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 송이 피워 오라는
진실한 사랑을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 송이 백만 송이 백만 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1997년 발표된 심수봉의 “백만 송이 장미”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이 곡은 원래 러시아 노래로써 600만장 이 넘는 엘범의 판매를 기록하며 공전의 힛트를 한 노래로써
지금도 러시아인들의 애창곡으로 불리어 지는 같은 이름의 "백만송이 장미"를 번안한 노래 입니다.
러시아의 국민가수 알리 푸카로프가 부른 러시아 노래의 가사 내용은
"한 러시아 화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꽃을 사랑하는 한 여배우를 사랑하게 됐고
집과 그림과 전 재산을 팔아 바다만큼의 꽃을 샀습니다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의 장미를
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녀가 보고 있는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진정으로 사랑에 빠진 한 남자가
그녀를 위하여 자신의 삶을 꽃으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너무나 짧은 만남,
그녀를 태운 밤 기차는 떠나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앞으로의 삶에는
열정적인 장미의 노래가 함께 하겠지요.
그 후로 화가는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고,
그 어려움을 견뎌 냈습니다.
그의 삶에는 꽃으로 가득한 마당의 기억이
언제나 함께 했으니까요."
이 두 개의 가사에서 보면
심수봉의 노래에서는 대단히 동양적이면서, 열심히 공덕을 쌓고 조용히 열반에 드는 불교적인 느낌을 주고 있는 반면
러시아 알리 푸카로프의 가사에서는 극단적인 환경을 견디며 살아가면서
사랑도 극단적인 사랑을 하는 러시아 사람들의 기질이 엿보입니다.
원작인 러시아의 노래는 가공의 인물이 아닌 실존인물인 러시아 최고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의 생애를 그린 노래라고 합니다.
시골 그루지아의 무명의 화가로써 10살도 되기 전 부모를 모두 잃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제대로 그림 공부를 한적도 없이 뜨내기 유랑 화가들로부터 가끔 그림 그리는 법을 배운 것이 전부인
“니코 피로스마니”는 목동의 일을 하면서 저녁때면 극장의 간판을 그려 주거나, 동네 주점의 벽에 그림을 그려주고
술이나 얻어 마시든 무명의 시절,
어느 날, 그의 눈앞에 당대 최고의 배우 “마르가리타”가 지방 공연을 위해 나타납니다.
그는 그의 전재산인 켄바스와 그림, 물감과 화구, 소, 집등을 다 팔아서 꽃을 좋아하는
마르가리타를 위해 백만송이의 장미를 사다 바치며 사랑을 고백하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그녀에게 바친 백만송이의 장미를 심어놓은 그녀가 하룻밤 묶었든 숙소의 창가에는 그 후 장미의 바다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떠나버린 그녀를 그리며 술로 세월을 보내든 어느 날
당대의 유명한 러시아 화가가 그의 고향인 그루지아를 방문하여 주점의 벽에 그려진
피로스마니의 그림을 보고는 단번에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는 러시아 최고, 전 유럽의 최고의 화가로 거의 명성이
올라가지만 그는 그의 명성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떠나버린 그녀를 그리며 술과 그림으로 세월을 보내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1914년 러시아 전역에 금주령이 내려져 좋아하는 술마저 먹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며
아무도 모르게 1918년 56세의 나이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천재화가의 사랑을 그린 노래입니다
그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도 아직도 아무도 모른다고 하며
그를 추모하여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등에는 그의 이름을 딴 "피로스마니 레스토랑"이 즐비하게 있으므로
이 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있으신 동기님들은 한번쯤 찼아 가시면
그의 모작 작품이 으례히 걸려 있으므로 천재화가의 그림과 사랑 이야기를 감상 하실 수 있습니다.
피로스마니는 19세기 인상주의 화풍에 염증을 느껴 새로운 화풍이 전 유럽을 휩쓸때
세잔느, 고호, 고갱, 앙리 루소 등과 같이 기존의 규칙이나 화풍에서 벗어나 인간 심연의 그 무었을 그려 내고자 하였으며 그의 작품들은 그의 사후에 더욱 빛을 발하여 모스코바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고 합니다.
기억해 두셨다가 언제 노래방을 가실 기회가 있으시면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비를 한번 감상해 보시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