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찐 브로콜리 천연 항암제?
브로콜리는 만병통치 식품이다. 포털 검색만 해도 ‘브로콜리 항암효과’, ‘브로콜리 노화억제’, ‘브로콜리 피부개선’, ‘브로콜리 백내장 예방’, ‘브로콜리 폐건강’ 등 브로콜리의 효과를 입증하는 내용들이 수두룩하다. TV에 나오는 의사들도 하나같이 브로콜리를 추천한다. 브로콜리는 당뇨, 고혈압, 대장암, 유방암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모든 암과 성인병에 ‘기-승-전-브로콜리’다.
왜 브로콜리일까?
며칠 전 KBS 일대백 문제로도 나왔지만, 브로콜리의 엄마는 양배추다. 양배추의 개량종이 브로콜리인 까닭이다. 요즘은 브로콜리가 대세(?)이지만, 브로콜리가 개량되기 전까진 양배추가 일등식품이었다. 양배추에는 설포라판과 비타민U・K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런 양배추의 기능에 +α된 채소가 브로콜리다. 설포라판은 물론 항암작용을 돕는 루테인, 제아잔틴, 베타카로틴, 칼슘, 칼륨,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다.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유채, 겨자 등을 ‘십자화과 채소’라 부르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설포라판(sulforaphane)’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십자화과란 네 갈래의 십자 모양으로 생긴 채소라는 뜻이다.
위장병에 탁월한 ‘브로콜리 효과’
도대체 설포라판이 뭐길래 브로콜리 예찬이 시작된 걸까? 설포라판을 처음 발견한 것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폴 탤러리 박사팀이다. 그들은 1992년 설포라판의 항산화 효능을 알아냈고, 지속적인 동물실험을 통해 설포라판의 다양한 기능들을 증명해왔다.
그중 제일 처음 주목받았던 것은 설포라판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해 위염과 위암을 예방한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브로콜리 새싹주스를 매일 2.5온스씩 2개월간 먹게 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브로콜리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억제 효과가 한 번 더 증명됐다.
실험 참가자 50명의 대변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40% 이상 감소했다는 내용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브로콜리 새싹에는 브로콜리 성체보다 20배 많은 설포라판이 들어 있고, 체내에서의 흡수・분해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는 사실이다.
암세포 유발인자 쫓아내는 ‘설포라판’
체내 활성산소가 많으면 DNA를 손상시킨다. DNA가 손상되면 세포가 변이되는데, 암은 이런 손상세포가 증식・변이돼 만들어진 비정상세포다.
설포라판은 이런 활성산소를 잡아먹는 항산화효소를 활성시킨다. Nrf2(Nuclear Respiratory Factor2)가 그것인데, Nrf2는 세포 내 스트레스 요인을 감시하다가 면역력을 떨어뜨리거나 암세포에 관여되는 요소가 발견되면 귀신같이 쫓아낸다.
브로콜리의 설포라판이 암세포와 암세포를 유발하는 신생혈관(전이)까지 억제하는 것이다.
실제로 설포라판이 적극 관여하는 암세포도 있다. 바로 대장암이다. 대장암은 용종이 변화돼 암으로 발전하는 질병인데, 설포라판은 애시당초 용종의 생성을 억제한다. 브로콜리의 커큐민과 케르세틴 성분도 한몫 한다.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이 유전성 대장용종증(FAP)을 가진 환자 5명을 대상으로 커큐민과 케르세틴을 6개월간 투여한 결과 용종 개수는 60.4%, 용종 크기는 51% 감소했다.
2012년에는 브로콜리의 설포라판이 유방암 줄기세포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미시간대학 산하 종합암연구소가 유방암에 걸린 실험쥐에게 설포라판을 투여한 결과, 농도에 따라 45~75%의 유방암 줄기세포가 감소됐다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브로콜리에 들어있는 인돌(DIM: Di-Indolyl Methane) 성분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관여해 유방암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재작년에는 호주 멜버른대에서 하루 1~2컵의 브로콜리를 섭취하면 기관지 점막세포 염증과 천식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알려지기도 했다.
신경발달장애와 노화된 면역 개선
설포라판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미국 매사추세츠 아동종합병원 소아 자폐증센터의 앤드류 W. 짐머먼 박사팀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40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50~150마이크로몰(μmol)의 브로콜리 싹추출물을, 다른 한 그룹에는 자폐약을 매일 복용시킨 뒤 18주간 관찰한 결과, 브로콜리 싹추출물을 섭취한 그룹의 2/3에서 행동 교정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실제 자폐증의 평가 척도인 이상행동 체크리스트(ABC)에서 34%, 사회적 반응성 지표(SRS)에서 17% 개선을 보였다고 한다.
브로콜리 설포라판의 항노화 효과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분교(UCLA) 나노의학부 안드레 E. 넬 박사팀의 쥐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실험용 쥐들에 하루 9μmol의 설포라판을 투여해 감염성 세균들에 노출시켜본 뒤, 다시 11일 동안 설포라판을 추가 투여한 결과, 쥐들의 항산화 방어기전이 활성돼 노화와 관련된 면역 기능이 젊은 쥐의 수준으로 향상됐다.(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2008. 3)
설포라판이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를 개선해준다는 연구도 있다. 폴 탤러리 교수팀이 브로콜리 추출물을 자외선 손상피부에 도포한 결과 약 40%가 회복됐다는 결과이다. 설포라판 성분이 세포의 손상과 발암물질을 억제한 덕분이다.
이밖에 브로콜리는 망막 색소변성증 예방에도 탁월하다. 눈은 많이 쓸수록 루테인량이 감소하는데, 브로콜리에는 루테인과 제아잔틴이 풍부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을 억제한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6~10mg의 루테인을 섭취하거나, 매일 브로콜리를 섭취해도 노인성 안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항암효과 높이는 브로콜리 조리법 4가지
제아무리 설포라판이 풍부해도 브로콜리를 잘못 조리하면 항암・항염・항노화의 기능이 사라진다.
다음 4가지만 지키면 브로콜리의 항암기능을 최대로 끌어낼 수 있다.
첫째,
브로콜리는 꽃이 피지 않고 가운데가 볼록하게 솟은 것, 줄기는 단단하고 단면이 싱싱한 것을 고른다.
둘째,
조리 전에는 소금물에 통째로 담가두었다가 10분 뒤 흐르는 물로 헹궈 사용한다.
셋째,
반드시 증기를 이용해 3분 이하로 찌거나 올리브유 등을 활용해 살짝 볶아먹는다. 브로콜리를 물에 삶거나 전자렌인지에 가열하면 설포라판을 합성하는 미로시나아제가 파괴돼 모든 효능이 떨어진다.
넷째,
브로콜리를 견과류와 섭취하면 비타민E의 흡수율이 높아지고, 칼륨이 풍부한 바나나・멜론 등과 섭취하면 칼슘 흡수를 높인다. 겨자 등 매운맛을 내는 미로시나아제가 들어 있는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설포라판과 칼슘, 비타민의 체내 흡수율을 모두 높여준다.
자료출처: http://www.aftertherain.kr/commentary/index.php?work=view&mode=BB001&page=3&search=&strsearch=&cate=10e0&pageNum=&subNum=&tidx=&idx=20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