경북도 길주에서는 암촌인묵이라는 농부가 독소전 개전을 두고, "독일이 이긴다고 하는데 최후까지 보라, 최후의 승리는 소련에 있소. 소-일 개전도 절박하다. 우리도 그때는 칼을 잡고 원수를 토벌하자. 일본제국이 뭔가, 경찰이 뭔가, 이제 며칠이다. 버티자"라고 했다가 체포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일본의 패망이 독립으로 이어진다는 시각이라 할지라도 중-노년층의 시각이 청-장년층에 비해 유사종교적, 친중적, 구질서회귀적인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다. 1941년 전북 익산에 거주하는 45세의 노병준은 "세계는 일대 전환기로서 일본이 연전연승한다 할지라도 영웅 장제스의 전술로 일본군을 오조로 끌어넣는 전술에 불과하다. 장제의 실력은 세계를 상대로 할 정도로 강경 충실하여 수년내에 일본의 패전은 명확하고 현재 "조선은 호에 망하지 않고, 호는 왜에 망하지 않는다"라는 정감록의 비법에도 일본은 중국에서 패전하여 을유년(1945년)이야말로 조선이 독립하고 동양을 통치할 것이다"라고 발언했다가 체포되었으며, 경남 창령의 농부인 대산영술(72세), 서금하동(67세)도 정감록의 "조선은 호에 망하지 않고, 호는 왜에 망하지 않는다"을 인용해 일본의 패전을 얘기하다가 체포되었다. 유영한(43세), 김봉술(48세)은 중국이 승리해 조선을 다시 속국으로 독립시켜줄것이라고 주장하다가 체포되었다. 1940년초에 몰락양반 출신으로 보이는 충남서산의 농부 이익교는 "중일전쟁에서 중국이 승리하면 조선의 양반제도도 부활하므로 주선인을 위해서는 중국이 승리하는 편이 좋다"고 발언했다. 지역적으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보다 직접적으로 연합군에 대한 전선 소식을 실감할수 있는 이북의 국경지역에서 유언비어의 유포가 두드러졌다. 중일전쟁 초기 가장 유언비어관련 검거가 많았던 곳은 함흥으로 48건에 65명이 검거되었다. 다만 검거인원에서는 광주가 105명으로 더 많았다. 국경지역은 보통학교의 아동들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조차 한 학급 50명중 13명이 일본의 패전을 예상할정도로 패전에 대한 에상이 높았는데, 이는 부분적으론 다른 지역에 비해 중국이나 소련의 스파이가 접근하기 쉬웠던 까닭이기도했다.  변은진. (2011). 유언비어를 통해 본 일제말 조선민중의 위기담론. 아시아문화연구, 22, 5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