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부라 하는 것은, 이 참선 공부라 하는 것은 이러헌 것입니다
송담 큰스님
중국에 고봉(高峰)스님이 삼년을 용맹정진을 해서 만일에 깨닫지를 못하면 죽음으로써 끝을 맺으리라’ 이러한 지독한 결심을 하고 정진을 시작을 했는데 삼년 기한이 얼마 남지를 안했건마는 도무지 공부가 조끔도 되아가지를 않는다 그 말이여.
혼침과 산란 방석에 앉기만 하면 졸음이 퍼오고 졸음이 좀 깨며는 번뇌와 망상이 퍼 일어나고 번뇌와 망상이 좀 가라앉을 만 하면은 또 졸음이 퍼오고, 이 혼침과 산란 이 두 마군이가 번갈라가면서 방해를 친 통에 방석에는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잠시도 앉아있을 수가 없다 그 말이여.
그래서 방석에서 일어 나와서 밖에 나와 가지고 동으로 서로 포행을 허면서, 허다가 조끔 잠이 깨며는 또 자리 가서 막 앉으면 앉을라 허면 또 잠이 퍼오면 또 일어서서 포행을 하고, 밤과 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지독허게 애를 썼건마는 삼년이 다 되아도 조끔도 공부가 되지를 않는다 그 말이여.
그래서 착잡허기가 이로 다 말할 수가 없고, 인자 죽을 날이 몇 일 안 남았다 이 말이여.
그러자 꿈속에서 단교(斷橋)스님이란 스님으로 부터서 화두를 ‘만법귀일(萬法歸一) 일귀하처(一歸何處), 일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고?’ 헌 그 ‘만법귀일 일귀하처’ 화두를 떠억 받았는데, 그리고서 잠을 깼는데 너무 역력하고 성성허다 그 말이여.
화두를 들랴고 안 해도 그 의단이 독로허는데 기가 맥혀. 그 전에는 화두를 들랴고 하며는 들을 때뿐이고 의심이 걸리지를 않고 잠꽌 들었을 뿐이제 일 분도못가서 딴 생각이 침... 침범을 해버리고 화두는 간 곳이 없고 이렇게 삼 년을 애썼는데, 꿈속에 화두를 떠억 타고난 뒤부터서는 화두를 들 것이 없어. 화!
눈을 감으나 뜨나 밥을 먹으나 옷을 입으나 똥을 누나 오줌을 누나 뭐 걸어댕기나 앉으나 서나 뭐 그냥 고대로 의단이 떠억 순일무잡하고 의단이 독로허는데, 참 그 경계는 겪어보지 아니헌 사람은 알 수 없더라 그 말이여.
일부러 딴 생각을 좀 낼랴고 해도 소용이 없어. 대중 가운데 있으나 혼자 있으나 뭐 마냥 똑같고 옆에서 떠들거나 말거나 전혀 상관이 없더라 그 말이여.
공부 신심이 돈독하지를 못하니까 옆에서 쪼끔 뽀스락 거리면은 그놈에 신경질을 포르르르 내고 옆에서 뭔 잡담 조끔 하며는 포르르 허니 신경질을 내고, 참으로 발심해서 의단이 독로해봐. 옆에서 떠든 것이 무슨 상관이 있으며 문을 쳐 닫으면 무슨 상관이 있으며 옆에서 좀 부스럭거리면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그 말이여.
자기의 신심이 돈독허지를 못하고 자기의 공부가 간절허지를 못하기 때문에 문 닫는 소리, 옆에서 좀 뿌스럭 거리는 소리, 옆에서 뭔 말 좀 허는 것이 전부 문제가 되고 공부가 되느니 안 되니 허는 것이다 그 말이여.
그렇게 고봉스님이 의단이 독로해가지고 순일무잡 허기를 육일 칠일이 되았는데 밤낮이 없이 그렇게 되더... 되다가 칠 일만에 달마스님 제사날을 맞이해서 달마스님 모셔있는 그 영각에 가서 제사를 지내게 되았는데 그 진영에,
‘백년삼만육천조(百年三萬六千朝)에
반복원래시자한(反覆元來是這漢)이다’
백년이면 삼만육천 일(3만 6천일)인데,
‘백 년 삼만육천 일에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하는 이놈이 바로 이놈이다’
한 그 게송써진 것을 보고서 화두가 타파가 되는데, 그 만법귀일 화두만 타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조주무자며, 정전백수자며, 마삼근이며, 청주에서 적삼하나를 얻었는데 그 무게가 일곱 근이더라 헌 공안이 있는디 그 공안이며 천칠백 공안(1700공안)이 하나도 맥힘이 없이 다 확확 다 터져부렀다 그 말이여.
이 공부라 하는 것은, 이 참선 공부라 하는 것은 이러헌 것입니다. 다른 세속 공부처럼 날마다 허며는 조끔씩 조끔씩 뭣이 되아가고 알아지고 얻어지고 보이고 그런 것이 아니고,
하루를 허나 석 달을 허나 일 년을 허나 삼 년을 허나 마냥 옳게 헐수록 꽉 맥히고 답답할 뿐이지, 뭐 한 달 했으니까 조끔 되고 두 달 허면 조끔 그만큼 더되고 석 달 하니까 더 잘되고 이렇게 해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마지막 터질 때 탁! 되는 것이지 쪼끔씩 쪼끔씩 뭐 되아 가는 것이 아니다 그 말이여.
그래서 안 된다고 짜증을 낼 일이 아닙니다. 일 년이 되았건... 고봉스님 같은 그런 대근기로도 삼 년이라고 허는, 밤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용맹정진을 해서 삼 년 만에사 그러헌 경계가 이르렀거든,
하물며 근기가 약한 우리 하근중생(下根衆生)이야 삼 년 아니라 칠 년 아니라 십 년 삼십 년이라도 고봉스님과 같은 그러헌 맹렬하고 간절한 결심을 가지고 한결같이 밀고 나간다면 그것이 어찌 안 될 것이냐 그 말이여.
내게 있는 것을 내가 찾는 것인데 어째서 그것이 안 될 것이냐 그 말이여. 온전히 신심이 그렇게 간절허지를 못하고 한결같이 밀고 나가는 끈기가 없어서 그럴 따름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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