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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고속도 산외IC -> 24국도(언양방면) -> 표충사가는길
대중교통
*밀양에서 표충사로 가는 버스편을 이용하면 된다. [samna]
우리 땅에는 이름이 같은 동명이산(同名異山)이 꽤 된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과 낙남정맥의 끝인 김해 백두산이 그렇고, 1300년 된 은행나무와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애틋한 전설이 서린 영국사를 품은 영동 천태산과, 낙동강의 굽이치는 물줄기와 함께 천태호 안태호의 푸름을 만끽할 수 있는 밀양 천태산도 역시 그렇다. 국제신문 산행팀이 몇 해 전 발굴한 경주 정족산은 기존 양산의 정족산과 해발고도와 한자 이름까지 똑같다.
산행 초입 만나는 전망대에 서면 밀양 가는 24번 국도 건너편으로 용암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발밑으론 들머리 용전마을도 보인다. |
자연발생적인 이름으로 '흰 구름 산'이라 불리는 백운산은 함양 광양 부산기장 울산울주를 포함해 전국에 열댓 개쯤 되고, 일본 천황을 연상시키는 일제의 잔재인 천황봉은 정확한 통계치는 없지만 무려 20개가 넘는단다.
승학산(乘鶴山)도 동명이산 중 하나이다. 하나는 부산을 넘어 전국의 억새 명산으로 손꼽히는 산이요, 다른 하나는 영남알프스의 변두리 봉으로 밀양 단장면과 산외면의 경계에 위치한 때묻지 않은 산이다.
이들 두 승학산은 이름 그대로 학이 날개를 펼치고 비상하는 형상이다. 부산 승학산은 고려 말 무학 대사가 산세가 준엄하고 기세가 높아 학이 하늘을 나는 듯하다 하여 명명했다 전해오고, 밀양 승학산은 10여 년 전 산이름과 생긴 모습과의 관계를 연구한 동아대 강영조(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가 논문을 통해 학의 형상임을 발표한 바 있다.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에서 나와 24번 국도에서 바라보는 승학산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근육질의 층층단애와 헌걸찬 마루금의 풍광 그리고 차에서 내리면 만나는 제법 너른 소(沼)까지 웬만한 명승지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속살은 겉모습에 비해 화려하진 않다. 비교적 때가 덜 묻은 호젓한 산길이다. 여기에 영남알프스와 주변 언저리봉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곳곳에 포진해 있어 산행의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산행은 산내면 용전리~용전교~전주 이씨묘~잇단 전망대~718봉(정각산·승학산 갈림길)~627봉~승학산(556m)~경주 최씨묘~388봉~밀양 박씨묘~단장면 태룡리 용회마을 순. 순수하게 걷는 시간은 4시간 정도. 추운 겨울 부산서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부담없는 산이다.
용전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용전교를 건넌다. 도중 좌측 저 멀리 구만 북암 문바위 수리봉 억산 범봉 운문산까지 보인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우측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식수대와 간이화장실을 지나 좁다란 포장로를 따라 150m쯤 가면 묘지 5기. 여기서 20m 더 가면 만나는 묘지 2기 우측으로 올라선다. 또 다른 묘지군을 지나면 발밑에 빛바랜 밤송이가 지천에 널려 있다. 밤나무밭이다. 이내 길다운 길을 만난다. 제법 오름길이다.
잠시 후 첫 갈림길. 또렷한 우측으로 발길을 옮긴 후 지계곡을 건너면 다시 갈림길.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내 또 갈림길. 직진하며 오른다. 전주 이씨묘 앞에선 좌측 열린 길로 방향을 잡는다. 차츰 경사가 심해지며 발밑은 솔가리가 수북해 푹신하다.
이쯤 되면 큰 줄기의 등로는 완전히 찾은 셈. 이후 산길은 지그재그형으로 변하고 집채만한 바위 앞에선 우회하지만 전체적으로 여전히 오름길의 연속이다. 잠시 숨돌릴 평길이 나오더니 다시 방향을 틀어 직진형 오름길. 주변 소나무의 자태가 일품이다.
승학산 산행 중 바라본 주변의 봉우리들. 사진 위에선 왼쪽부터 재약산 코끼리봉 재약봉 향로산 백마산 명필봉 취경산이, 아래 사진에선 역시 왼쪽부터 용암봉 오치고개 구만산이 보인다. |
계속되는 지그재그 된비알 낙엽길. 등로 우측은 대부분 절벽으로 멋진 전망대의 자격 요건을 갖췄지만 수목에 가려 조망이 좋지 못하다. 다만 소나무 아래 한 지점만 조망이 살아 있다. 정면 용암봉과 그 왼쪽 백암봉, 용암봉 우측으로 오치마을 육화산 구만산이 보이고, 발아래 동천과 들머리 쪽 용전교도 확인된다.
이어지는 낙엽길. 8, 9분 뒤 등로가 우측 바위 쪽으로 휘면서 부처손이 눈에 띄는 시야가 확 트인 멋진 전망대에 선다. 좌측으로 627봉, 그 뒤로 승학산, 그 우측 뒤로 칠탄산 종남산 덕대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어 바위군이 떡 버티고 있지만 그 틈새로 길이 열려 있어 부담없이 통과한다. 18분쯤 뒤 갈림길을 만난다. 우측길은 무시하고 계속 직진한다. 5분이면 봉우리의 정점으로 비교적 너른 평탄한 지점에 선다. 718봉이다. 하산로는 우측으로 꺾이면서 V자 갈림길. 왼쪽은 정각산 실혜산 방향, 산행팀은 오른쪽 승학산 용회동 단장숲 방향으로 내려선다. 등로 좌측 골짝은 승학이골이며, '좌 단장 우 산내'를 보며 걷는다. 8, 9분쯤 뒤 우측으로 방금 지나온 산줄기가 한눈에 펼쳐진다. 이어 앞선 전망대에서 본 승학산 앞 봉우리인 627봉이 정면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등로는 비교적 거칠지만 뚜렷하다.
이번 산행의 큰 그림을 조망해볼 수 있는 전망대가 때마침 기다린다. 627봉을 본 후 10분쯤 뒤다. 가까이로는 용암봉과 그 왼쪽 백암봉, 그 뒤로 중산 낙화산이, 저 멀리 범봉 억산 문바위 북암산 구만산 육화산 오치마을이, 발 아래로 들머리 용전리와 방금 지나온 718봉, 그 우측으로 정각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용암봉 뒤론 비슬산까지도 확인된다.
전망대에서 살짝 한 굽이 오르면 627봉에 선다. 이 627봉은 산내면 산외면 단장면의 경계를 가르는 이른바 삼면봉(參面峰). 정면으로 승학산이 '한 일(一)' 자 모습을 하고 있다. 세계 11봉인 브로드피크(Broadpeak)의 축소판이다. 10여 분 뒤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지점에 선다. 붉은빛 지붕의 건물이 보이는 너른 터로 지형도 상의 장자산(136m)이다.
이어지는 낙엽길. 바윗길도 오른다. 길 건너편으로 승학산 근육질의 위용을 맘껏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다. 어떤 지점에선 정각산 우측 뒤 나목 사이로 재약산도 볼 수 있다.
승학산은 생긴 모습 그대로 별로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올라선다. 정상엔 큰 구덩이가 파져 있다. 전망이 없다. 정상석 대신 국제신문 2대 산행대장 최남준 씨가 '승학산'임을 알리기 위해 만든 조그마한 팻말이 나무에 걸려 있다.
하산은 구덩이 좌측으로 향한다. 경주 최씨 부부묘를 지나면 이내 V자 갈림길. 왼쪽 용회리, 산행팀은 우측 보리암 방향으로 향한다. 이어 또 갈림길. 이번에도 우측으로 내려선다. 급내리막길이다.
무덤을 지나면서 또 갈림길. 우측으로 가면 벼랑 끝으로, 산아래 보리마을 쪽에선 가마바위라 불리는 전망대에 선다. 저 멀리 좌측에서부터 재약산 코끼리봉 재약봉 향로봉 백마산 명필봉 취경산, 정면으로 금오산 가래봉 만어산 칠탄산 덕대산 종남산이 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발밑으론 단장천과 우측 동천이 합수하는 지점 뒤로 독립봉인 경주산도 보인다.
이제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선다. 아주 험한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수북한 낙엽길과 키 작은 송림터널을 지나면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는 무덤을 지난다. 이후 산길은 내려섰다 올라섰다를 반복하다 388봉을 지나 다시 내려선다. 방치된 무덤 4기를 지나면 조그만 전망대바위에 올라선다. 올라서보니 등로 쪽에서 본 바위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우측 마을은 보리암이 있는 보라마을.
산행은 이제 막바지. 10여 분 뒤 밀양 박씨묘를 지나자마자 갈림길. 우측 보라마을 쪽 옛길은 사라진 지 오래라 좌측 반듯한 등로인 용회동 쪽으로 내려선다. 10분이면 산을 벗어나 용회동에 도착한다. 정면 낮은 산이 경주산이다.
◆ 떠나기 전에
- 승학산, 크게 보면 학 형상 작게 보면 입수하는 용
풍경미학서인 '풍경의 발견' 저자인 동아대 강영조 교수는 이번 산행의 날머리인 단장면 태룡리 용회동에서 승학산의 품새를 관찰한 결과 학이 날개를 펼치고 비상하는 형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승학산을 크게 보면 학의 형상을 닮았지만 시야를 좁게 보면 용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즉 승학산의 우측 날개 끝 부위만을 보면 용이 물 속으로 들어가려는 형상이라는 것. 실제로 입수하려는 지점엔 단장천의 지류인 동천이 흘러 신빙성을 더해준다.
산행팀은 이와 관련해 산행 중 바라본, 지금은 식당(산천농원)인 듯한 장자산(長子山)이 용의 알로 해석되며 날머리 용회동에서 바로 보이는 독립봉인 경주산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행 후 산행팀은 당초 계획했던 보라마을을 찾아 촌로들에게 승학산에서 보라마을 쪽으로 내려오는 등산로에 대해 문의한 결과 20, 30년 전까지는 있었지만 지금은 "찾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산행팀이 밀양 박씨묘 주변에서 20분 정도 시간을 허비해가며 옛길을 찾아 보았지만 허사였음을 밝혀둔다.
촌로들을 만나 작은 성과도 있었다. 그들이 아니면 전혀 알 수 없는 비둘기바위와 가마바위의 존재를 알았다. 비둘기바위는 말 그대로 비둘기가 늘 무리지어 앉아 있어서, 가마바위 역시 마을에서 보면 연상 가마 모양과 닮아서 명명됐다 한다.
◆ 교통편
- 사상 서부터미널서 밀양행 1시간 간격으로 출발
부산 서부버스터미널에서 밀양행 시외버스는 오전 7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이 시외버스는 국도 대신 신대구부산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1시간 걸리며 3800원. 밀양시외터미널에서 얼음골 또는 석남사행 버스를 타고 용전에서 내린다. 오전 8시35분, 9시5분, 9시35분, 10시40분, 11시30분. 1700원.
날머리 단장숲 인근 홍제중학교 앞 정류장에서 밀양행 버스는 오후 3시20분, 4시20분, 5시, 5시30분, 5시40분, 5시55분, 6시30분, 6시40분, 7시15분, 7시35분, 7시45분, 8시5분(막차)에 있다. 1300원. 밀양에서 부산행 시외버스는 1시간 단위로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8시30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이정표 기준으로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밀양IC~울산 언양 방향~산내면~산내면사무소 용전리~용전휴게소식당~용전교 순. 주차는 식당과 매점을 겸하는 용전휴게소식당에 부탁하면 편리하다. 날머리 용회마을에서 들머리 용전에 주차한 까지 차를 회수하기 위해선 렌터카(055-353-0809)를 이용하면 된다. 1만 원. 산내면 송백택시(055-352-7550)를 이용하면 1만6000원 내외.
문의=국제신문 산행팀 (051)500-5168 이창우 산행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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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 승학산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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