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피를 감동시킨 선물- 성향 선사
<숭산선사의 미국 초기시절을 같이 보낸 제자 중의 한 명이다.>
숭산선사님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히피였습니다. 끈 모양의 긴머리에 더덕더덕 누빈 청바지를 입고 쌀과 콩만 먹는 배타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선원에서 몇 주일을 살았는데 스님이 나에게 줄 선물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매우 오래된 것이어서 내가 무척 좋아할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스님은 내가 오래된 것들(오래된 바지, 오래된 플란넬 셔츠 등)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내게 줄 선물을 찾느라 약 5분 정도 스님의 방에 가 있을 때 나는 그 방에서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방에서 나온 스님은 나에게 창호지에 싼 가늘고 긴 물건을 건네주었습니다. 종이에는 '미스 바비'라고 씌어있었습니다.
나는 부푼 마음으로 열어 보았습니다. 오래 된 아름다운 부채였습니다. 나무와 종이로 만든 부채였는데 종이에는 반야심경(般若心經)이 한문으로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동양의 물건이었고 적어도 만든지 30년은 충분히 되어 보여 기뻤습니다.
그때 선사님이 말했습니다.
"아, 다른 선물이 또 있어. 그걸 더 좋아할 걸세. 그것은 훨씬 더 오래된 것이니까. 아주 오래 되었지."
그리고는 주먹을 내밀어 내 손 안에 조그맣고 하얀 둥근 돌을 떨어뜨렸습니다.
그 돌이 내 손 안으로 굴러 떨어질 때, 나는 시간에 대한 나의 인식이 얼마나 편협했었는지를 알았습니다. 또 선사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깊고 노련하며 유머러스한지를 알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