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망발인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법화경은 사실 보살들에게 설해서 부처가 되게끔 하기 위한
가르침이다.>
이 말이 왜 망발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이 시각, 유투브를 통해 올라오는 모든 법화경 해설,
모든 설법의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출판된
모든 법화경 저자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말하고, 또
서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 망발은 법화경 서품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아래 경문의 망발번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爲諸菩薩 說大乘經 名無量義 敎菩薩法 佛所護念>
망발번역:
모든 보살들을 위해(爲諸菩薩)
대승경을 설했다(說大乘經).
그 대승경의 이름이 무량의다(名無量義).
무량의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고(敎菩薩法),
부처님이 호념하시는 바다(佛所護念).]
어느 번역본을 봐도, 어느 해설서를 펼쳐도, 어느 스님의 설법을 들어봐도
위의 번역 그대로입니다. 참으로 나무랄 데 없어 보이는 이 번역에
내가 시비를 걸고 나온 것이 2-3년 전 쯤, 바로 이 카페에 올린
<법화경, 일본은 엉터리 번역하고, 조선은 무개념 베끼고>라는 고약한 글을
통해서였습니다. 지금 카페에 들어 와보니 아직도 그 글은 살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반갑고,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위 번역은 틀렸습니다. 틀려도 한참 틀렸습니다. 법화경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의 번역이고, 대승불교가 무엇인지 깜깜 감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사람의
번역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문제가 되는 앞의 경문을 다시 한 번 소환해봅시다.
<爲諸菩薩 說大乘經 名無量義 敎菩薩法 佛所護念>
망발번역:
모든 보살들을 위해(爲諸菩薩)
대승경을 설했다(說大乘經).
그 대승경의 이름이 무량의다(名無量義).
무량의는 보살을 가르치는 법이고(敎菩薩法),
부처님이 호념하시는 바다(佛所護念).]
말하자면, 무량의라는 이름의 대승경전을 가지고 보살들을 상대로 법을 가르친다는
말인데, 과연 그런가요?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爲諸菩薩>은 여기서 <모름지기 보살이 되세요>라는 일종의 권고입니다.
누가 누구에게 권고하는가? 석가모니부처님이 일체중생들에게 권고합니다.
여기서 <爲>는 <~이 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 동사입니다.
<위하여>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리고 <諸>는 <모름지기>, 혹은 <모두>라는 의미로 사용된 부사입니다.
<모든>이라는 의미의 형용사가 아닙니다.
(글자 <爲>와 <諸>에 대한 자세한 풀이는 여러분이 갖고 계시는 한자사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 <敎菩薩法>은 <(보살법이 무엇인지 모르는 일체중생을 상대로
모름지기 보살이 되어야 한다고) 보살법을 가르친다>는 의미입니다.
<보살을 상대로 법을 가르친다>는 의미가 전혀 아닙니다.
예를 들어, <敎生滅法>은 <(생멸법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생멸법을 가르친다>는 말입니다.
<생멸을 상대로 법을 가르친다>는 말이 아닙니다.
또 <敎交通法>은 <(교통법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교통법을 가르친다>는 말입니다.
<교통을 상대로 법을 가르친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뿐 아닙니다.
보살은 무상의 깨달음(아뇩다라삼먁삼보라)을 성취하여(즉 上求菩提하여),
일체중생을 위해 법륜을 굴리고 있는(즉 下化衆生하고 있는) 존재임을
법화경 서품 첫머리에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 보살을 상대로 무슨 법을 설한단 말인가요?
이제 경문 <爲諸菩薩 說大乘經 名無量義 敎菩薩法 佛所護念>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답이 나옵니다.
<(성문이나 아라한이 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모름지기 보살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하시며 대승경을 설하셨다. 그 이름이 무량의다.
무량의는 (일체중생을 상대로) 보살법을 가르치는 경이고, 부처님이 호념하시는 바다.>
어떤가요?
<법화경은 사실 보살들에게 설해서 부처가 되게끔 하기 위한 가르침이다.>라는 말,
망발 아닌가요?
<법화경은 사실 중생들에게 설해서 보살이 되게끔 하기 위한 가르침이다.>라고 해야
제대로 번역하는 것 아닌가요?
이와 같은 망발이 하나의 전통이고 상식처럼 통하도록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이 일본 불교전문가들이다,
그리고 거기에 아낌없이 조력하고 있는 사람이 조선 땅의 불교전문가들이다, 라는 게
나성거사의 생각입니다.
* * *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
님의 지적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있는 것 같다...라고 짐작하는 말이 아니라.
~있다...라고 단정해야 할 듯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