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총리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토마쉬 포야르 체코 국가안보보좌관이 4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의 최종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자사 기술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낸 상황에 체코 정부가 한국과의 최종 계약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포야르 보좌관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을 예방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는데, 포야르 보좌관은 9월 예정된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실무적으로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습니다.
포야르 보좌관은 "체코 정부는 원전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 투자, 방산, 교통, 연구개발(R&D) 등에 걸쳐 한국과 전면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페트르 피알라 총리의 초청에 따른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이 양국 관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경제, 정치, 문화, 외교안보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팀 코리아’를 선정한 것은 한-체코 협력 강화에 대한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체코 원전 사업의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달 예정된 체코 방문을 통해 2015년 수립한 한-체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호혜적 협력을 확대하는 구체적 성과를 거둘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미 웨스팅하우스의 소송이 본 계약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미국 원전 업체 웨스팅하우스는 체코 원전 수출과 관련해 한수원이 자사 기술을 침해했다며 체코 반독점 사무소에 진정을 냈습니다.
이 뉴스를 반기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실망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성과를 올리는 것이 배가 아픈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예사롭지 않다. K팝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이야기는 식상할 정도다. 거기에 더해 K드라마, K웹툰, K무비 등이 인기를 누리더니 이제는 K푸드까지 팬덤이 폭발 중이다.
문화적 팬덤뿐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우리나라 전투기, 탱크, 자주포, 미사일을 사겠다는 나라들이 줄을 선다. 체코는 우리에게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맡겼다. 첨단 무기나 원전은 원래 선진국이 휩쓸던 시장이다. 아무리 가난한 나라라도 자국민을 보호하는 첨단 무기를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사는 나라는 없다. 세금을 내는 국민들이 가만있지 않기 때문이다. 안전이 절대 중요한 원전도 개도국에 맡기는 걸 놔둘 선진국 국민은 없다.
노르웨이·핀란드가 우리 K9 자주포를 사고, 폴란드가 우리 탱크와 전투기를 구매한 건 유럽 시민들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한다는 확실한 시그널이다. 이들은 산업혁명 이후 세계를 지배하던 서구 문명의 발상지인 유럽의 일원인 국가들이다. 30년 전만 해도 이들에게 전쟁고아의 나라, 보잘것없는 개도국이었던 코리아가 어느새 이렇게 선진국으로 인식이 바뀐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미국 잡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에 올라온 대한민국 군사력 순위는 세계 5위, 강대국 순위는 세계 6위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후진국에서 세계 10대 강대국 순위에 올라온 신흥국은 오직 우리뿐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믿기 힘든 기적을 이끌어 낸 진짜 영웅일까.
일단 자기들이 한 일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만든 주역이라며 연금을 받겠다는 사람들이다. 민주화를 달성한 건 칭찬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반도체 산업이나 원전 산업, 방위 산업을 만든 건 아니다. 그렇다면 반도체 세계 1위를 만든 건 누가 했을까? 2년간 반도체 불황으로 세수 줄어든 게 연 60조원이라고 한다. 1년 국가 예산의 10%나 된다. 그동안 경기도 나빠지고 나라 살림도 어려워졌다. 역설적으로 적자가 나니까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자동차 산업도 세계 3위다. 현대·기아차가 토요타, 폴크스바겐에 이어 매출, 영업이익 규모에서 2년 연속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영업이익으로 폴크스바겐을 넘어설 기세다. 조선은 중국과 매출 규모에서 엎치락뒤치락한다지만 기술력만큼은 압도적 세계 1위다. 미국 군함 시장까지 넘보는 중이다. 이런 제조업의 탄탄한 기반 위에 전투기 만드는 방위 산업까지 꽃피기 시작한 셈이다.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28%를 차지하고 경제의 반석을 만든 제조업은 도대체 누가 만든 것일까? 그러고 보니 아무도 공치사하는 이가 없다. 제조업 연금 만들어 달라는 요구도, 사람도 없다. 정주영, 이병철, 이건희 같은 기업가들이 깃발을 세운 건 맞지만 누가 뭐래도 이 기적을 현실로 만든 건 지난 30년간 묵묵히 자기 일에 매진해 온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이다.
대기업 현장에서, 중소기업 현장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일본도 독일도 해볼 만하니 따라잡자고 땀 흘린 사람들이다. 이들이 만든 대한민국은 지난 120년 현대 인류사의 유일한 기적이 되었다. 세계 10대 강대국 중 우리나라를 빼면 모두 1차 세계대전 주요 참전국들이니까.
디지털 문명 시대는 광고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는 TV 광고 하나 없이 테슬라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었는데, 단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업을 소개하고 신제품을 내놓았을 뿐이다. 그의 말대로 광고는 ‘차를 타본 고객들이 유튜브에 스스로 올리는 것이 진짜’인 시대다.
유럽의 시민들이 우리 전투기를 사고, 원전을 사는 것은 우리를 선진국으로 인지한다는 뜻이다. 폴란드, 노르웨이 국민에게 TV로 광고 한번 안 하고 만든 팬덤 덕분이다. 문화의 초일류화에 집착했던 콘텐츠 전문가들과 제조의 초일류화에 집착했던 우리 엔지니어들이 힘을 모아 만든 기적의 성과다. 첨단 산업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64국을 평가한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6위였다.
디지털 문명은 국경 없는 팬덤 경제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우리 문화와 우리 상품을 경험한 세계 시민들이 스스로 K팬덤을 만들어 코리아를 선진국으로 인지하게 된 것이다. 이런 기적을 만든 영웅들이 바로 세대에 상관없이 열심히 살아온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이다.
디지털 문명은 다시 또 AI 문명으로 거대한 전환의 용틀임을 시작했다. 금융가에서는 2000년 닷컴버블 이후 가장 많은 자본이 하나의 기술 주제로 쏠린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그때 인터넷으로 몰렸던 자본이 지금의 디지털 문명을 만든 주인공이다. 그리고 다시 AI라는 주제로 모인 거대 자본은 이제 AI 문명 시대를 여는 에너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닷컴 버블 시대를 슬기롭게 넘기며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 이번 AI 대전환도 잘해야 한다. 이미 국회에서도 AI 관련 포럼이 4개나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AI가 만들 미래에 대한 어떤 논의도, 정책도 들어보지 못했다. AI 지원은커녕 온통 정치 싸움에다 국민 용돈 지원금 논란으로 시끄럽다. 어느 국회의원도 미래를 위해 AI 산업 지원하자는 특별법 하나 내지 않는다.
디지털 문명 세계는 우리를 선진국으로 인지하는데 대한민국 정치권은 개도국 시대 권력 다툼에 목을 매고 있다. 기적을 만든 대한민국 보통 사람들이라도 각성해야 한다. 국민이 곧 권력이고 영웅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어차피 미래도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조선일보.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출처 : 조선일보. 전문가칼럼 [최재붕의 디지털 신대륙], '태어나 보니 선진국'을 만든 진짜 영웅은 누구인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5월 18일 5·18 유공자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에 사과하라는 일각의 주장에 "국가유공자가 무엇이 숨길 게 있나"며 반박했습니다.
이어 "바로 '5.18 유공자 명단 공개'발언이 문제였다. 시장님께선 '명단을 공개하라는 뜻을 왜곡해서 5·18정신을 훼손한다고 하지 마라. 죄지은 게 아니고 나라를 위해서 몸을 바쳐 희생했는데 왜 비공개해야 하냐는 뜻'이라고 말을 했다"고 짚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왜 민주화 유공자라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감추려고 합니까? 그래도 부끄러운 줄은 아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군과 경찰, 소방서, 공무원으로 순직한 사람 외는 모두 유공자에서 제외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말 나라를 위해 열심히 산 사람들은 자신들이 애국자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산 사람들이 무슨 낯짝으로 유공자 혜택을 달라고 하는지 뻔뻔합니다.
진짜 나라를 위해 일한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