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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im sang hyun(김상현)
4월 LG로부터 사실상 퇴출돼 친정팀에 돌아온 김상현은 만루홈런을 펑펑 터뜨리며 주목을 받더니, 상승세를 지속하며 홈런과 타점 1위를 질주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 시나리오였다. 덕분에 KIA는 최희섭-김상현의 최강 원·투펀치로 상대를 힘으로 눌렀다. '올해 김상현을 영입하지 않았더라면 KIA는 4위싸움을 했을 것이다'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I-Iceout(해빙)
시즌 전에 몇몇 코칭스태프와 선참 선수들이 만나 술 한 잔을 기울였다. 모 코치가 마음 터놓고, "잘 해보자"고 했다. 몇몇 선참들이 "진심입니까"라고 물은 뒤 "그렇다"는 답을 듣고, "정말 진심입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정말로 그렇다. 자리 욕심 없다. 정말 잘 해보고 싶다"는 확답을 듣고는 "그럼,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듣고 싶었던 말인지 모릅니다"며 감격에 겨워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그간 KIA는 코칭스태프-선수-구단 사이에 단단한 벽이 존재했고, 반목이 심했다. 올해는 단단한 얼음이 녹았다.
◇A-Applause(칭찬)
'어설픈 권위만 있다.' 지난해까지 KIA 문화를 설명하는 말이었다. 위계질서의 형식만 남아 있고,내용은 사라졌다. 팀워크, 시너지 효과 등을 바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올해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칭찬'이었다. 질책만 하지 말고, 칭찬을 통해 한 덩어리가 되자는 것이었다. 못해도 칭찬했다. 결국 칭찬은 호랑이도 춤추게 했다.
◇T-Thinking(생각)
얼마 전 광주 LG전 도중 조범현 감독은 이례적으로 선수들을 불러 모으고, 꾸짖었다. 몇몇 선수를 거론하며 "아직도 생각없이 플레이를 한다"면서 사례를 나열하며 말했다. 지난해 조 감독은 이렇다 할 작전 한 번 써보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그래서 올해 내내 강조한 것이 생각하는 야구(Thinking Baseball). 조 감독은 "올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러나 2~3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I-Initiative(솔선수범)
올시즌 초다. 선수단 미팅 때 코칭스태프가 "이종범보다 야구 잘 하는 놈 있으면 나와봐"라고 했다. 물론 아무도 없었다. 이종범을 중심으로 팀을 움직이겠다고 선언하면서, 이종범에게 선수단 리더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었다. 이종범은 올해 회춘했다. 그러면서도 대타, 대주자, 대수비로 기용됐고, 군소리 없이 후배들을 끌었다. KIA는 젊은 스타가 많은 팀. 이종범을 중심으로 이대진, 서재응, 최희섭 등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체계가 잡혔다.
◇G-Guidance(길잡이)
조 감독의 올해 별명은 '조갈량'. 지략가 제갈량에서 따온 것인데, 그만큼 그는 탁월했다. 경기중 작전을 걸면, 거는대로 성공했다. 큰 틀에서도 그랬다. 올시즌 방점을 선발로테이션에 두고, 외국인선수 둘을 투수로만 채웠다. 다소 무리다 싶었지만 끈질기게 6인로테이션을 유지해 후반기 대반격의 밑천을 마련했다. 장기레이스는 어느 시점에서 치고 나가는가가 중요하다. 조 감독은 후반기 즈음해서 그간 축적한 힘을 총동원해 11연승을 달리며 독주체제를 선언했다.
◇E-Exhaustless(지칠줄 모르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직후 KIA는 연패를 거듭하다 4강경쟁에서 탈락했다. 선수들이 체력 저하로 배트를 제대로 돌리지 못했고, 부상 선수가 많았다. KIA는 그래서 지난해 가을 마무리훈련때부터 체력훈련에 집중했다. 올해 부상과 체력문제가 거론되지 않았고, 거의 처음으로 안정적으로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R-Rival(경쟁자)
이용규가 얼마 전 부상과 체력 저하 등을 이유로 쉬고 싶다고 했다. 조 감독은 "알았다"고만 했다. 이용규의 공백을 이종범 등이 완벽하게 메웠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스타 이용규가 바짝 긴장했다. 최희섭, 김상현, 김상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리싸움을 해야 했다. 장성호, 나지완, 이재주 등 지난해 선발 선수들은 올해 백업을 겸했다. 대부분 경쟁관계에 놓여 있었고, 이는 KIA의 전력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각종 대타 기록이 쏟아진 게 우연이 아니었다.
◇S-support(지원,지지)
프런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김상현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 강화에 기여했고, 현장에 전권을 위임해 힘을 감독에 집중시켰다. 응원단을 조직해 지방 구장까지 함성을 울려퍼지게 한 그룹 임직원들의 지지도 한몫했다. 사상 최초로 50만명을 넘긴 광주 팬들, 그리고 문학과 잠실 등의 관중기록을 새로 쓴 수도권 호남팬들의 응원은 1위의 일등공신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윤승옥기자 to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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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시....호랑이는 죽지 않았어요...어~~~~흥......올~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