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대회는 정말 힘들다. 이것이 오늘 내가 강남마라톤을 달리고 와서 느낀 점이다. 예기치 않는 초여름의 날씨, 채 준비가 되지 않는 상태에서 고온의 날씨의 레이스, 주자들을 지치고 힘들게 하는데 별다른 방도가 없어 보였다.
7시 30분쯤 집에서 출발하여 여의도 한강둔치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다. 잠시 차에서 쉬다가 9시쯤 옷을 갈아입고
100회의 고이섭님을 만나 잠시 환담을 나누고, 또 조흥은행의 김상경님을 만나 지난 충주대회와 동아대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대회장으로 이동하며 만난 송거사님과 반갑게 악수를 하고 함께 스트레칭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출발을 기다렸다. 늘 느끼는 사항이지만 송거사님은 봉사정신이 몸에 베인 사람 같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10정각 출발. 날씨가 심상치가 않다. 태양은 작열하고 햇빛은 대지를 달군다. 나들이를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지만, 마라톤을 하기에는 너무 무더운 날씨다.
천천히... 천천히.... 전반에 1분을 늦추어 달리면 후반에 2분이 빨라진다. 아니, 오늘 같은 날씨에는 2분이 아니라 3분 이상도 빨라질 수 있다. 이렇게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러너의 대열에 묻혀 서서히 달려나갔다.
페이스 체크를 하기 위해 키로 미터 표지판을 볼 때마다 달리는 속도를 확인하면서 5키로 미터를 통과하였다. 21분 30초.
너무 빠르다. 그래서 더 늦추어 달리기로 했다. 10키로 미터를 통과하니 43분 21초다. 적당한 속도인 것 같다. 그 속도로 하프지점까지 달리기로 했다.
5키로 미터마다 음료수제공, 2.5키로 미터마다 음료수와 스펀지 제공, 날씨가 더워서인지 매 급수대마다 음료수를 마시며 달리는데도 갈증이 느껴졌다. 하프반환 1시간 32분 43초.
반환 후 5키로 미터마다 파워젤 반개씩을 먹었는데도 허기가 느껴지고 갈증이 느껴졌다. 그래서 25키로 미터 이후에는 급수 대에 서서 물을 3컵씩 마시고 다시 출발을 하곤 했다.
오늘 강남마라톤 풀 코스에 참가한 인원은 대략 650여명.
참가인원이 적어서인지 레이스를 하는데 비슷한 러너와 동반주를 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27키로 미터 지점을 통과할 때는 내 앞 300미터 앞에 한 러너가 있고 내 뒤로는 따라오는 러너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더 힘들었을까.
그래도 느린 속도지만 37키로 미터까지는 달릴 만 했는데, 마지막 5키로 미터는 정말 힘든 레이스였다. 어제 훈련일지에 강남마라톤의 전략으로 마지막 5키로 미터는 상황이 어떠하든 22분대로 달려보고자 다짐을 했건만, 몸이 물을 먹은 상태에서는 걷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마지막 2키로 미터를 남겨두고 수호신을 만났다. 그는 다름 아닌, 아침에 만났던 송거사님... 녹초가 된 상태에서 만난 송거사님은 나를 편안하게 골인 점까지 이끌어 주었다. 그래서 마지막 2키로 미터를 그다지 힘들지 않게 달릴 수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서의 레이스. 이것도 적응이 되면 문제가 될게 없다. 그 동안 대회에 참가하면서 이보다 더 무더운 날씨에서도 풀 코스를 무난히 완주한 경험이 있고 또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게 골인 점을 통과한 기억들이 있다.
다만, 이제 봄이려니 했더니 갑자기 여름의 날씨가 다가와 준비도 채 하기 전에 시험을 했기 때문이리라. 아무튼 오늘 더위 속에서 좋은 경험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고 또 마라톤은 늘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이 오늘대회의 소회하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종순위를 확인해 보니 650여 명중 14위이다. 반환 점을 대략 30위 정도로 통과를 하고 후반이 전반보다 10분이나 느리게 달렸는데도 후반에 나를 추월한 러너는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다른 주자들도 힘든 레이스였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강남 마라톤 대회는 끝이 났다. 내일부터는 다음 주 일요일에 열리는 경기 마라톤에 초점을 맞추어야겠다.
주자님..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제 완주의 70%이상이 다 주자님의 덕인거 같습니다..너무 고통스러워 눈물이 왈칵 나올뻔한 순간에 만난 주자님이 얼마나 반갑던지..힘도 넣어 주시고 다리 마사지도 해주시고..주자님 덕에 남은 7km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렸네요..천리마님, 주자님 어제 너무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날씨가 더워지는데 그만 달리시던가 천천히좀 뛰세요.. 아니면 주자님처럼 10키로만 달리시던가.. 천리마님 후기를 읽고나면 내가 힘들게 완주한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어휴..... 힘들어..
화창한 날씨에 즐달하셨는데 우리는 어제 오남은항아리계곡에서 산불진화를 하였슴니다.다음주 경기마라톤대회에도 좋은기록으로 완주하시기를 바라며.동료4명이 하프에 참가할 예정 입니다
4월 일정이 마무리되면 조금 휴식을 갖는것이 어떠하실지? 무더운 날씨에 좋은 기록으로 완주히신 천리마님 힘/////
무더운날씨에 완주 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 기온이 올라갈수록 레이스 운영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았을텐데 악조건을 무릅쓰고 상위권에 입상한 것을 축하드리고 체력을 빨리회복해서 정상 컨디션을 찾았으면 합니다.천리마님 힘!!!
더운 날씨에 수가 많이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주 풀코스를 뛰셔도 괜찮으신지? 천리마님의 체력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철각 천리마님의 4주 연속 풀 완주를 기원! 그 첫 번째의 금 메달은 따심을 감축드립니다요. 정말 대단함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2.2도까지 올라 갔다는데......
어제 날씨가 한여름을 방불케 하던데.. 더운날씨에 애 많이 쓰셨습니다.이번주는 '경기마라톤'? 담주는 '여주마라톤'?? 암튼 천리마님은 못말린대니깐...
보약 드셔야하는건 아닌지......
부럽슴다.....
너무 더웠고 힘들었던 여정이라 제대로 꽃구경도 못하면서 달렸는데 마지막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천리마님의 차안에서 흩날리는 벗꽃구경 그리고 봄의 향기도 많이 느꼈습니다.뒷자석에 혼자 앉으니 무쟈게 편하더군요.. 어제 한시간이나 넘는 시간 기다려 주셔서 아주 고맙고요...
주자님..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제 완주의 70%이상이 다 주자님의 덕인거 같습니다..너무 고통스러워 눈물이 왈칵 나올뻔한 순간에 만난 주자님이 얼마나 반갑던지..힘도 넣어 주시고 다리 마사지도 해주시고..주자님 덕에 남은 7km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렸네요..천리마님, 주자님 어제 너무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송과장님! 격려글 감사드립니다. 산불 진화작업 하시느라 고생하셨구요. 여주에서 뵙겠습니다. 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천리마님은 마라톤을 위해 태어나신분같다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아니 마라톤이 천리마님을 위해 존재하는 건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존경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