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 본문: 시 57편
- 제목: 내 영혼이 확정되었다는 의미가 달라졌다.
◆ 기도
아름다운 노래... 좋은 설교 듣고 감화를 받아 눈물에 찬 고백을 할 때는 좋고도 좋지요. 옥문이라도 열 수 있을 것 같고 험난한 전도여행도 감당할 듯 한데, 예배당 문 나서며 주차장에서 욕하는 것이 우리 꼬라지의 실체입니다. 주님의 은혜와 공로, 대속하심이 아니었으면 영원히 희망없는 저에게, 부디 영원한 소망이 되어 주십시오.
◆ 본문살핌
"Be exalted, O, God, above the heaven, let Thy glory be over all the earth... 하늘위에 주는 높이 들리며 주의 영광은 온 세계 위에..."라는 오래되고 유명한 찬양이 생각나는 본문이다. 실제로 그 노래는 시 57편의 하반부를 갖고 만들었다(57:9-11). "내 영혼이 확정되고 확정되었사오니 믿음의 눈 들어 주 바라봅니다"는 찬양도 여기서 모티브를 따온 듯 하다(57:7). 사실 많은 성구들이 수많은 찬양으로 재생산 되었기에 이런 나열은 무의미하기도 하다. 또한 그러한 작업들은 귀하고 아름다운 것들이다. 문제는 신자의 오늘이 항시 이렇게 밝고 당당하게 주를 부를 수 있지 않다는 데 있다.
본문의 기자는 주의 날개 아래서 어떤 재앙을 피하려 한다(57:1). 이는 자신을 거꾸러뜨리려는 자들의 비방으로 추측된다(57:3). 시인을 구원할 하나님의 방법은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는 것이다(57:3). 그들(원수들)은 시인의 전진을 저지하기 위해 함정을 팠으나 오히려 그들이 거기에 빠졌다(57:6). 이에 시인은 하나님께 자기 영혼이 확고히 픽스되었음을 고백하고 노래한다. 그의 노래는 비파와 수금으로 화려하게, 온맘을 다한 열정적으로 드려진다(57:7-8). 노래의 내용은 주의 인자와 진리를 높임이며, 인자와 진리를 보내신 하나님의 크고 위대하심을 높임이다 (57:9-11).
◆ 묵상
말씀을 대하는 하루를 다시 시작한 후, 갑자기 변신하듯 새사람이 되진 않았다. 회심을 처음 경험했을 때는 그런 일면이 있었다. 돌아보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첫 이민을 왔는데 남들 보기에도 눈에 띄는 변화 몇 개쯤은 당연한 것 아닐까. 그러나 새로운 나라의 시민으로 살기에 좌충우돌, 성장도 하고 겸손도 배웠으나 좌절로 흑화된 시간도 길었다. 무덤 같은 상황에 가두어져 울부짖을 줄만 알았지, 그 시간을 내 영혼이 새롭게 지어지는 시간으로 바꿀 지혜가 없었다.
주의 말씀을 다시 대면한 이후, 급격한 변화는 아니지만 점점 나아지는 어떤 것을 느낀다. 죄를 생각하고 대하는 빈도와 강도, 횟수. 허물과 분노를 마주하는 빈도와 강도, 횟수 등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30년을 교회 다녀도 그대로인 사람들, 성화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왜 그런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생각을 멈춘다. 다만 그들도 말씀이 벽돌되어 옛 사람의 전이해와 성질, 습성적 죄들이 하나씩 허물어지고 그 자리를 주의 말씀으로 새로 채워가기를 바라고 축원할 뿐이다.
어제의 나, 당장의 나만 바라보면 변한 것 없는 듯한 절망에 휩싸이는데, 1년 전의 나, 5년 전의 나와 비교해 바라보면 감사할 것이 있고 안도감에 가슴 쓸어내릴 변화들이 작지만 확실히 존재한다. 변화가 시작된 이유를 알 것 같다. 주님을 붙들고 살기로 '결사'했기 때문이다. 죽으나 사나, 죄를 짓든 안 짓든, 기분이 좋든 나쁘든, 일이 바쁘든 한가하든... 매일 말씀을 펴는 시간과 행위를 통해 하나님을 붙들고 살기로, 뻔뻔해도 틸리히의 존재의 용기를 믿으며 다시 또 나아가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위해, 옛사람과 죄의 세력에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는 연약한 내게 '인자와 진리'를 보내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드린다. 인자와 진리는 하나님 자신을 보내신 표현이자 또한 아들 예수를 보내신 표현도 된다. 하나님의 그 은혜로 예수님의 대속의 은혜로 씻김받을 기회가 풍성히 열려, 임마누엘은 계속되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하루를 또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가 되었다.
"내 마음이 확정되고 확정되었다"는 구절이 다시 보인다. 이제는 죄짓지 않는 삶으로 무오하게 살게 되었음이 아니라, 이 모든 여전하고 여하한 것들 가운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끝까지 붙들기로 마음먹었다는 소리로 들린다. 다시금 힘을 얻는 오늘이다. 뻔뻔하게 나는 또 나아갈 것이다. 말씀으로 여는 하루가 습이 될 때까지 묵상의 결사는 계속된다. 그후엔, 그 습을 바탕으로 새로운 소망을 주님께로부터 구할 생각이다.
예수께서 씻어주시고 새롭게 하신다는데, 인간이란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줄 이미 다 아시는데, 염치없다며 주께 나아가지 않는 것은 자신을 과대평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꼬라지, 자기 주제를 모르니 과도한 망상에 빠져 어리석은 길을 택하는 것이다. 내가 원래 고작 이런 존재임을 받아들이면, 매일같이 주시는 은혜를 누릴 수 있다.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님, 미숙한 신앙을 성숙으로 이끄실 믿음의 주, 우리를 온전케 하실 그분을 만날 수 있다.
회개와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구원을 베푸시는 주의 인자와 진리를 찬송한다. 이 어이 없는 자에게 오늘도 헤세드의 빛을 진리 가운데 비추시는 그 하나님께서 나를 포기하시기 전엔 나도 나를 포기하지 않고 매일 나아가겠다.
◆ 기도
주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가 크십니다. 저의 죄악을 씻어주소서. 제 허물을 용서해 주소서. 제 안에 씻음 받은 그 자리에, 다시 주의 성령께서 빛과 생명으로 좌정하여 주소서. 여전히 어둡고 어리석은 일상이지만, 돌아보면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예전보다 감사한 현재 임이 제 소망의 근거가 됩니다. 주님의 이끄심 안에서 계속 용기있게, 뻔뻔하게 말씀을 펴기 원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길만이 제가 계속 생명으로 살며 성장하고 살아갈 유일한 출구입니다. 좁은 길을 걷기 위한 바탕입니다. 아버지... 불쌍히 여기시고 구원하여 주십시오. 인도하여 주십시오.
첫댓글 아멘!
외부의 자극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죽을 몸!
그분, 주님께 붙어있어야 사는 존재.
인자와 진리로 둘러싸고 계시는 그분안에서
안전합니다.
풍성한 나눔, 감사♡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