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공사를 시작하기 전, 고민이 있었습니다.
“주방과 홀의 구조를 어떻게 배치할까?”
오랜 시간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내린 결론이 “반반씩 나누자”였습니다.
절반은 주방, 절반은 홀로 짰습니다.
우리에겐 이용자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봉사자도 중요하죠.
정기봉사자들의 동선이 편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홀이 좁더라도 주방을 넓게 한 것입니다.
내 마음속엔 이용자도, 봉사자도, 후원자도 다 중요합니다.
특정부분에 비중이 치우치지 않도록 신경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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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야구장이 많죠.
그 중 천장이 막혀있는 돔구장은 하나 뿐입니다.
그러나 미국에는 여러 개의 돔구장이 있습니다.
이상한 건, 천정을 완전히 막아놓지 않고 작은 구멍을 뚫어놨습니다.
설계자에게 물어보니 “재밌는 야구경기를 우리만 볼 수 있나요? 하나님도 구경하셔야죠. 그래서 천장을 뚫은 것입니다.”
미국인들 무의식 속에는 코람데오의 하나님이 내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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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와 과일을 좋아합니다. 당연히 수박도 좋아하죠.
수박을 먹으면 빨간 부분이 없이 완전히 먹습니다. 이게 버릇입니다.
알뜰하게 먹는다는 얘길 듣습니다.
주위사람들이 놀랍니다.
칭찬받으려 한 행동이 아닌데 어쨌든 기분이 좋습니다.
이제는 사람들 눈을 의식해 더 그렇게 먹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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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 새게 행동합니다.
누가 지켜보는 것 처럼 살아갑니다.
야구장 천장에서 구경하는 하나님 처럼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하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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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내는 남자성격을 지녔습니다.
머리스타일도 숏컷만 유지합니다.
20세 때부터 사회생활을 했기 때문에 대인관계도 원만합니다.
누구에게나 말을 잘 걸고,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털털하고 순발력이 빠르며, 맺고 끊는 게 분명합니다.
피 한방울 안 날 것 같은 냉철함이 있습니다.
계산도 빠릅니다. 돈계산 할 땐, 몇 수 앞을 내다봅니다. 나는 절대 못 따라갑니다.
나에게 없는 성격이 그녀에게 있습니다.
봉사단체 사장님들이 오면 아내와 티키타카 말을 주고받습니다.
물 흘러가듯 이어갑니다. 농담과 진담을 번갈아 하며 재밌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나는 이걸 못합니다. 말이 딱딱 끊깁니다.
큰일입니다. 말을 많이 해야하는 목사가 말을 제대로 못하니 큰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성도와 신앙상담할 때 아내는 옆에서 함구합니다.
입을 다물고 있다가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이렇다 저렇다” 조언해줍니다.
남편이 말하고 있을 때 톡톡 끼어들지 않습니다.
지혜로운 아내입니다.
서로 보안해가며 살아갑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결혼시켜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