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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섬 오동도는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3, 4월이 특히 아름답다. 빠알간 동백꽃이 활짝피어 봄이 절정을 이룬 오동도를 관광객들이 거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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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풍경은 아름답고 야경은 더 빼어나다, 이순신 장군이 활약한 주 무대다, 동백꽃과 갓김치가 유명하다 등등.
전라남도의 항구도시 여수시 하면 떠오르는 얘기다. 여기에 여수는 최근 엑스포의 도시라는 별명까지 하나 더 얻었다.
여수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는 넉넉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당일치기' 여행을 해야 한다면 어떤 방식이 좋을까.
비록 빠듯한 당일 일정이지만 해변 육지와 해상, 공중에서 그야말로 입체적으로 여수를 느낄 수 있는 일정이 있다.
해변 철로의 레일바이크와 해상케이블카, 관광유람선을 차례로 타며 여수를 누비는 것이다.
게다가 기차를 타고 여수로 향하면서 차창 너머로 남녘 이곳저곳의 봄 정취를 확인하는 것도 이번 여수 여행의 플러스알파다.
◆레일 바이크
- 만성리해수욕장서 출발해 왕복 3.5㎞ 코스
- 검은모래해변 옆 남도의 섬들 손에 잡힐 듯
여수로 들어선 후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만성리해수욕장이다. 백사장 모래 색깔이 검다고 해서 검은모래해변이라고도 불린다. 레일바이크를 타는 장소는 만성리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다. 여수해양관광개발이 운영하는 레일바이크는 앞뒤로 2명씩 4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고, 각 좌석의 페달을 저어 가는 식이다. 바이크 위에는 선팅이 된 지붕도 있다. 요금은 어른 기준 2명에 2만 원(3명과 4명은 각각 2만5000원과 3만 원)이다. 특별히 위험하거나 한 것은 없고,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는 좌석 가운데 있는 브레이크를 손으로 잡아당기면 된다.
레일은 전라선 열차가 운행하다 폐선된 곳으로, 운행 거리는 왕복 3.5㎞다. 안전벨트를 한 후 드디어 출발했다. 왼쪽으로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바다 내음이 물씬하다. 여수 화학공업지구 쪽으로 상선들이 부지런히 오가고, 그 너머 경남 남해군의 섬들도 손에 잡힐 듯하다. 레일 주변에는 각종 봄꽃도 활짝 피었다. 출발 지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포토존이 있다. 원하는 손님은 현상된 사진을 살 수 있다. 터널 구간도 있다. 터널 안은 좀 춥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화려한 조명 장식에 심심하지 않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반환 지점이다. 되돌아오는 길은 약간 오르막이어서 좀 더 열심히 페달을 저어야 한다. 레일바이크를 타는 시간은 30분 정도.
◆거북선유람선
- 돌산도~거북선대교~오동도 숨은 비경 만끽
- 이순신 발자취 따라 임진왜란 역사 체험도
"승객 여러분, 오른쪽으로 보이는 동그란 모양의 섬이 장군도입니다. 이곳에는 조선 시대 왜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이량 장군이 쌓았다고 전해지는 국내 유일의 수중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벚꽃이 섬 전체를 뒤덮다시피 하고 있어 봄이면 더욱 아름답습니다."
돌산도 선착장을 출발한 지 5분쯤 지났을 무렵 관광유람선 안에서는 이 같은 친절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여수는 전라좌수사 이순신의 근무지였다. 거북선을 처음으로 출정시킨 장소이기도 하다.
유람선도 거북선의 모형을 본뜬 거북선유람선이다. 돌산도에서 출발한 유람선은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아래를 차례로 지나, 여수가 자랑하는 섬 오동도에서 닻을 내린다. 항해 시간은 대략 45분 정도. 300명이 한꺼번에 탈 수 있는 거북선유람선은 전망대와 대형 연회장을 갖추고 있고, 기념품 가게 등의 부대 시설도 있다.
유람선이 주요 길목을 지날 때마다 안내방송을 해줘서 관광의 재미를 더한다. 유람선에 탄 관광객들은 연신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연인으로 보이는 젊은 남녀들도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더없이 행복한 표정이다. 갑판에 서면 바닷바람이 아직은 제법 차가웠지만, 배 양옆으로 펼쳐진 비경 때문인지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다. 승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 접근해오는 갈매기떼의 재롱은 유람선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묘미이기도 하다.
◆바다횡단 케이블카
- 90m 공중에 매달려 여수~돌산도 왕복 운행
- 발아래 오밀조밀 해안선·항구가 한 폭의 그림
바닥을 통해 옅 푸른 바다 물결이 일렁이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바다 수면에서 90여m 떨어진 공중에 있다. 게다가 줄에 매달린 차량이 미세하지만 흔들리는 것도 감지된다. 애써 태연한 척하긴 해도 은근히 무섭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이내 사라진다.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 때문이다.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여수 '본토'와 돌산도를 연결한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것이다.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에 이은 아시아 4번째 바다 횡단 케이블카라고 한다. 거리는 왕복 3㎞이며, 자동순환식 모노 곤돌라 형태다. 총 50대의 곤돌라 가운데 10대는 바닥이 투명한 재질로 된 이른바 크리스털형이다. 요금은 왕복 기준으로 크리스털형은 2만 원, 일반형은 1만3000원이다.
출발은 돌산도 쪽 정류장에서 한다. 미끄러지듯 정류장을 출발하자 시야에 들어온 전경은 온통 그림 그 자체다. 오밀조밀한 여수의 해안선과 잘 정비된 연안의 모습을 보면서 미항이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기존의 돌산대교에 이어 여수엑스포를 계기로 완공된 거북선대교의 위용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반대편 정류장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예술작품처럼 우뚝 솟은 건물인데 MVL(엠블)호텔이다. 이 호텔 역시 엑스포를 계기로 들어섰는데 311실 규모의 특급호텔이다. 밤바다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눈이 이 정도 호사를 누린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 그래도 백미는 동백꽃 붉게 물든 오동도
오동도는 여수가 자랑하는 10경 가운데 당당히 첫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아름다운 섬이다. 768m 길이의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돼 있다. 방파제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정도로 운치가 있다. 동백을 이야기하자면 항상 가장 먼저가 여수 오동도다. 섬 전체를 이루고 있는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에선 매년 1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3월이면 만개한다.
오동도 안에 자리한 테마공원에는 25m의 높이를 자랑하는 등대가 있고, 음악 분수공원, 맨발공원이 있다. 1952년 처음으로 불빛을 밝힌 오동 등대는 여수항과 광양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은 물론 해마다 200여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또 2.5㎞에 이르는 자연 숲 터널식 산책로는 동백이 지는 날 소중한 사람의 손을 잡고 걷기에 좋은 장소다. 미로 같은 산책길 옆으로 펼쳐진 해안은 대부분 암석해안으로 병풍바위와 소라바위, 지붕바위, 코끼리 바위 등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 속살이 야들야들…여수의 맛 금풍생이
여수는 역시 항구도시답게 싱싱한 해산물을 쉽게 맛볼 수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연안여객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금풍생이 구이(1인분 1만2000원·사진)를 주문했다. 여수 특산품인 '금풍생이'는 표준어로 '군평선이'다. 남편에게는 안 줘도 새 서방한테는 준다 해서 샛서방 고기로 잘 알려진 고기다. 굵은 칼집을 내 구워 양념을 얹은 금풍생이의 살은 야들야들하고 고소하다. 서대회무침도 여수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다. 1년 이상 발효시킨 막걸리로 만든 천연식초를 사용해 비린내가 적고 담백한 맛이 빼어나다. 여수 명물 돌산 갓김치도 어느 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다.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는 여수 지역 여행사 기쁨투어(주)(010-8996-4477)와 손잡고 기차를 이용한 여수 여행 상품을 내놨다. 당일 여행의 경우 오전 6시 20분에 부전역을 출발하는 무궁화를 타고 가면 된다. 여수로 바로 가는 기차 편은 없으므로 순천역에서 내려 승용차로 이동한다. 기차는 3시간, 승용차 이동은 30분 정도 걸린다. 돌아올 때는 순천역에서 오후 6시5분에 출발하는 관광 열차 S-트레인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