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활짝 피고 아침에는 바람이 심통을 부렸던 4월의 어느 날
본격적인 시나브로 활동이 시작되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사진을 찍고 쓰레기 정화활동을 하러 동네 한 바퀴!
수원 화성을 한 바퀴 돌며 깃발 색이 바뀌는 것도 보고
(북현무흑색 남주작적색 서백호흰색 동청룡청색 중앙황금색 - 오방색)
호수에 쓰레기를 던져놓고
벤치에 다 먹지도 않은 커피를 그대로 놓고 가는
몇몇 사람들의 아름다운(?) 자취와
또 한 잔 하신 아저씨들의 술병과 담배갑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김종란 쌤의 모교인 초등학교의 기와지붕은 새로웠고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면서 흐릿하게 보였던 화홍문(북수문)의 전경이
마침 우리를 반겨주는 벚꽃과 합쳐져 절경이 되었다.
그렇게 정화활동을 다 하고 나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수원화성박물관 입장!
윤규섭 문화관광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었다.
먼저 1층 로비에 있는 축소 모형을 보았다.
박물관 가면 이런 모형 많이 있던데 수원화성박물관은 더욱 잘 재현해놓은 듯 싶다.
후에 혜경궁 홍씨 회갑연 장면이나 시전(시장)을 보면
음식 하나, 옷깃 하나, 소품 하나와 표정까지 생생하게 놓여져 있다.
수원화성은 우리나라 사적 3호로
4대문인 남문 팔달문, 서문 화서문, 북문 장안문, 동문 창룡문이 사방을 지키고 있다.
남문이 정문인 여느 궁 과는 다르게 북문 장안문이 정문이다. 정조대왕이 북쪽에서 내려오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평지성과 팔달산 위의 산성이 합쳐져 평산성.
북문과 남문은 2층 누각이고, 서문과 동문은 1층 누각이다.
모든 대문에는 방어벽인 항아리 옹성이 굳건하게 둘러쳐져 있다.
동북공심돈은 약간 원통형이고 서북공심돈은 사각기둥이다.
이처럼 수원 화성의 건축물들은, 쓰임새는 같아도 생김새는 다르다.
화성 건설의 총 책임자는 채제공. 맞춤법이 정말 어렵다.
이분은 사시였다. 흠.
수원화성의 대표 건물 화성행궁.
행궁은 5대궁(경복궁, 경희궁, 경운궁(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에 머무시던 임금님이 궁궐을 잠시 떠날 때 머무르는, 스케일이 남다른 숙소라고 하면 되겠다.
4만 3천 제곱미터로 행궁중에 제일 크다.
대궐의 모양을 본따 지었으니 그럴 수밖에.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 보니 공심돈의 나선형 모양을 본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수원화성박물관은, 수원 화성과 정조의 X-FILE을 지니고 있는 박물관이다!
정조는 조선 제 22대 임금으로, 아버지는 사도세자(후에 1899년 고종때 장조 추존) 어머니는 혜경궁 홍씨이고 할아버지는 영조이다.
수원화성에는 1년에 1번씩, 총 13번 오셨다고 한다.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28세의 젊은 나이로 아사하자 무덤을 수원으로 옮기고 방문하셨다고.
정조대왕은 문무+예술까지 완벽한 그야말로 조찢왕!(조선왕조실록 찢고나온 왕)
섬세한 예술혼이 담겨있는 그림에는 홍재 와 만천명월주인홍 이라는 도장이 찍혀있었다.
이 둘은 정조대왕의 호인데, 홍재 라는 호를 더 많이 쓰셨다고 한다. 그래서 정조대왕 수록집의 제목이 홍재전서.
만천명월주인홍의 뜻은 나는 왕이로소이다!ㅋㅋ
예로부터 임금은 용으로 표현되었고, 외출할때는 항상 용기(깃발)을 들고 나갔다.
황금갑옷은 임금의 것으로, 재현된 갑옷에는 진짜 금이 박혀있다고 한다. 오오. 어쩐지 유난히 광이 난다 했어.
화성하면 빠질수 없는 그분! 엄친아 정약용!
다산 정약용은 양슬리(두물머리)에서 탄생했다.
우리나라에는 1300개의 성이 있었다고 한다ㅋㅋ
세계 수만개의 유명한 성 중 성을 쌓는 과정을 서술해 놓은 책은 우리나라의 '화성성역의궤' 뿐이라고!!
화성을 쌓을 때는 일꾼들에게 급여를 주고 고용했다고 한다. 오오. 그리고 그것까지 적었다.
[화성성역의궤 어느 날 어느 쪽]
김개똥 이소똥 장돌이 강돌쇠 및 134명에게 급여 1300냥 지급.
서쪽 화서문 기왓장 123개 추가로 쌓음.
456개 더 쌓아야 함.
백성들에게 곡식 창고를 풀음.
쌀 78가마니 소요.
220년전에 봉수당에서 열렸었던 혜경궁 홍씨의 화려한 회갑연을 상상해보며
과거시험 합격자 문관 5명+무관 56명=61=회갑나이 라는 썰도 들었다.
이 8일간의 행차를 기록해 놓은 또 다른 책은 원행을묘정리의궤.
지금이야 한강에 다리가 31개나 있지만 하나도 없었던 시절,
전체 동원인물 약 6300명을 감당할... 배다리! -made by 정약용
(그 배들은 돈주고 빌렸다고 한다. 와우.)
무관의 호랑이와 문관의 학을 담은 흉배 문양도 보고
정조의 최정예 병사들이 훈련했을 무예 24기도 보았다.
마지막으로 화홍문(북수문)의 문이 왜! 7개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홍 은 무지개 홍 자. 무지개색(빨주노초파남보 7색)을 본따 만들었다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해설사 선생님이 열심히 설명해주시는 것은 알겠는데
수민이한테 계속 뭐라고 하셔서 좀 기분이 나빴다.
게다가 힘들었다....음흠. 죄송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들었어요.
연세가 있으신데다가 목소리가 낮으셔서 잠이 오기 딱 좋았...흐흠.
좀 더 재치있게 유머를 섞어서 설명해 주신다면 정말 재밌게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참,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드는 아재개그는 사절이다.
오늘도 수고하신 선생님 친구들 언니오빠들 감사합니다!
중간고사 좋은 결과 나오길 빕니다!
5월에 뵈요!
2014.4.16 Remember