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어린시절엔 땔감나무를 구하기가 전쟁과 같았었지라
다들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시절이라 경쟁이 치열했심다
산은 각각 주인이 따로 있지만 사실 그런걸 엄격히 따지진 않아서 아무산에서 나무를 하곤 혔는디
유일허게 아무도 가지 못허는 산이 있었지라
그 산엔 잡인들의 출입이 없어서 그런가 나무가 울창하고
그야말로 땔감의 보고라 여겼었지라
아무도 본일은 없지만서도
그 산 주인은 사납기가 이루 말로 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그 산속 주인집에 가본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헙디다
그사람헌티 잡히면 뼈도 못추리고 살아서 나오기가 어렵다는 소문도 있고
울창한 소나무가지를 타고 날아다닌다는 소문도 있고
뜀박질이 워낙 빨라서 삵괭이가 도망치듯 뛴다고 헙디다
.........아무도 근접할수 없는 그 성역과도 같은 산에
간도 크지 나무를 하러간 사람이 있었심다
울 동네에 만수형님이었는디
그당시 동네엔 유행처럼 객지로 돈벌러 나가는 청년들 러시를 이뤘는디
그 형님도 대구에 진출혀서 숫가락공장 공장장이 되었노라고
동네에선 입지전적인 출세인물이었지라
사실을 밝힌순 없었지만 동네에선 그형님 따라잡기의 방편으로
학교공부도 팽개치고 객지로 야밤도주허는 형들이 아침이면 항상 보고되곤 혔심다
그 만수형님도 초등학교 졸업도 못허고, 공장장으로 일하다가 어쩐일인지 고향으로 돌아왔고
그래도 객지 물을 먹은형님답게 담력또한 동네의 여타 잔챙이들과는 사뭇 달랐지라
.......조용하던 마을에 큰 파문이 일던날
숫가락공장장 만수형님은 뭔지 모를것에 홀려 그 문제의 산에 들어갔고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금방 한지게에 지고 오려하는디
전날밤 먹은 제사음식이 탈이 났는지
잠시 뒷볼일을 본후에 집으로 왔다헙디다
헌디 그담날 이를 발견한 그 산주인 ....이름하야 장태용...
그사람이 울 동네에 찾아왔심다
동네사람들은 전부 집에서 문을 잠그고 두문불출 혔심다
그날 만수형님은 자기집 마당에서 콩타작헐때 쓰는 도리께로
정말 천국과 지옥을 넘나드는 매질을 당했심다
..아..글타면 ..장태용씨는 어케알고 찾아올수 있었을까요?...
혹시 그 가검물 성분을 조사혀서?
아니지라...글케까지 머리가 깬 사람은 아니었어라..
아 글시... 만수형이 볼일을 보고나서, 휴지가 없응께
며칠전 받았던 숫가락공장서 온 편지봉투로 뒷처리를 허는 바람에 아주 제대로 걸렸던 것이지라
그런일이 있은후.. 만수형은 동네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허고
6살~7살 유치원백이 아그들 허고 소꿉장난험서 놀곤 헙디다
그 산주인 장태용은 군내에서도 다 아는 전설적인 인물이 되버렸고
읍내 경찰서에서도 손대지 못허는 공포의 인물이었지라
저는 그때 어린맘에 장씨들은 다 싸움을 잘허는줄 알고
울친구 장현수헌티 싸우지도 않고 졌다고 혔심다
글구 원기소를 먹는 현수동생 연수헌티도 졌다고 알아서 기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제 티브이에서 시라소니를 보고, 장태용을 떠올렸었심다
안녕히...
첫댓글 오늘도 글 잘읽었읍니다... ^^
아... 어렵다... 사투리....
첫댓글 오늘도 글 잘읽었읍니다... ^^
아... 어렵다...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