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햇살의 따사로움과 간만에 만나는 지인들과의 길고긴 다담과
끝날 것 같지 않은 박장대소의 웃음이 사라지기도 전에
신선의 친구가 뜨락을 찾아들었다.
나름 한참만에 찾아든다 지만 마음은 늘 함께 있노라 는 후렴을 달고 찾아든 김선하씨 부부....
쥔장이 거절하거나 말거나 유일하게 마음 편히 찾아들어 쉴 곳이 무설재 라면서 유유자적 그 자체.
와중에도 늘 그냥 오는 법은 한번도 없어 언제나 완벽한 먹을거리를 충분히 준비해오는 센스가 또 만점이다.
준비해온 제주 삼겹살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낮동안에도 한참이나 입전질에 올랐던 전남 영광의 모시잎 송편이다...귀신같다.
좋아한다 고 낮동안에 실컷 이야기를 하였더니 밤에 찾아드는 그들이 들고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안성에서는 맛보기는 커녕 별로 구경하기도 어려운 청도 미나리...남쪽지역민들이 먹을 량도 부족해
윗녘의 우리네는 청도를 찾아들지 않으면 먹기 어려운 처지라 요즘은 아예 포기 수준이었는데
오호라...눈치 빠른 그녀가 준비를 해왔다.
다른 센스도 워낙 뛰어나지만 쥔장이 좋아하는 먹을 거리를 챙겨오는 그녀의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고
섬세해서 참 좋다.
늦은 밤도록 이야기를 나누느라 새벽녘에 잠들었어도 예정된 산행을 위해 바지런히 일어난 그들과 함께
1시간 30분 코스의 가벼운 산행을 하면서 요즘 지천에 나오기 시작하는 취나물을 채취해오고
그것도 모자라 다시 한번 1시간을 소요해 곁자락의 산으로 취나물을 찾으러 다녀 오니
이른 아침은 간데 없고 10시가 넘었다.
와중에 기념 사진이다...그 후로 하루종일 집 밖에서 일을 찾아 움직인 신선, 마당쇠는
늦은 밤에 집으로 들어왔다 는 후문...오늘 새벽 5시에 다시 문경으로 떠났다.
오래된 조상묘를 메워도 된다 는 윤달의 속설을 행하기 위해 예천까지 가게 될 것이며
이틀간의 고단한 노독에 덧붙일 오늘의 피로도 장난이 아닐 것이다.
시집간 딸을 위해-사진 전송할 목적으로-사진찍기 놀이 삼매경에 빠진 정덕희, 김선하 부부...네식구에서
장교로 복무중인 아들도 가끔 가족인 관계로 둘이 사는 모습에 익숙치 않아 헤매던 시절을 겨우 지나와
이제로 물오른 부부애를 보고 있노라니 분리된 삶의 재미가 이제서야 보이는 듯 하다.
아침 나절에 서울에서 찾아든 또 다른 가족은 정덕희 씨와 불화를 함께 배우며 공동의 관심사에 이르러
지기가 된 길상사 불자 윤명희님과 정안형님.
단 한번의 문의도 없이 무설재로 처억 납신 걸음에 박수를 보내고 함께 나누게 될 점심에 이르러서는
거침없이 일손되기를 자청하나니 객식구의 고기 굽는 솜씨는 이미 달인의 경지에 오른듯.
와중에 누군가는 한가함의 진수를 누릴 기회를 얻는 법.
이른 아침에 산에서 들에서 공수해 온 각종 먹을 거리들로 풍성해진 식탁을 마주하고
늦깍이 세상 속의 한 식구됨과 삶자락 동행을 축하하노니 때때로 유유상종의 인연이 삶을 풍요롭게 할 일.
천천히 바쁘지 않은 일상을 살아내며 나름의 삶을 뒤돌아 보는 것,
좋은 친구를 곁에 두고 함께 기꺼이 동행을 하는 것,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자신의 삶을 완성시키는 것...이 모든 것은 결코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일.
같이 갈 친구들이 있어 좋은 날들.
욕심내지 않은 성찬까지 살을 꾸려가는 행복수순에 일조를 했던 날.
그런 날들이 오래도록 이기를 바란다.
소박한 밥상으로 행복했다면 소박하지 않은 다담으로 즐거워 할 일이다.
먼 길 찾아든 발길과 나누는 다담의 자리...시작은 미비했으나 이야기의 흐름은 창대하다.
여자 셋이 모여도 깨질 그릇이 다섯이 모였으니 오죽하겠는가....나누는 대화의 끝이 없다.
날아가는 언어의 파편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하고 화기애애와 넘치는 웃음의 건강함이 화려하다.
게다가 정치발에 이르러서는 주장이 난무하다.
치맛자락의 길이가 길어졌다 는 말이다.
다들 한 소식 한 사람들 같다.
만만한 사람이란 정말 없는 것 같다...뭐 그런.
어쨋거나 이들동안 너무 웃었다.
아직도 윗턱이 아플 지경이니까.
그러나 그렇게 마구잡이로 웃어대거나 수다 떨 일이 요즘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일도 아닐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상황이 걸릴 때 웃을 일이다.
암튼 그 자리를 준비해준 정덕희님과 그녀의 불화 친구 윤명희님, 정안형님
윤명희님의 딸과 함께 한 그 하루...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는 와중에 찾아든 가온고등학교 쌤 이영신 님.
함께 모두 어우러져 웃고 떠들고 선생님의 등장으로 학교 이야기 까지 버물려진 그 다담이
끝날 줄 모르다가 쥔장의 독촉으로- K POP STAR을 봐야해서- 그들이 우르르 떠나갔다.
그렇게 저무는 하루,
소통하는, 소통되는 사람들이 있어 두배 세배 행복한....
그러나
기분좋은 피로감도 함께 전해졌다.
첫댓글 즐거운 대화가 있으니 그 아니 더 좋을소냐~?
상상이 됩니다~! ^ ^
간만에 너무 웃어서 입 근육이 아프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