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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04
S#1. 재즈바 (N)
태하 : (의자 하나 빼주며) 앉아요.
여름 : (하진에게) 한잔 하구 갈래?
하진 : (태하 보고, 여름에게) 그럴까.. (앉고)
태하 : (지나가는 직원 손짓으로 불러) 잔 하나만 더.
여름 : (얼른 하진의 눈치를 본다)
하진(E) : (태하 보는 위로) 어떻게 이 남자랑 일을 하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솔 : 설명이 좀 늦었는데, 깜짝 놀랬지? (태하 가리키며) 호텔서 맞선 볼 때 마주친 적 있다면서.
하진 : 그때.. 실례가 많았습니다.
태하 : (애써 웃는) 아니, 전혀요..
하진 : (여름) 근데, 일은 어떻게...?
여름 : 어.. 우연히...
하진 : (우연히?)
태하 : 와인바 작업을 하던 중에 좀 개성 있는 목공작업을 할 만한 회사가 있나 찾다가, ‘여름&소나무’를 발견했어요.
하진 : (이해가 안가지만, 끄덕이는데)
여름 : (조마조마)
솔 : (태하에게) 우리가 쫌 개성은 있어요.
여름 : 잠깐만, 나 화장실. (하진에게 웃어보이고 일어나며, 따라오라는 뜻으로 솔의 어깨를 한번 짚고 간다)
솔 : 나도 화장실 좀. (가고)
-하진과 태하, 가는 여름을 보다가 눈 마주치면, 어색하게 웃고.
S#2. 재즈바, 화장실 (N)
여름 : (들어서자마자, 휙 돌아보고) 돌았어, 하진씨를 부르면 어떡해?
솔 : 근처라면서 들리겠다는데 굳이 오지말라고 해?
여름 : .....
솔 : 강태하한텐 이미 단속했어. 옛날에 사귄 건 말하지 말라구.
여름 : ....
솔 : 왜 이렇게 긴장해? 강태하랑 바람 피다 들킨 것도 아닌데.
여름 : (가슴에 손) 아우.. 가슴 떨려. 무대에서 하진씨 온 거 보고 얼마나 철렁- 했는지 알어?
솔 : 잊지마. 니 옆엔 이 언니가 있어.
여름 : 일주일 먼저 태어난 친구 따위 언니로 인정 안 해. 의지도 안되구.
S#3. 재즈바 (N)
-하진의 술잔 옆에 놓인 태하의 명함. 태하의 술잔 옆에 놓인 하진의 명함.. 여름과 솔이 화장실로 빠져서 둘만 남아 어색하다.
-태하 인터뷰, 술집 일각
태하 : 명함 받고 인사는 했는데.. 그냥 좀 어색했어요.
-하진이 태하를 건너다보면, 태하가 다른 쪽을 본다. 그 위로,
태하(E) : 여자들은 이런 경우, 단박에 친해지던데.
-이어받아 하진 인터뷰, 술집 일각
하진 : 남자들은.. (웃음) 좀 긴장하게 되요.
-태하가 하진을 건너다보면 태하가 옆 테이블로 시선을 돌리거나.
여름 때문에 어색한 상태가 아니라, 숫컷으로서의 야릇한 탐색전 느낌.
하진(E) : 별건 아니고, 서로 탐색하는 거죠. 같은 숫컷이니까.
-둘이 주고 받는 시선, 그 위로..
태하(E) : 저 놈이 셀까, 내가 셀까.
하진(E) : 저 놈은 어떤 놈일까? 뭐 그런 거..
-두사람, 괜히 어색한 건배를 한다.
하진(E) : 그냥.. 동물적으로 그렇게 되요. 나도 모르게.
-태하의 시선으로 당구대에 몰려있던 사람들이 떠나고, 직원들이 정리하는 게 보인다.
태하 : 당구... 칠 줄 아세요?
하진 : 아, 네.. 조금...
태하 : 한 게임, 칠까요? 가볍게 한게임 치죠?
하진 : 네, 뭐...
-두사람, 일어서는데... 솔과 여름이 돌아온다.
여름 : 가게?
하진 : 아니. 당구 한게임 칠려구.
여름솔 : (마주보는데)
태하 : (쟈켓 벗고)
하진 : (태하 옷 벗는 거 보고 쟈켓 벗고)
여름 : (긴장해서 보고)
태하 : (하진에게 싱긋 웃어보이면서, 팔 걷어붙이고)
하진 : (제대로 쳐보자는 건가? 역시 싱긋 웃으며 팔 걷어붙이고)
-큐대를 고르는 둘.
여름과 솔.. 남자들을 보다가... 여름이 솔을 흘긴다. 솔, 뭐 어때? 하는 느낌으로 어깨 으쓱해보이고.
태하 : (점수판 앞에서 150을 매기며) 전 150. 그쪽은요?
하진 : (큐대에 초크칠을 하며) 저도 뭐 그 정도에요.
태하 : (하진의 점수도 150으로 매긴 후) 선 하시죠.
-하진, 큐대를 잡고 공을 치는데.. 하진의 노란 공, 빨간 공 하나만 맞고 멈춘다.
하진 : (가볍게) 오랜만에 쳤더니..
태하 : 저도 꽤 오래 안 쳤어요. (폼 잡는데, 눈빛이 반짝 빛이 난다)
-태하, 큐대를 잡고 공을 치는데.. 태하의 흰 공이 빨간 공 두 개를 맞춘다.
하진 ‘요것 봐라?’하는 표정으로 태하를 본다.
빨간 공 2개를 연속으로 2-3번 더 맞추는 태하의 흰 공. 옆으로 카운트되는 점수 판.
하진 ‘뭐야 이 자식? 가볍게 치자더니? 해보자는 거야?’ 싶다.
-여름, 하진에게 작게 파이팅- 해보인다. 힐긋 보는 태하.
하진 : (승부욕 올라온다. 초크칠 하며, 태하 보며) 가볍게 치자더니 정색하고 치시네요?
태하 : (오만하게 보며) 게임은 게임인데 지는 건 싫어서요.
여름 : (잘났다. 흘기고)
하진 : (여전히 여유있게) 그럼 저도 정색 좀 하고 쳐야겠는데요? (여름을 보면)
여름 : (얼른 고개 끄덕여주고)
-하진의 노란 공도 빨간 공을 맞춘다.
여름 : 오오- 잘하는데? (솔을 보며 함께 웃고)
태하 : (밉다. 보고)
하진 : 그냥 어린애 수준이야.. (세번째 또 공이 들어간다)
솔 : 아싸, 동점. 그지? 동점인 거지, 지금.
여름 : (하진, 뿌듯하게 보고)
태하 : (눈썹 올라간다. 이녀석 보통 놈 아닌데?)
-태하가 친다. 하진과 태하의 점수, 비등비등하게 올라간다. 엎치락뒤치락.
하진이 칠 때마다 응원하는 여름과 솔. 태하, 그런 둘이 꼴뵈기 싫다.
하진, 여유 있게 태하 건너다보며 침착하게 친다.
태하 : 진짜 150 맞아요?
하진 : 그쪽이야말로 이백은 돼 보이는데.
태하 : 의사 공부 힘들지 않아요? 시간도 없었을 텐데, 꽤 노셨나봐요.
하진 : 제가 이과 아닙니까? 탄젠트, 코싸인 지겹게 봤거든요. 본능적으로 각도가 보이고 몸이 움직이네요.
태하 : 그게 아니라, 승부근성, 꽤 있으신가 봐요?
하진 : 웬만하면 지고 사는데, 이기자고 덤비면 또 밟히는 성격은 아니라서요. (웃는다)
여름 : 당연하지. 이겨야 돼. 무조건!
솔 : (주먹 불끈 쥐어 보이고)
-태하, 굳어서 큐대를 잡고 치는데.. 태하의 흰 공, 잘 못 맞았다. 일명 삑사리.
솔, ‘앗싸. 삑사리다..’ 좋아하고.
여름 : (태하 한번 건너다보고, 솔에게) 그런 건 봐도 못 본 척 하는 거야. 챙피하잖아.
솔 : 하긴..
-태하, 그런 둘과 하진을 본다. 약 오른다.
태하 : (순간 얼굴 달아오르며) 큐대가 휘었나. (애먼 큐대만 만진다)
솔 : (어느새 가져왔는지, 다른 큐대를 태하에게 내밀며) 그럼 이거요.
태하 : (못마땅한 얼굴로 받아들고)
솔 : (태하에게 받아든 큐대를 보며) 안 휘었는데요?
태하 : (말 못 알아듣네, 라는 표정으로 솔을 보며) 그럼 초크칠이 잘못된 거겠죠!
(손바닥에 땀을 바지춤에 닦으며) 손이 왜 이렇게 미끄러워.
하진 : (큐대를 잡으며) 긴장하셨나 봐요. 땀나는 걸 보니.
태하 : 원래 많습니다. 손바닥에 땀.
하진 : 심하시면 병원 한번 오세요. 다한증, 그거 치료받으면 금방 없어져요.
태하 : ....
-하진, 2-3번 연속해서 치면, 점수 올라간다.
-다시 태하의 차례가 왔다. 태하, 비장한 표정으로 심사숙고해서 각을 맞춘다.
-하진, 두 점수가 남았다.
-태하, 마지막 하나만 더 치면 끝이다. 근데 얼굴에 새겨진 비장미와는 다르게.. 가다 멈추는 흰 공. 빨간 공, 안 맞았다.
굳는 태하.
-태하, 표정이 심각해 여름과 솔은 환호도 못하겠고...
-하진, 여유있게 공을 치는데. 연속으로 맞는 공.
여름 : (하진의 마지막 점수를 딱 매겨주며) 자기가 이겼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하진에게) 굿!
솔 : 야.. 역시 우리 남선생!
하진 : (뭐 이 정도야 하는 얼굴로 받아치며) 많이 봐 주신 거 같은데 뭐.
(그렇죠? 라는 표정으로 태하를 보며) 내기라도 할 걸 그랬나봐요.
태하 : 담엔 하죠. 내기. (자존심 상했다) 다음주, 어때요?
여름 : (헉!!)
솔 : (태하에게) 진짜 하게요? (하진보고, 할거야? 하는 눈빛으로)
여름 : (그건 말리고 싶다) 아니, 잠깐만..
하진 : (OL) 좋아요. 다음 주 언제요?
태하 : 여덟시. 여기서.
하진 : (끄덕이고)
여름 : (솔에게, 어떡할 거야? 또 만난다잖아! 눈빛 보내고)
솔 : (이렇게 될 줄 알았냐?)
S#4. 신윤희의 작업실 앞 복도 (N)
-윤희가 걸어오다가 밖에 내놓은 배민수의 신발을 본다.
우유배달 봉지가 보인다. 문에서 배달봉지를 떼어내어 민수의 신발을 넣는다.
S#5. 신윤희의 작업실 (N)
-배민수는 없다. 윤희가 들어온다. 장기은 일하다가 돌아본다.
장기은 : 대표님 샤워하세요.
신윤희 : 배대표 또 왔어?
장기은 : (돌아본다) 신발 밖에 내놨어요. 오늘도 그 신발이라.
신윤희 : 없던데?
장기은 : 어, 있을텐데요? (나간다)
신윤희 :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리에 앉는다)
장기은 : 선생님. 진짜 신발이 없어졌어요. 우유봉투도 없어졌는데요?
신윤희 : 그 더러운 걸 누가 갖고 갔지?
장기은 : 어떡해요. 대표님 촬영장 가신다는데.
신윤희 : 어떡하긴. 나가서, 괜찮은 등산화 하나 사와.
장기은 : 대표님 신발 사주시게요?
신윤희 : (지갑에서 카드 꺼내며) 내 집에서 잃어버렸는데, 별 수 있어? 하여간 여러모로 귀찮게 해, 진짜.
장기은 : 문 닫았으면 어쩌지.. (혼잣말)
S#6. 재즈바 주차장 (N)
-하진의 차 안에서 잠들어있는 솔.
-하진의 팔을 끼고 하진의 차 옆에 선 여름.
-태하, 자신의 차 옆에 혼자 서있고.
태하 : 먼저 가세요. 혼자 기다려도 괜찮은데.
여름 : (계속 하진 옆에선 태하에게 깍듯한 높임말) 아니에요. 대리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하진 올려다보고) 근데, 운전 정말 괜찮아?
하진 : 입만 댔어. 괜찮아.
-태하의 핸드폰이 울린다. ‘여보세요’하고 받는 태하.
저쪽에 핸드폰 들고 있는 대리기사 보이고. 손들어 ‘여기예요, 성북동!’ 하는 태하.
-여름.. 하진이 신경 쓰여 올려다보는. 두사람, 눈빛 마주치는데.
태하 : 먼저 갈게요. 그럼. (하진과 여름에게 눈인사하고 간다)
여름 : (하진이한테 뭐라 설명하지...? 당황) 우리도... 가야지...
하진 : (말없이 조수석 문 열어주고)
여름 : (타고, 하진이 신경쓰이는데)
하진 : (후- 하늘 한번 보고, 운전석으로)
S#7. 하진의 차 안 (N)
-솔은 여전히 뒷자리에 구겨져있고.
-운전하는 하진. 그 옆의 여름. 여름, 괜히 오디오 시스템 만지작거리며 노래 찾아보는..
하진, 앞만 보고 운전하고 가다가..
하진 : (한손으로 여름 제지하며) 음악은 됐어. 한여름.
(침착하고 어른스럽게) 설명을 해봐. 어쩌다가 저 남자랑 일까지 하게 됐는지.
여름 : ....
하진 : 말 안하면, 그냥 넘어가긴 할 건데. 나 혼자 오해하고 상상하게 안했음 좋겠어.
S#8. 도로 + 하진의 차 안 (N)
-하진의 차, 거칠게 갓길에 세워지는.
-기세에 솔 창문에 머리 찧고 일어난다.
-여름, 거칠게 세워지는 탓에 앞으로 확 쏠렸다가 다시 제자리로 오는.
-솔, 여기는 어디? 잠깨어 두리번거리는데...
-앞만 보고 있는 하진의 눈치를 살피는 여름.
하진 : 너 그 남자랑 같이 잤잖아!
솔 : (뒤에서 눈치보며.. 싸우는 거야, 두사람? 싶은데)
여름 :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
하진 : 1번 호텔에서 만남. 2번 거기서 핸드폰 바뀜. 3번 핸드폰 찾으러 만났다가 그 집에서 잠을 자게 됨.
여기까지 받아들이는 것도 한참 걸렸어. 나는.
여름 : .....
하진 : (후- 삭히며, 생각하다가) 4번. 근데. 우연히도 같이 일을 하게 됐다?
여름 : ....그래서 물어봤잖아.. 이 일 해도 되냐구.
하진 : 파트너가 저 남자라고는 말 안했잖아.
여름 : 우연히 일어난 일이야. 솔이 깨워 물어볼래?
솔 : (헉- 얼른 도로 자는 척하고)
하진 : ...... (화나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기도 하고)
여름 : 미안해... 같은 남자라고 말했으면 하진씨가 신경 쓸까봐.. 그랬어.
하진 : 이 모든 걸 내가 너무 늦게 알았다는 생각은 안 들어?
여름 : 들어. / 미안해..
하진 : 나... 좀 이해하기 힘들어. 오늘은.
여름 : 그래서 오늘 불렀잖아. 떳떳하니까 하진씰 불렀지, 뭔가 찔리는 게 있는 사이였음 불렀겠어?
하진 : 부른 건 니가 아니라 솔이었어.
여름 : 솔이도 나 떳떳한 거 아니까 부른 거지. (뒤돌아보며) 야, 윤솔. 안그래?
솔 : (그대로 자는 척, 음.. 신음 소리내다가 아예 뒷좌석에 널부러지는)
여름 : .....
S#9. 태하의 집 (N)
-태하가 토끼 사료를 주고 있다.
-인서트. 앞씬에서 대리기사 기다리며 하진 곁에 팔을 끼고 서있던 여름..
태하 : (토끼에게) 하나도 안 변했어. 그때나 지금이나 좋으면 앞뒤도 안 재고 그냥 팍 엎어져... / 나한테도 그러더니..
/ 말해봐. 한여름. 여잔 다 그래?
S#10. 여름의 집 앞 (N)
-하진과 여름이 차에서 내린다. 안에 타고 있는 솔은 다 잊어버리고.
하진 : 이상하게 신경 쓰여. 팔 걷어붙이고 죽자고 덤볐어. 초면인데 그럴 거 없잖아.
여름 :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야. 말투도 고약하고, 오만해. 신경 쓸 일 아냐. 원래 그래.
하진 : (어이없어서 웃는다) 너 지금 원래라고 했다..? 이런 날은 언어선택 좀 섬세하게 하는 게 어때?
여름 : 말꼬리 잡고 계속 싸울 거야? 나, 이대로 기분 안 좋은 채 들어가도 좋아?
하진 : (흠... 하고는 자기 볼 톡톡 치면서, 여전히 화난 투로) 싸웠어도 뽀뽀.
여름 : (흘기고, 자기 볼 톡톡 두드리며, 말투는 여전히 화난) 괜히 의심한 사람이 뽀뽀.
하진 : (흘기고, 볼에 쪽 입 맞춘다) 이거 봐.. 맨날 내가 지잖아..
여름 : (볼 잡고) 그래서 내가 사랑하잖어. 예뻐 죽겠어. (입 쪽 맞추고) 나 들어간다.
(손 흔들고 안으로 가려는데, 어느새 잡힌 손목) 뭐야?
하진 : (말 꺼내기 부끄러운 듯, 웃는다)
여름 : ?
하진 : (또 금세 풀려서) 못 보내겠다. 우리 집에서... 자라, 오늘..
여름 : (풋, 웃는다) 안돼. (손 떨쳐내고) 엄마가 아셨어. 하진씨 집에서 자는 거. / 당분간 조신하게 지내야 돼.
(등 돌려 가면서, 손만 들어 흔들고)
하진 : (아쉬운 듯 웃으며 보고)
S#11. 하진의 차 안 (N)
-하진, 들어와 안전벨트 맨다. 시동을 켠다.
-솔, 일어날 기회를 놓쳤다. 어떡하지?싶은데.
-하진, 출발한다. 조금 달린다.
솔 : (벌떡 일어나며) 차 세워. 남선생!
하진 : (놀라서 급하게 브레이크 밟고) 뭐야..
솔 : 나 태우고 집에 갈려고? 이런 짓 막 해도 돼? 애인 친구한테?
하진 : (기막혀 웃고) 깜박 잊었어. / 내려... 얼른..
솔 : 오해가 많을텐데. 아까 여름이가 한 말이 다 맞어.
하진 : 내내 안 잤어?
솔 : 나 간다-!
-솔 내려 집을 향해 뛰어가고.
-하진, 백미러로 가는 솔을 보며, 픽 웃고.
S#12. 여름의 방 (N)
-여름, 옷 갈아입는데 핸드폰 문자메시지 온다. 확인하면 태하다.
태하(E) : 너, 남자친구 앞에선 나한테 깍듯한 높임말이더라.
S#13. 태하의 집 (N)
-핸드폰 보는 태하.
여름(E) :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아. 혹시 또 보더라도, 그쪽도 높임말 부탁해.
-쳇. 핸드폰 침대로 던지는 태하.
S#14. 여름의 집, 주방 (N)
-준호가 양푼에 밥을 비벼먹고 있는 솔의 앞에 앉아있다.
여름 이층에서 내려온다.
여름 : 너 또 밥 먹어? (냉장고로)
준호 : 은규랑 헤어지고 나니까, 먹어도먹어도 배가 고프대.
여름 : (웃고, 물 먹으려고)
솔 : 남선생이 알았다?
준호 : (헉) 뭐를.
솔 : 강태하.
준호 : (헉, 여름보고) 내가 목숨 걸고 지킨 비밀을 어쩌다가 들켰는데!
솔 : 아직 가장 중요한 걸 몰라. 강태하가 여름이랑 5년이나 사겼었다는 거.
준호 : 니네나 조심해. 제발! 특히 너, 윤솔! / 너, 남자들 옛날 애인한테 쿨하단 거, 그거 말짱 거짓말이야.
절대로 안 쿨해. 쿨할 수가 없어. 우리는.
솔 : 과거는 과거잖아.
준호 : 그냥 그렇게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동물이야. 우리는. / 우리도 어쩌지 못한다니까.
솔 : 와.. 단순한 동물들... 자랑이냐, 그게?
여름 : 옛날에 좋아한 사람이 있었단 거... 그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야?
준호 : 굳이 알고 싶지는 않다는 거지, 우리는. 거기다 지금 옆에서 어른거린다고 생각해봐.
그리고 지난번 실수로 강태하 집에서 잠잔 거까지 의심하게 될 걸?
멀리 갈 것도 없이 영화 같은 거 봐봐. 남자들이 여자 과거 앞에서 얼마나 치졸한지.
여름솔 : (마주보고)
S#15. 여름의 거실 (N)
-어두운 거실, 나란히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노트북 화면을 보는 룸과 솔.
-화면. 러브 픽션. ‘너 몇 놈이나 그 겨드랑이 털로 꼬신 거야? 어 내가 사심 없이 궁금해서 묻는 건데. 난 몇 번째니?’ 하는 하정우.
여름 : 으우.. 하정우 찌질한 놈..
솔 : (어이없다는)
-화면. 남자사용설명서. ‘잤지? 잤어?? 잤네. 잤구만.’하는 오정세.
솔 : 와.. 미친놈들 진짜 많구나...
-화면. 나의 PS 파트너. ‘그 남자 것이 커? 내 것이 커?’라고 묻는 지성.
여름 : 아니, 그게 왜, 도대체, 뭐 때문에 궁금한건데!!!
솔 : 한국남자들 안되겠네... 진짜..
-화면.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
‘누구야?’ ‘몇 년 전 알던 남자야..그냥 한번 살짝...잤을 걸?’ ‘살짝? 넌 그것도 살짝하냐?’ 하는 장면.
여름 : 와.. 남자들 찌질한 건 동서고금을 안 가리는 구나..?
솔 : 야. 우리가 이런 것들이랑 21세기를 함께 산다는 게 말이 돼?
여름 : (노트북 탁 덮는다) 더 이상 볼 것도 없어.
솔 : 그래도 남선생은 좀 다르지 않을까?
-여름, 상상한다.
S#16. 어느 공원 (D) -여름의 상상
-같이 걷다가, 문득 멈춰서는 하진.
하진 : 강태하랑 사겼다고?!!!!
여름 : (시선 피하며) 어...
하진 : (기막혀하며) 얼마나??? 얼마나 사겼는데!!
여름 : 그냥... 쪼금...
하진 : 조금..? 조금, 얼마나?
여름 : 5....년.. (해놓고 주눅 드는데)
하진 : 5년씩이나...??!!! / 잤어, 안잤어? / (보다가) 잤네.. 잤어. 5년이면 잤겠지. 안 잤겠어?
S#17. 여름의 거실 (N)
솔 : 너 진짜--- 들키면 안되겠다-.
여름 : ....
S#18. 신윤희의 작업실 (N)
-신윤희와 배민수가 다투고 있다.
신윤희 : 장작가가 사러 나갔대잖아. 새걸로 사준다니까.
배민수 : 죽은 마누라가 사준 거라고 몇 번을 이야기 해!
신윤희 : 아니, 냄새나서 밖으로 내다놓은 걸 누가 집어간 건데 왜 나한테 이래?
배민수 : 그러니까 그걸 왜 밖에 내다 놓느냐구!!!
신윤희 : (속 터진다)
배민수 : 미안해. / 그래... 너한텐 그깟 더러운 신발인데, 나한텐 그게...
신윤희 : ....
배민수 : 마누라가 마지막으로 사준 신발이야...
신윤희 : ....넌. 그 의처증 징글징글하던 마누라가 아직도 그렇게 좋니?
배민수 : .....
신윤희 : 너 바람핀다고 맨날 오해하고, 맨날 외박한다고 싸우고. 맨날 현장 스크립터한테 확인 전화하고.
그랬던 여자가 아직도 그렇게 좋니?
배민수 : 세상 여자들이.... 아무리 예뻐도.... 나한텐 그여자가 최고였어.
신윤희 : (씁쓸하게 듣고 있다)
배민수 : 진짜, 마누라 말고 마음 흔들린 적도 없어..
신윤희 : ....
배민수 : 그 여자 말고 다른 여자를 단 한번도 여자라고 생각해 본 적도,
신윤희 :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책으로 배민수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배민수 : 아야. (너 왜 이래?)
신윤희 : (흘기고 책상으로 간다)
배민수 : 야. 너 지금 나 때렸지? 왜 이래? 또 뭐 땜에 히스테린데?
신윤희 : 나쁜 새끼. (모니터 보려는데, 도저히 못 참겠다, 다시 일어서서 배민수 앞으로) 야, 배민수.
배민수 : ?
신윤희 : 너, 바람 폈어. 옛날에.
배민수 : 내가 언제?
신윤희 : 10년전에.
배민수 : 누구랑?
신윤희 : .....
배민수 : ?
신윤희 : 나랑.
-배민수가 한 대 맞은 것 같은 얼굴로 신윤희를 보고 있다. 신윤희, 그대로 배민수를 보고 있는.
S#19. 봄봄 성형외과, 준호의 진료실 (D)
-준호, 간호사랑 적당히 이야기하며 앉아있는데. 문 열고 고개 내미는 하진.
하진 : 형, 나 좀 보자.
준호 : 어. 잠시만. (간호사랑 다시 이야기하려는데)
하진 : 좋은 말로 할 때 지금 나와.
준호 : (헉, 뭐지?)
S#20. 병원 일각 (D)
-하진, 기다리고 있다. 준호가 갸우뚱하면서 걸어온다. 바로 앞으로 다가오면,
하진 : 형, 미안해. (하고 준호의 정강이를 냅다 걷어찬다)
준호 : (악- 소리 지르고)
하진 : 내 친구야, 한여름 친구야?!!!!
준호 : (아파 죽겠고) 와- 형이라고 부르면 뭐하냐. 차라리 여름이나 솔이처럼 맞먹어라. 다리도 걷어차면서.
하진 :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아? 강태하에 대해서.
준호 : 어... 강태하.... (고개는 끄덕이지만.. 하진이 어디까지 아는지 모르겠고)
하진(E) : (기막혀.. 실소하는 얼굴 위로) 도준호까지 강태하의 이름을 알고 있어요..
사실대로 말 안 할 거 같애서 제가 살짝 머리를 쓴 거거든요..
준호 : 강태하가 왜?
하진 : 이름까지 알아?
준호 : (일단 안심. 사귄 것까지는 모르는구나 싶은) 그러게.. 내가 이름을 아네? / 솔이랑 여름이 그 남자랑 일하게 된 건 알아..
하진 : 그거뿐이야?
준호 : 어... 담백하게 그거뿐이야.
하진 : (왜 이렇게 안 믿기지?)
준호(E) : (하진 눈치 살피는 위로) 어떻게... 또 잘 넘긴 것 같애요, 내가.
하진 : ..... (진짜 그거뿐인가....)
준호 : 야.. 너 좀 예민하다.. 평소 같지 않게. 어쩌다가 연쇄적으로 일어난 일이야.
인테리어회사랑 가구공방이랑 일하는 것도 자연스런 일이고.
하진 : 내가 형을 믿어야 돼, 말아야 돼? 왜 이렇게 자꾸 속는 것 같지?
준호 : 점심으로 뭐 사주까? 비빅스 갈래?
S#21. 모델하우스 현장 (D)
태하 : 설계할 때랑 높이가 다르잖아?!!
윤실장 : 현장에서 각이 안 나와서 조금 높였대.
태하 : 그럼 나한테 전달을 했어야지. 여기 바꾸면 조명 설계가 달라지는데!
윤실장 : 시공팀이랑 다시 얘기할게.
-태하, 마음에 안 든다. 도면 보고 다른 쪽으로 이동하려는데.
윤실장 : 참, 열한시에 ‘여름&소나무’ PT참석할 거면 지금 출발해야 하는데.
태하 : (시계보고) 내일 다시 올테니까 조명 다시 잡아. (가려다가 문득) 형, 당구 얼마쳐?
윤실장 : 150..? 안 쳐본지 오래돼서. 그건 왜?
태하 : (생각하다가) 당구 선생 하나 알아봐. (하고 가고)
윤실장 : (따라가며) 당구 선생은 왜?
태하 : 선수 출신으로 알아봐. 제대로 가르칠 만한 사람으로.
윤실장 : 누가 배울 건데?
태하 : 내가. / 딱 일주일만 배우면 돼.
윤실장 : ?
S#22. 태하의 회사, 앞 + 준호의 차 안 (D)
-준호의 차가 서있다. (여름과 솔은 차 없습니다)
-준호의 차 안에서 입을 딱 벌리며 건물을 올려다보는 운전석의 여름과 조수석의 솔.
솔 : 뭐냐.. 회사가 왜 이리 좋아?
여름 : 아버지 인테리어 회사를 건설 회사로 키워놨네. 이런 건물은 얼마나 하니?
솔 : (보며) 갑자기 강태하가 아깝냐?
여름 : 건물 보자마자 이건 얼말까, 돈 생각부터 하는 내가 옛사랑에 연연하겠어? / 내리자.
-둘, 내려서.. 건물 한번 보고 심호흡한다. 오늘 잘해보자, 라는 뜻으로 적당히 손동작 주고받고.
S#22-1씬 추가. 태하의 회사 내부 (D)
-입구에서 기다리던 윤실장에 안내를 받으며, 건물 안으로 들어온 여름과 솔. 벽에 부착된 타운하우스 조감도 보이고.
솔 : (관심보이며) 오, 타운하우스 짓나봐.
윤실장 : 현재 저희 회사 핵심 사업입니다.
솔 : 규모가 꽤 큰 거 같은데요?
윤실장 : 1차 분양은 끝났고, 규모를 키워서 2차 분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름과 솔, 고개 끄덕이고.
S#23. 태하의 회사, 회의실 (D)
-태하네 회사 직원들과 윤실장, 태하 앞에서 프레젠테이션 하는 여름과 솔.
태하네가 기본 컨셉으로 잡은 클래식함에 모던함을 얹은 유니크한 컨셉. 여러 화면들과 설명하는 여름, 솔.
보고있는 직원들 스케치되다가 모델이 된 사진들 필요하시면, 보조작가에게 문의하면 됨.
여름 : 이 디자인은 목재와 금속의 결합이 특징입니다.
솔 : 철제가 주를 이루지만 간간히 원목이 덧대진 디자인. 금속 프레임과 우드 상판의 결합으로
인터스트리얼 가구 특유의 감성을 뿜어낼 수 있도록 연출한 거구요,
태하 : (OL) 자칫하면, 원목의 모던함만 부각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름 : 적합한 질문이예요. / 그래서 우리도 나무 특유의 따뜻한 느낌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고재나 오리지널 빈티지 아이템을 찾은 거예요.
솔 : (다음 화면 띄우고) 예를 들 수 있는 게 이 디자인이죠. 벽에 붙은 의자들 앞에 다양한 모양의 테이블을 놔봤어요.
태하 : (고개 끄덕이며) 중국산 소나무 고재로 보이는데, 맞아요?
솔 : 와. 대표님, 같은 선수끼리 말 잘 통하네요.
태하 : 중앙에 놓일 메인 테이블은?
여름 : (다른 화면) 중심이 될 테이블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으로 내추럴한 디자인으로 잡아봤어요.
태하 : 센터니까 너무 눈에 띄면 오히려 위압적이니까. (끄덕이고)
윤실장 : 테이블 균형이 안 맞는 거 같은데요?
솔 : (뭐라 입 떼려면)
태하 : (OL) 일부러 경사지게 했겠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여름 : 맞아요. 그냥 자연스런 뒤틀림을 이용한 거죠.
태하 : 근데, 저러면 가격이 심하게 문제가 될텐데?
여름 : 대안으로 낙엽송을 쓰면 되요. 고재 느낌 살려서 토치 작업을 하면 되니까! 그 정돈 우리한테 맡겨 주셔야죠?
-직원들과 태하, 만족스럽다는 듯이 고개 끄덕인다.
여름과 솔, 그들의 반응에 환하게 웃는다.
여름 : 이 정도면 하이퀄리티, 완벽하지 않아요?
태하 : 이걸 기본으로 회의정돈 시작할 수 있겠네요.
여름솔 : (이게 마음에 안 들어?)
태하 : (프레젠테이션 자료 챙기며, 일어난다. 윤실장에게) 빠른 시일 내로 날짜 잡아서 도면 수정도 같이 들어가자구.
(하고 나간다)
여름 : (솔에게) 뭐래니, 쟤...
솔 : 우리 PT가 겨우 오십점이란 소리야..
여름 : (못마땅해서 나간 문 쳐다보고) 기막혀..
직원1 : 또 한 일주일, 잠은 다 잤다. 우리 대표님 마라톤 시작하겠네.
여름 : 왜요? 단체로 달리기해요?
S#24. 태하의 회사, 회의실 앞 복도 (D)
-나오는 솔과 여름.
솔 : 마라톤은 니가 참석해야겠다.
여름 : 넌 나무 심게?
솔 : 장식장 주문 들어왔잖어. 넌 마라톤 뛰고, 난 공방 책임지고. 우리가 괜히 둘이야?
여름 : 집에 가서 준비하고 나와야겠다. / 견적서 분명히 수정하기로 했으니까 예산 다시 뽑아.
S#25. 태하 회사, 회의실 (D) -다른날
-마라톤 회의하는 태하의 직원들과 여름.
각종 디자인가구 사진들, 와인바 사진들, 잡지, 스크랩한 파일. 기타등등의 자료들 어지럽게 널려있고. 도면이 스크린에 펼쳐져있다.
도면의 해당부분을 봐가면서 여름의 PT자료도 같이 봐가며... 맹렬한 회의 분위기.
-각종 음식배달 그릇들, 피자.. 바닥에 널려있고.. 직원들 돌아가며 졸고, 그때마다 깨워가며 회의하는 태하.
여름도 졸면, 여름 어깨 지그시 누르고 지나가며 열변을 토하는 태하.. 기척에 잠깨는 여름. 침 닦아내고 다시 집중하고.
몇날 며칠을 그렇게 밤새는 분위기.
-어느 순간, 태하가 돌아보면 다들 꾸벅 꾸벅 졸고 있다. 태하 어이없어서 웃고... 직원들 흔들어 깨우며 사우나 갔다 오라는...
직원들 하나둘씩 일어나 제정신 아닌 상태로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간다.
태하, 돌아보면 여름은 아예 다리를 회의탁자 위로 쭉 뻗고 골아 떨어졌다.
태하 : 아무데서나 참 잘 자요... 노숙이 생활화네, 그냥...
-여름, 잠결에 손 뻗어 양말 벗는다. 눈 감은 채 엉금엉금 회의실 테이블 위로 올라가는.
역시 잠결에 PT 자료들 탁탁 모아서 베개 만들고 베고 잔다.
태하 : (어이없어서 웃는다) 세상이 다 니 침대구나?
-태하, 옷 벗어서 덮어준다. 여름, 돌아 누우며 잠결에 ‘땡큐’ 하는데서.
S#26. 스무디킹 (M)
-새 슈트 갈아입고, 완벽하게 깔끔한 태하. 적당한 아침을 주문한다.
S#27. 태하네 회사, 탕비실 (M)
-태하, 방금 전 산 것을 들고 회의실 쪽으로 걸어온다.
회의실에서 여름이 치약과 수건을 들고 나온다. 머리가 까치집이다. 하품 늘어지게 하다가 태하를 본다. 흘겨보는 여름.
태하 : 사시야? 왜 그렇게 봐?
여름 : 1번 프로포폴. 2번 마약. 둘 중에 뭐야?
태하 : 무슨 말이야, 그게.
여름 : 어떻게 인간이 잠을 안자냐? 혼자만 녹용 우린 물 먹구 살아?
태하 : (픽 웃는) 애인 만날 때 자..
-인서트, 2부 46씬. 헤어지기 전에.. 기차 속에서 잠을 자던 태하..
여름 : 그러니까 여자한테 차이지.
태하 : 차인 적은 없는데?
여름 : 잘 생각해봐. 있을 거야.
태하 : 니가 찼다고 생각해? 계속 전화하고 매달린 기억은 안나?
여름 : 글쎄, 기억이 잘...
태하 : 불리한 건 기억 안난다지.
여름 : 근데, 강태하.. 이런 식으로 일을 하는 건.. 혹사 정도가 아니라 살인 미수야. 직원들이 어떻게 견뎌?
태하 : (산 것을 들어 보이고) 아침으로 이거 먹자. 씻고 내 방으로 와. (자기 방 가리키고) 저 방이야.
(가려다 돌아보고) 참. 너 거울부터 꼭 봐라. 나한테 뭘 보였는지 알아야 하니까.
S#28. 직원 화장실 (M)
-여름이 거울 속 자신을 보고 있다. 다크써클 내려와 있고, 까치집을 하고 있는 자신의 머리..
여름 : 뭐 어때서...? / 와.. 밤을 꼬박 새도 어떻게 이렇게 청초하냐.. 놀랬을 거야. 예뻐서. (치약 눌러 짠다)
S#29. 아림의 자전거 가게 (D)
-아림, 자전거를 수리하다가 소리에 돌아본다. 막 하진이 들어선 참이다.
아림 : 어서 오세... (하진을 알아본다) 어.. 안녕하세요.. 봄봄 성형외과.. 전에 도준호 선생님이랑 같이 봤던.. / 맞죠?
/ 여긴 어쩐 일...
하진 : (OL) 자전거...
아림 : (그대로 보고 선)
하진 : 자전거...를 좀.. 사고 싶어서.....그냥... 적당한 거.. 아무거나..
아림 : 자전거 처음이세요?
하진 : (끄덕이고)
아림 : 운전하시면 차에 싣고 다닐만한 폴딩 자전거 추천해드릴까요?
하진 : 네.
아림 : (폴딩 자전거 꺼내어 놓고- 접혀져있는 그대로) 이 자전거, 되게 좋은데. 폴딩 중엔 이게 제일 나아요.
가격대는 좀 세지만, 접었다 펼쳤다 하기가 간편하고,
하진 : (OL) 이걸로 하겠습니다.
아림 : 다른 제품... 더 안 보세요?
하진 : 그냥... 이걸로 할께요...
S#30. 하진의 차 앞 (D)
-아림이 하진의 새 자전거를 접고 펼치는 법을 말하고 있다. 가만히 아림을 보고 있는 하진.
아림 : 자, 이제 이렇게 접혔으면 차에 넣으면 되요. 어디 실을 거예요? 트렁크?
하진 : 아. (얼른 트렁크 여는데, 말릴 새도 없이 아림이 자전거 들어 넣고)
아림 : (트렁크에 자전거를 넣고, 손 탁 턴다. 환히 웃으며) 그럼, 안녕히 가세요.
하진 : 혹시... 그 흉터..
아림 : (자기 흉터 보고) ?
하진 : 치료할 생각 없어요?
아림 : (웃는) 어.. 이거 치료하면 안되는 거예요.
하진 : (그대로 보고)
아림 : 이 흉터 보고 절 알아볼 사람이 있거든요.
하진 : !
아림 : 헤어진 지 너무 오래 되서 얼굴은 못 알아봐도, 흉터 보면 알 수 있을지도 몰라서. / 치료 안할 거예요. 근데 왜요?
하진 : (명함 주며) 맘 바뀌면 전화해요.
아림 : (명함 받고) 공짜로 해주시게요?
하진 : (작게 고개 끄덕이는, 그 위로)
여름(E) : 말도 안돼.
S#31. 하진의 집 (N)
-여름, 하진의 자전거를 보고 있다. 하진, 편한 옷차림으로 설거지를 끝내는 참이다.
여름 : 아니, 자전거도 못타는 사람이 자전거를 사?
하진 : 그냥.. 좀 타고 싶어서.
여름 : 그럼 내것도 샀어야지.
하진 : (웃고) 다음에.
여름 : 근데, 이거 어떻게 펼쳐?
-하진, 다가와 펼쳐주고. -여름이 자전거를 거실에서 탄다.
하진 : (천천히 따라 걸으며) 하지마. 좁아서 다쳐.
여름 : (타며) 이거 내가 탈까?
하진 : 그러다 넘어져.
여름 : 안 넘어진다니까.
-여름, 코너 돌려다가 결국 넘어진다. 얼른 자전거 한쪽으로 빼놓는 하진..
여름, 그대로 쓰러진 채, 다리 한쪽 잡고 아픈데..
하진 : 괜찮아? 다친다니까. (여름의 다리 폈다가 다시 접으며) 안 아파?
여름 : (그대로 누운 채 하진 올려다보며) 아파...
하진 : 그니까 조심하랬잖아.. (발목 돌리며) 발목은 어때?
여름 : (장난끼) 발목도 아프고, (한쪽 손목 잡으며) 손목도 아파..
하진 : (손목 살피며) 봐봐..
여름 : 아파죽겠어... 다 아픈데.... / 입술은 멀쩡해.
하진 : 응?
여름 : (그대로 누운 채 눈 감는다. 입 맞추라고 입술 쪽- 해보이고)
하진 : (픽 웃고, 손가락으로 입술 툭 튕긴다)
여름 : (눈 반짝 뜨고) 뭐야, 이게 끝이야?
하진 : (웃고) 당분간 조신하게 지낸다며. / 안자고 갈 거잖아. 오늘.
여름 : (일어나 앉으며, 어이없다) 와... 이건 무슨 법이야? 꼭 자는 날만 키스해야 돼?
-여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와서 닿는 하진의 입술. 곧 입술 떼는 하진.
하진 : 그런 게 어딨어. 나도 한번쯤은 튕겨 보는 거지.
-하진이 다시 여름에게 키스한다.
S#32. 아림의 자전거 가게 앞 (N)
-환했던 자전거 가게의 불이 꺼진다. 아림이 나와 문을 잠근다.
세워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림. 한쪽 팔에 짙은 흉터가 보인다. 그 위로,
어린아림 : 오빠.. 나 배고파...
S#33. 어느 동굴 (새벽) - 20년 전
-어린 하진(12살)과 아림(7살)이 힘이 없는 듯 서로 기대어 앉아있다.
어린하진 : 조금만 참아.. 이틀 지났으니까... 해 완전히 뜨면 내려가자..
/ 오늘 내려가면... 너 그 아줌마랑 아저씨 안 따라 가도 돼.. 오빠랑 쭉 같이 있을 수 있어..
어린아림 : (대답이 없고)
어린하진 : 내려가면 밥도 먹고, 오빠가 목욕도 시켜줄게.. (아림이 대답이 없자, 어깨에 기댄 아림을 본다.
그 기세에 축 처지는 아림. 뺨을 살짝 때려 본다) 아림아.. 아림아..
어린아림 : (겨우 눈 뜨고) 나 힘없어.. 오빠..
S#34. 산길 (M) - 20년 전
-어린 아림을 들쳐 업고 뛰듯이 내려오는 하진. 험한 산길에 잠깐 비틀거리는 하진.
어린아림 : 나 괜찮아. 오빠.. 내려줘.. 나 걸어갈 수 있어..
어린하진 : 아냐.. 오빠가 업구 갈 거야..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주르륵 미끄러지는 하진.
한팔로 나뭇가지를 하나 잡고 중심을 잡아보려는데, 오히려 나무가지가 탁 부러지면서 넘어진다.
아림은 다른 쪽으로 한참 굴러 떨어지고... 아림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 내려가는 하진.
아림의 팔 한쪽이 구르며 다쳤는지 좍 긁혀있다. 상처가 깊은지 이미 뚝뚝 흐르는 피..
S#35. 보육원 마당 (M) - 20년 전
-경찰차 서있고, 보육원 직원들이 나와 있다. 실종신고 하려는 모양.
원장 : 처음엔 보육원 어디쯤에 숨었나 싶어서 창고고 뭐고 다 뒤져봤는데,
직원 : (OL) 저기.. 진수랑 아림이 와요.
-보면, 어린하진이 아림을 업고 온다.. 어른들 달려간다.
원장 : 어디 있었어? 어디 갔었어?!!!
직원1 : (피를 봤다) 세상에... (직원2에게) 앰블런스 불러요. 어떡해.. 많이 다쳤어요. 뭐해, 구급차 부르라니까!
직원2 : (안으로 달려 들어가고)
원장 : (어린하진에게) 내려놔. (아림이 떼내려고)
어린하진 : 싫어.
어린아림 : (어린하진의 목을 꼭 감싸안고, 안 떨어지려고)
원장 : 왜 이래, 아림이 상처 봐야 돼.
어린하진 : 하지마요.. 싫어요.!!!! / 싫댔잖아요!!!
-어린하진의 기세에 멈춰서 보는 원장.
어린하진 : 내려놓으면 아림이 입양 보낼 거잖아요..
어린아림 : 나 안 갈 거야. 입양. 오빠랑 같이 있을 거야.
어린하진 : 입양 보내지 마요.. 아림이... (엉엉 울면서)
S#36. 하진의 집 (N)
-식은 땀을 흘리며 잠결에 고개를 젓는 하진.. ‘싫어..’ ‘안돼요..’
-기척에 깨는 여름. 일어나 앉아 협탁등을 켜고 하진의 얼굴에 손을 갖다댄다. 자주 있는 일이다.
여름의 손길에 잠을 깨는 하진.
여름 : 또 꿈 꿨어?
하진 : (일어나 앉는)
여름 : 땀 좀 봐... (티슈통 들고와 닦아주는) 욕조에 물 받을까, 아니면 또 한강을 갈까?
하진 : (눈가가 젖었다) 한강... (말해놓고 얼굴 맡기고 앉아있다)
여름 : 도대체 무슨 꿈이길래 맨날 이래..... 안되겠다. 손수건 적셔올게. (일어나려는)
하진 : (손목 잡고) 됐어... (누우며, 잡은 여름의 손을 그대로 자신의 가슴에 올려놓는다) 여기 좀 눌러줘.
여름 : (두 손바닥 펼쳐 포개어 심장 쪽을 꾹 누른다) 또 가슴 아파?
하진 : (여름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집에 있어... 혼자 뛰고 올게..
여름 : (그대로 심장 누르면서) 싫어. 같이 갈 거야.
하진 : 잠 못 자면 내일 힘들어. 나 때문에 괜히 깼잖아.
여름 : 같이 힘들어야지... 혼자만 힘들게?
하진 : (누운 채, 손 뻗어 여름의 볼을 만져본다. 눈가가 젖어 애틋하게 본다) 사랑해.. 한여름.
여름 : (예쁘게 흘기며) 자기 전에 캐모마일 한잔씩 마시랬잖아. 불면증에 효과 있다니까.
하진 : (그대로 눈가 촉촉한 채 여름의 볼에 손을 대고 있다)
S#37. 한강 (N)
-여름과 하진이 달리고 있다. 하진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까불거리는 여름에서.
S#38. 당구장 (N)
-당구 선생에게 당구 배우고 있는 태하. 한쪽에 서있는 윤실장.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보고.
태하, 열심히 배운다. 자세 교정해 가면서, 여러 테크닉을 배우는 태하..
한강에서 달리는 둘과 교차편집 하는 것도 좋을 듯 해요.
S#39. 태하의 회사, 태하방 (D)
-계약서 파일을 내미는 여름. 펼치는 태하.
여름 : 최종견적서와 최종시안.
태하 : (서류 넘겨보며) 누구 맘대로 최종이야?
여름 : 회의를 그렇게 오래 해놓구, 기초 공사도 다 끝나가는 이 마당에 또 바꿔?
태하 : 기초공사 안 건드리는 선에서 바꿔야지.
여름 : 이런 식으로 일하면 클라이언트가 암말 안해?
태하 : 왜 말을 안해. 싸우고 설득해가며 하는 거지.
여름 : 참 일 비합리적으로 해. 자기 가게도 아니면서.
태하 : 그래야 가장 좋은 게 나오니까.
여름 : !
태하 : (서류 넘기며 무심히) 내가 지은 건물에 들어오는 가게들, 오랫동안 유지돼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건물이 되면,
얼마나 좋겠어? 하루가 멀다하고 헐리고 다시 들어서고, 너무 가벼워. 건물만큼 그 안에 채워지는 인테리어도 중요해.
그래서 내가 인테리어 팀도 따로 꾸리는 거고. 난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못 하나도 백만번씩 생각하고 박어.
여름 : ...못 다섯 개 박으면 인생 끝나겠구나? (흘기고, 다른 파일 내밀며) 이건 계약서.
S#40. 태하의 회사 복도 (D)
-태하의 방에서 나오는 여름과 태하.
여름 : 계약서 썼으니까 밥 먹자.
태하 : 목재회사부터 가자.
-하는데, 여름.. 배에서 끄르륵.
여름 : (배 가리키며) 밥부터 먹자. 내가 살게.
태하 : (웃고) 뭐 살 건데?
여름 : 냉면.
태하 : 이게 얼마짜리 계약인데 겨우 냉면이야?
여름 : (벽 쪽 가리키며) 옆에 백화점, 냉면. 안 먹어봤어? 전에 마라톤 할 때 직원들이랑 가서 먹었는데, 끝내주던데?
S#41. 백화점 (D)
-하진의 넥타이를 골라주는 하진모.
하진 : 너무 화려해요.
하진모 : 화려해도 니 얼굴 안 묻혀. 멋있기만 하다. (직원에게) 이것도 주세요.
하진 : (직원에게) 와이셔츠, 아까 그 파란 스트라이프는 빼주세요.
하진모 : 그냥 넣으세요. 병원에도 넉넉히 두고 수술 끝나면 새 걸로 갈아입어. 입었던 거 다시 입지 말구.
하진 : (웃고) 네.
S#42. 백화점 일층 (D)
-태하와 여름이 들어온다. 사람들이 너무 많다.
태하 :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아?
여름 : 세일하나 봐..
-여름과 태하, 에스컬레이터로 가려는데.. 사람들 틈에서 자꾸 서로를 놓친다.
태하, 여름을 놓쳐 두리번거리면 손 번쩍 들어 ‘여기야. 강태하씨!’하는 여름.
태하 여름 쪽으로 가면, 여름이 인파에 묻혀버렸다가 다시 나타나는.
여름 : 에스컬레이터 저쪽.
-둘, 에스컬레이터로 가려는데 여름이 자꾸 사람들의 어깨에 부딪힌다.
태하 : 잡고 싶으면.. 내 손, 잡아도 돼...
여름 : 손은 왜?
태하 : 자꾸 놓치잖아.
여름 : 됐어. 안 잡아도 돼.
태하 : 그럼 내가 잡을께.
-태하, 여름의 손을 훅 나꿔채서 위로 든다. 인파 헤치고 간다. ‘잠시만요, 좀 지나갑시다.’
여름, 태하에게 손을 잡힌 채 끌려간다.
S#43. 백화점, 에스컬레이터 (D)
-그대로 여름의 손을 잡고 덤성덤성 에스컬레이터에 서있는 사람들을 헤치고 걸어 내려가는 태하.
-위에서 내려오던 에스컬레이터! 쇼핑백을 든 하진과 하진모가 타고 있다.
하진모가 적당히 얼굴 비치는 유리를 보며 머리 가다듬는데,
어느 순간 태하와 손을 잡은 여름을 보는 하진!!! 놀라서 둘을 본다.
여름과 태하, 웃거나.. 다정하면 안돼요. 그냥 손만 잡고 있어야 함.
S#44. 백화점, 일층 (D)
-마음은 온통 태하와 여름에게 가있는 하진.
하진 : 어머니. 먼저 가세요.
하진모 : 왜, 뭐 더 살 거 있어?
하진 : 아니요.. / 누굴 좀... 본 거 같애요. 방금.
하진모 : 누구?
하진 : 친구요. 대학동창.
하진모 : 집에서 하루 자고 갈랬더니...
하진 : 죄송해요. 다음에요.
-하진모를 보내고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하진.
S#45. 백화점, 지하 푸드코트 (D)
-그대로 여름의 손을 잡은 채 주문하는 곳으로 가는 태하.
여름 : 물냉면 두 개요. (해놓고, 태하에게) 손 좀 놔. 지갑 좀 꺼내게.
태하 : (잡은 손 들어 보이며) 우리도 지금은 연리지. (환하게 웃고)
-인서트. 3부, 연리지 앞.
여름 : (잡고 있던 손을 들어 보여준다) 봐요. 우리도 지금은 연리지.
-앗. 기억해내는 여름. 철렁하는 표정....
태하 : (표정보고 여름이 기억해낸 걸 알았다. 손 놓고 웃는) 생각나서 한번 해봤어.
여름 : (어색하게 웃다가, 직원과 눈 마주치고) 아.. (지갑 꺼내는데서)
S#46. 백화점 지하 (D)
-여름을 찾아 헤매는 하진... 여기저기 헤집으며 여름을 찾는데. 어느 순간, 멈춘다.
하진의 시선 조용히 따라가면... 태하와 냉면을 먹고 있는 여름.
의혹에 가득찬 시선으로 둘을 보는 하진. 여름과 태하는 특별히 다정해보이지는 않고 일상적이다.
제법 먼 거리에서 핸드폰을 들어 여름의 이름을 띄우는 하진... 가만히 핸드폰을 본다.
결국 통화 버튼을 누르는 하진.
여름 : (핸드폰 꺼내보고) 잠시만. (환한 얼굴로 받고) 어. 자기야.
태하 : (힐긋)
하진 : (멀리서 환한 얼굴의 여름을 보며) 어.. 어디야?
여름 : 강태하씨랑 냉면 먹으러.
하진 : (여름이 거짓말은 안했다.. 자신도 모르게 안도하는)
여름 : 오늘 계약서 도장 찍었거든. 내가 사는 거야.
하진 : ....
여름 : 근데, 하진씬 어디야?
하진 : 어... 나.. 어디 좀 잠깐..
여름 : 밥 챙겨 먹어.
하진 : 어..
여름 : (핸드폰 끊고)
태하 : (무심하게 툭-)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
여름 : 반듯하고 따뜻한 사람.
태하 : (여전히 여름은 안 보고) 단점 같은 건 없어? 도박을 한다거나, 바람을 폈다거나.
(여름의 어이없는 표정 잠깐 건너다보고) 잠잘 때 코를 곤다거나, 입 냄새가 심하다거나.
여름 : 다 좋아, 다. 그렇게 완벽한 게 내 애인이야. 근데 갑자기 내 애인은 왜 궁금해?
태하 : 적을 알아야 이길 거 아냐?
여름 : 아, 당구...
태하 : 당구든 뭐든.
여름 : 이기지도 못할 거면서.
태하 : 그날은 술 때문이야.
여름 : 피...
-하진, 멀리서 그들을 보다가 돌아선다. 잠깐 멈췄다가, 그대로 걸어가는 하진.
S#47. 백화점, 주차장 (D)
-차로 오는 하진. 손잡은 모습 분명히 봤고.. 마음 더없이 복잡한데..
S#48. 목재 회사 (D)
-도면과 컨셉으로 잡은 포토북 보이며 나무를 고르는 여름과 태하.
여름은 직원에게 포토북 보이며 열심히 설명하는데, 다른 쪽 나무들 보는 태하.
여름 : (가서 끌고 오며) 그만 봐. 정해진 대로 가자니까.
태하 : 낙엽송 말고 중국산 고재로 구할 수 있겠어요?
여름 : 으, 참. 낙엽송으로 한다니까.
태하 : 한번 알아봐주세요. 구할 수 있으면 가격 한번 맞춰 보구요.
S#49. 목재회사 주차장 (N)
-차로 오는 여름과 태하.
여름 : 세상에, 그새 밤이 됐네.. (흘기며) 세시간이면 될 걸. 몇시간 동안 나무를 본 거야.
낙엽송이나 중국산 고재나 어차피 클라이언트는 구분도 못할 건데.
태하 : 넌 가구 만들 때 그렇게 해?
여름 : 가구는 오래 가잖아.. 대물림해 쓰기도 하구.
태하 : 가게도 그래. 잘 오픈한 가게는 몇십년을 그 자리에서 영업해. 인테리어 하나도 안 건드린 채. / 타. 집에까지 바래다 줄게.
S#50. 태하의 차안 (N)
-태하 탄다. 여름, 조수석에 타고 안전벨트 맨다.
태하 : (네비게이션 켜며) 집 어디야?
여름 : 하진씨네 병원 갈 거야. / 가다가 아이스크림 좀 사갖고 가도 되지?
태하 : (쳇. 시동 건다) 열녀 나셨네.
S#51. 하진의 병원, 앞 (N)
-와서 서는 아림의 자전거. 아림, 자전거를 세우는데.. 병원입구에서 하진이 나와 차로 가는게 보인다.
아림 : 선생님! 선생님!!! (급하게 세우고 가는)
하진 : (돌아보는)
S#52. 하진의 병원, 근처 + 태하의 차 안 (N)
-운전 중인 태하. 그 옆의 여름.
여름 : 일방통행이니까 저쪽 모퉁이에서 크게 돌아서 다시 가야 돼.
태하 : (네비게이션 가리키며) 다 안다니까.
S#53. 하진의 병원, 앞 (N)
-아림의 핸드폰을 보고 있는 하진. 언청이 소년 사진이다.
아림 : (거절하겠지?) 어때요? 제 흉터 대신에 이 애 수술 해주시는 건.
하진 : (아림을 건너다보고)
아림 : (어렵겠지?) 가격 차이가 많이 날까요...?
하진 : .....
아림 : 너무 고민하지 마시고... 이게 그러니까 가진자의 사회재환원, 부의 재분배, 재능기부.. 좋은 일 하신다 생각하시고,
하진 : (OL) 할게요.
아림 : (안 믿긴다) ....진짜요?
하진 : (고개 끄덕이고)
아림 : (너무 쉽다. 의심스러워서, 넋나간) 왜 이렇게 쉬워요..? / 그럼.. 열 살 때 높은데서 떨어져서 코뼈가 휜 애도 있는데....
걔도 해줄 거에요?
하진 : (고개 끄덕이고) 네. 해줄게요.
아림 : 어머, 어머, 오늘 왜 이래... / 잠시만요. 그럼... 할아버지도 한분 계세요.
(한쪽 볼) 여기 엄청 큰 화상이 있는데... 집에 불이 나가지구.. 그분도 해주실 거에요?
하진 : (끄덕이고)
S#54. 일각, 태하의 차안 (N)
여름 : 어, 저기.. 간판 보인다. 저기야, 저기.
-태하, 간판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운다.
아림 : 미쳤나봐... 이 의사선생님.. 전부 공짜루요? 전부 돈 한푼도 안 받고?
하진 : 네. 다 모시고 오세요.
아림 : (믿어지지 않는 듯, 두주먹 불끈쥐고) 진짜죠? (발 동동구르며) 세상에! 어쩌면 좋아!!! 이렇게 쉽게 되다니!!
(갑자기 하진의 목을 끌어 안았다!!!)
-태하, 건물 앞 하진과 아림을 보았다. 갸웃하며 보는 태하.. 태하의 시선으로, 하진을 안고 있는 아림!!!
-쿵-하며 굳어있는 하진의 얼굴....
아림 : 아, 진짜... 너무 다행이에요.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나서..
-하진과 안고 있는 아림. 하진, 굳어서... 태하도 놀랐고.
여름 : 고마워. 강태하씨. (뒷자리로 몸을 돌리며) 내 아이스크림. (하는데)
-태하, 헉.. 하는 얼굴..
여름, 상황 모른 채 가방과 아이스크림 상자를 뒷자리에서 빼냈다.
여름 : 그럼 조심해서,
-여름의 말이 끝나기 전에 붕- 다시 출발하는 태하 차.
여름 : (기가 막힌 듯 태하를 보다가, 지나치는 건물들을 봤다가) 미쳤어? 뭐 하는 거야?
태하 : 어? / 어? (뭐라고 변명하지?)
여름 : 뭐하는 거냐구. 아까 거기 차 잘 세워놓구.
태하 : 어.. 그러게.. 내가 왜 이랬지...?
여름 : 성격 진짜 이상하네..? 퇴근할 지도 모른단 말야. 안 그래도 시간, 간당간당 했는데.
태하 : ....
S#55. 다시 하진의 병원 앞 (N)
-다시 와서 서는 태하의 차. 태하, 보면 하진과 아림은 없다. 다행이다 싶어 휴- 여름을 보며 안도하는 태하.
여름 : (전화기 들고 있다가) 전화 안 받잖아!! 운전 좀 똑바루 해.
태하 : 내리기나 해. 고맙다는 말은 꼭 하고.
여름 : (흘기며) 고마워. (내린다)
-태하, 가는 여름을 보며.. 걱정스럽게 보고.
S#56. 근처 거리 (N)
-운전하던 태하.. 멈칫하며, 차 세우는. 태하의 시선을 따라가면 카페테라스에 앉아있는 하진과 아림.
나란히 앉아 같이 핸드폰 보며 웃는 하진과 아림.. 아림을 따뜻하게 보는 하진, 태하의 시선으로..
태하 : 와.. 나쁜 자식.. 양다리까지 걸치고 있었어. 하! (하진 노려보고)
S#57. 하진의 병원 (N)
-여름, 안내데스크 앞에 서있다.
여름 : 퇴근 했어요? 언제요? / 차는 주차장에 있던데...
S#58. 당구장 (D) -다른날
-당구 선생에게 당구 배우던 태하.. 핸드폰 문자 알람소리 들린다.
하진(E) : 오늘 약속 변경 없죠?
S#59. 하진의 병원 (D)
-문자 보는 하진.
태하(E) : 여덟시. 그때 그 바에서.
하진 : .....
-인서트,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손잡고 있던 여름과 태하...
-하진, 핸드폰 벨 울리면 보는. 여름이다. 잠깐 여름의 이름을 보다가 받는 하진.
하진 : 어.. 나야.
S#60. 여름의 공방, 전시실 + 하진의 진료실, 교차편집 (D)
-여름, 하진과 통화한다.
여름 : 저녁에 볼까?
하진 : 오늘 그날이잖아. 강태하씨랑 당구 치기로 한 날.
여름 : 그러네. 근데, 진짜 치게?
하진 : 약속은 약속이니까.
여름 : 반드시 이겨. 나 일 끝내구 갈테니까.
S#61. 하진의 병원, 진료실 (D)
하진 : 이겨야지, 반드시. (전화 끊는다. 오기어린 얼굴에서)
S#62. 재즈바 (N)
-들어서던 하진. 혼자 당구 치고 있는 태하를 발견하고, 다가간다.
태하 눈인사하고, 옆 테이블 가리키면, 태하의 쟈켓 의자에 걸쳐져있다. 하진도 쟈켓을 벗고.. 당구대로 간다.
태하 : 오늘은 서로 솔직하게 이백부터 시작하죠.
하진 : (웃으며 끄덕이고) 그럴까요...?
태하 : 그럼 오늘은 제가 선.
하진 : (끄덕이고)
-솜씨 좋게 세 개의 공을 연달아 치는 태하.
하진 : 연습 좀 하셨나봐요..
태하 : 그냥 몸도 좀 풀어볼 겸.. 아는 사람하고 몇 번 쳤어요.
하진 : (차례 돌아와 치려는데)
태하 : 병원이 생각보다 규모가 있던데요?
하진 : (멈칫하고 보는) 어떻게 아시죠?
태하 : 어제 우연히 한여름씨 바래다주러 갔다가.. 봤어요.
하진 : (하나 넣고, 보며) 두사람... 참 우연이 넘치도록 많아요.. (그쵸?)
태하 : 같이 나무 보러 갔다가 좀 늦어서 태워준 거뿐이에요. / 우연은 다른 데서 일어났죠. 우연히, 뭔가를 봤거든요.
하진 :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하고 보는)
태하 : 여자, 있으신가봐요?
하진 : (봤구나, 그러나 아림과의 일 떳떳하기 때문에 가소롭다) 있다면요?
태하 : 한여름씨가 알기 전에 정리하는 게 어때요?
하진 : ....
태하 : 아니면, 한여름씨를 정리하든가.
-하진, 굳어서 본다. 후- 입으로 바람 만들어 불고, 다시 태하를 보는.
태하 : 이해가 안가서요. 사귀는 사람 몰래 맞선을 보질 않나.. 따로 또 만나는 여자도 있으시고.
하진 : (OL) 너, 한여름 좋아하지?
태하 : (알 듯 말 듯, 여유있게 보는)
-태하의 오피스텔, 태하의 인터뷰
태하 : (인터뷰) 아닙니다. / 우리, 이건 분명히 하는 게 좋겠어요.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다시 여름이랑 어째볼 마음,
나도 없습니다. 근데요, 자식이 웃기잖아요. 여름이는 저 밖에 모르는데, 딴 여자나 만나고 다니고.
태하 : (싱긋) 왜 좋아하면 안돼? (작정하고 약 올린다) 너도 여자 있잖아!
하진 : (그대로 본다)
-하진의 병원, 인터뷰
하진 : (인터뷰) 제가 며칠 전에 그랬잖아요. 대충은 지고 살지만, 건드리면 가만 안둔다구.
-하진, 태하를 노려보다가, 큐대를 당구대 위로 탁 던진다.
후- 하다가, 순간.. 당구대 타고 올라 반동으로 뛰어내리며 태하의 가슴팍을 퍽 걷어찬다.
-태하 쓰러졌다가 하진의 종아리를 차고 하진 쓰러지면 위에 올라탄다.
태하가 하진을 몇 대 치다가 두사람 엎치락 뒤치락하고. 사람들 꺅- 소리 지르며 모여드는데.
-재즈바에 들어서던 여름.. 사람들 웅성거리자, 무슨 일인가 가본다. 헉, 하진과 태하가 싸우고 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태하가 하진을 때리려는 순간, 큐대 들고 태하를 내려치는 여름.
등을 맞고, 억-하고 돌아보는 태하... 니가 어떻게 나를 때려? 하는 얼굴에서. 4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